평소 MRE 리뷰 컨텐츠를 즐겨봤는데 먹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고통받는거 보고 궁금해져서 사보게 됐음

팩당 6.5k에 배송료 5k 줘서 2팩 랜덤으로 샀고 17번과 24번이 왔다
오늘 먹어볼것은 17번

"미국 정부 자산이므로 되팔이는 엄격히 금지됨"
아 ㅋㅋ



먼저 구성품

시럽
바베큐맛 훈연 아몬드
음료(커피) 용기 겸 물 계량 팩
액세서리 팩(성냥, 티슈, 물티슈, 계피껌, 커피, 설탕, 프리머, 소금)
메이플 번(빵)
그래놀라 시리얼
베이컨, 페퍼, 양파와 해시브라운
메이플 향 돼지소시지 패티
포도향 음료
발열팩
스푼


일단 난 커피를 바로 탔는데
이 계량봉투 다른 부식 먹을때 필요하니까 원래는 커피를 나중에 타는 게 좋다

발열팩 사용법은 간단하다

발열팩을 뜯고 발열체를 주메뉴 사이에 끼운 뒤 팩에 넣는다

물을 조금 넣고(선 위까지 붓기 금지) 종이 틀에 넣은 뒤 Rock Or Something에 얹어 기울여놓기
커피를 따뜻하게 먹으려면 이 때 종이 틀에 커피도 함께 넣는다
이후 대기


따뜻해질때까지 기다리는동안 부식부터 먹어보자

먼저 아몬드

일단 향이 존나 셌다
시중에 파는 시즈닝 뭍은 아몬드랑 비슷한데 그거에서 맛을 줄이고 향을 증폭시킨 느낌이었다
일단 아몬드 자체도 별로 안 좋아해서 먹기 쉽지 않았음
차라리 볶은 땅콩이었으면 잘 먹었을거같다

다음은 포도향 음료
물을 12온스 혹은 Canteen Cup(수통?)으로 반통을 넣고 30초간 흔들랜다

근데 난 계량팩에 커피를 이미 타버림 ㅋㅋㅋ
감으로 때려넣고 숟가락으로 저어줬다

색은 파워에이드같은 느낌인데
맛은 포도가 때밀고간 목욕탕에 아세톤 약간 첨가한 느낌이었다
밍밍한데 화학적인 맛이랄까 별로 맛있진 않은데 못먹을정돈 아니라 원샷 때렸음

메이플 번
이건 편의점에서 파는 빵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좀 끈적하고 목막히긴 하는데 제법 괜찮은 맛이었다

시럽도 좀 뿌려봤는데 빵 향이 센건지 시럽 향이 약한건지 별로 느껴지는 맛은 아니었다
적당히 뿌리고 빵은 완식


그래놀라 시리얼
이건 물 몇온스였는지 기억이 안난다만 수통으로 6분의 1만큼 넣으라더라

난 물 넣고 나서야 방부제가 생각나서 뺐는데 물 넣는 애들은 이거 항상 잊지말자

비주얼은 스머프가 토해놓은거같다
맛은 그리 나쁘진 않았다만 문제는 내가 그래놀라를 안좋아해
한 네스푼 먹고 버렸다



계피껌도 씹어봤는데 내스타일은 아니더라
차라리 홍삼캔디가 낫지



근데 이 시점에서 문제를 자각함
발열팩이 전혀 따뜻해지질 않길래 열어봤더니 발열체 4칸중 제일 아래의 1칸만 발열하고있는 것이 아닌가?

별의 별 생쑈를 해도 발열이 안 되길래 포기하고 덜 데워서 먹기로 했다

아마 이렇게 된 이유는 둘 중 하나 같은데
1. 물을 너무 많이 넣음
2. 발열체 불량

근데 아무래도 상관없다 애초에 안 데워도 먹을 수 있게 설계된것들인데 뭐

일단 커피

프리머랑 설탕을 다 때려부었는데도 불구하고 0.3맥심정도의 맛이었다
2차대전 때 인스턴트 커피를 그대로 넣었나?


주식 중 하나인 베이컨, 페퍼, 양파와 해시브라운
생긴건 그냥 감자볶음이다

맛은 급식에 나오던 베이컨감자볶음에 짠맛을 늘린 맛이랄까?

처음엔 향신료 때문인지 이게 뭔가 싶었지만 먹다보니 꽤 맛있었고 완식했다
한국인 스타일에 제법 잘 맞는 메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마지막 메뉴인 메이플 향 돼지소시지 패티

열어보니 제법 튼실하다

맛을 봤는데 일단 식감은 순대에 들어가는 고기를 뭉쳐놓은 느낌이었다
소시지 어쩌구 했으니 그런 느낌인게 당연한거겠지만

향신료때문인지 굉장히 강력한 맛이 났다
못 먹을 정돈 아닌데 맛있느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수준

반쯤 먹고나니 속이 받아들이기 좀 힘들어해서 사이다랑 같이 먹었다

완식은 했다만 위에 감자볶음을 두 배로 넣어줬으면 차라리 더 좋았겠어




그간 들은 악명만큼의 맛은 아니었고 제법 맛있었다
다수의 메뉴들이 향때문에 먹기 힘들긴 했는데 이건 그냥 한국인 입맛에 안 맞는 것이리라
6500원정도에 이런 특이한 경험 해보는 거 꽤 괜찮은 것 같다

아직 24번 메뉴가 남아있는데 이것도 나중에 먹어보고 후기 올려야겠다
봐줘서 고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