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자료 채널
 진수연은 아버지가 나간 현관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버지는 갑자기 무슨 전화를 받고는 굳은 표정으로 집을 뛰쳐나가신건지 걱정되었다.
 진수연은 문득 고개를 떨궈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진 결혼반지를 바라보며 또 다시 슬픔에 잠겼다.
 아직도 그녀의 눈 앞에는 이현의 얼굴이 선했는데도, 그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그녀를 슬프게 만들었다.
 그녀는 다리 사이에 고개를 파묻으며 슬픈 마음을 조용히 누르려 애를 썼다.
 그 때, 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녀는 눈물이 맺힌 두 눈을 감고 아버지가 왔으리라 생각했다.
 문이 열리고 거실로 다가온 그들이 그녀의 머리를 후려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녀는 머리를 부여잡고 거실 바닥에 나뒹굴었다.
 얼굴로 피가 흘러내렸고, 그녀는 희미해진 의식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응시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무전기가 가져다대며 말했다.
 "목표물 확보했습니다. 정해진 위치로 옮기겠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그녀가 정신을 되찾은 것은 어두컴컴한 지하실 안에서였다.
 두 팔이 의자 뒤로 묶인 채 있었고, 그녀의 바로 앞에는 카메라가 세워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놓여진 이 상황에 대해 애써 부정하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저었지만, 다시 눈을 떠도 잔혹한 현실은 똑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들 중 한 남자가 그에게 천천히 다가왔고, 그녀는 울먹이면서 외마디 비명을 내질렀다.
 "아빠.. 살려줘! 나를 구해.."
 그리고 그의 주먹이 그녀의 얼굴에 꽂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