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 지쳐서 집에 돌아오면

언니가 눈치채고는 조용히 팔을 벌려 줬으면 좋겠다


언니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와서 안기라는 눈짓을 하면

말 없이 언니에게 다가가 언니를 끌어안고는

언니의 왼쪽 가슴과 어깨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싶다


그렇게 조용히 안겨 있다가 언니가 오른손을 올려 머리를 쓰다듬어줬으면 좋겠다

그러자 참고 있던 감정이 북받쳐올라 언니를 조금 더 세게 끌어안고 울기 시작하고 싶다


울지 않으려고,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해 보지만

한번 터지기 시작한 울음은 멈추지 않고

그럼에도 엉엉 울고 싶지는 않아서 목소리를 줄이지만

소리를 참는 만큼 몸은 더 들썩여서

그런 나를 보는 언니 역시 조금 슬퍼져서 나를 좀 더 세게 안아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참 동안

언니의 옷을 슬픔으로 적시고 나서

진정되자 조금 부끄러워하고 싶다


정말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