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는 표준어로만 알고 쓰거나 별 생각 없이 썼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사투리여서 충격 받은 적 있어?


난 대전 사는데 어릴 땐 딱히 사투리에 관심도 없었고, 충청도 사투리라곤 '~유' 이것만 있는 줄 알아서 사투리 쓴다는 생각 자체를 안 했는데 중학생 때 사회쌤이 '웃도리'가 사투리이고 '윗도리'가 사투리라는 거 알려준 게 최초로 충격 받았던 기억임.


그리고 이것도 중학생 때였는데 학원쌤이 서울 분이셨거든 근데 그때가 시험 끝난 날이라서 다 같이 떡볶이 먹고 있었는데 쌤이 우리한테 "너네 '~겨' 이런 거 엄청 쓰지?" 이러셔서 그렇다고 하니까 "그거 사투리인 거 아냐?" 이러셔서 충격 받았었음. 그래서 그 뒤로는 안 쓰려고 하는데 진짜 맨날 '~겨'로만 짧게 끊어 쓰다가 '~거야' 이거만 쓰려니까 입에 착착 안 달라붙더라고 그러다가 '~거' 쓰게 됨. 근데 나는 좀 빨리 알게 된 케이스더라 내 친구는 고등학교 가서야 학교 쌤이 '~겨'가 사투리라고 알려주셔서 알았다고 함.


이외에도 '~여', '~려', '~텨/쳐', '~겄~', '~디' 이런 건 성인돼서야 사투리인 거 알았는데, 특히 '~려'는 아직도 딱히 사투리 같다고 안 느껴지더라. 그리고 뭐 '쫄데기살' 이런 것도 동네 마트 정육점 가면 항상 보이던 거고 엄마도 쫄데기 사오라는 얘기 많이 했어서 그냥 고기 부위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도대체 쫄데기가 어느 부위지' 싶어서 검색해보니까 '돼지고기 사태'의 사투리로 대전이랑 대전 인근 지역에서만 쓰는 사투리라고 하길래 좀 충격이었음. 근데 '돼지고기 사태'라고 해도 어느 부위인지 감은 안 옴.


근데 그중에서도 내가 사투리인 거 알고 가장 충격 받았던 게 '쩜매다'임.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서 "그것 좀 쩜매놔" "꽉 쩜매" 이런 말 많이 듣고 써서 한 번도 사투리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고, 그냥 '묶다'의 강조 표현인 줄로만 알고 썼었는데, 사투리라는 거 알고 나니까 충격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