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놀랍도록 트럼프는 "방관자"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어떤 이슈가 터지던간에 방향성은 다르지만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던 트럼프의 스탠스와는 사뭇 다르다.
코로나 19 사태에 대해서도 늦장 대처라기 보단 대처를 하는둥 마는둥 적당한 선에서 하고 있고,
최근 유가 쇼크에 관해서도 충분히 트럼프라면 말 한마디에 유가 동결도 가능한데
전혀 움직임이 보이질 않는다.
그나마 한다는 조치가 "미국내 원유업계 자금지원"한다.

혹자는 그럴 것이다.
"트럼프가 밑천을 드러냈군"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는 사실이다.
그런데 올해 초 이란의 군사적 지도자 카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했을 때랑은 너무도 다른 모습 아닌가?
사람이 단 몇달만에 이렇게 바뀔수는 없다.

여기서 역으로 생각해보자.
항상 어떤 상황에서 색안경을 벗고 철학자 후설이 말한 "판단중지"하는 능력은 필요하다.

트럼프의 성격


뜬금없이 트럼프의 성격은 왜 판단하는가?

그건 트럼프가 바로 "기존의 정치인과는 다른 유형"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민주당원으로써 정치에 입문해왔지만

그 어떤 지역구에서도 정치에 발을 들여논적 없는 소위 "아웃사이더"이다.

이런 아웃사이더 대통령은 앤드류 잭슨 이후 거의 190년 만에 나왔다.


평소 트럼프는 앤드류 잭슨의 초상화를 집무실에 걸어놓고 있을 정도로 그와의 정신적 유대관계가 깊다.

앤드류 잭슨도 서민 출신의 "아웃사이더"였고, 미국 민주당의 근본이었으며, 과거 미 민주당이 "고립노선"과 "자국우선주의"를 노렸던 점에서 어느 정도 연결성이 짙다.

그리고 남부지역에 대한 관세를 높이고 첨예하게 대립하였던 인물로써 미국내 북부와 남부의 갈등을 심화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지금 트럼프와 많이 비슷한 상황이다.


트럼프는 여기에 한술 더떠서 미국의 근본 그 자체인 "이민법"까지 건드리려고 하고 있다.

이민자의 나라에서 "이민 반대"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만 그것이 트럼프가 1970년대부터 주구장창 주장했던 "아메리카 퍼스트"의 주 골자이다.


그리고 트럼프는 상황 판단이 유연하고, 대처가 빠르다.

또한 겉으로는 싸움꾼 기질에 막말에 생각 없이 행동하는듯 하지만

가만 보면 그는 정치인이 아니었기에 따로 눈치를 보면서 행동하지 않고,

그 와중에도 모두 계산을 철저히 하고 행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트럼프는 왜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유가 쇼크에 이렇게나 무기력해 보일정도로 방관하는 중일까?


명분은 가장 좋은 무기


미국은 전통적으로 이유없이 상대를 먼저 선제공격하거나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 유명한 1,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명분"이 생기기 전까진 "방관자"의 자세로 있던 국가가 미국이다.

미국은 강대국이 되기 위해선 최대한 상황을 지켜보다가 자신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잘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아는 국가였다.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로마제국이 신대륙에서 부활하길 원했고,

그 정신이 아직까지도 이어져 오는 국가가 미국이다.

로마 제국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강대국이 되기 위해선 같이 피를 흘리게 되는 전쟁을 마구잡이로 일으켜선 안된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다음 상황을 보자




뭔가 느껴지는 게 없는가?
지금까지 중국한테 별 말도 없다가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피해를 본 유럽 국가들과 제3세계 국가들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예전부터 꺼림직했던 중국을 어떤 명분으로 조질까 고민하다가
딱 지금 타이밍 맞춰서 조지고 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영프독인 4국가가 이때다 싶어서 같이 중국 때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뭔가 "명분"이 생겨서 이때다 하고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생각 안 드는가?
참고로 말하지만 영프독인 4국가 모두 로마제국이 근원인 국가들이다.

이 처럼 명분은 상대로 하여금 할 말을 잃게 만듬으로써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이다.

트럼프는 명분을 만드는 중이다

트럼프는 고집이 있다.
1970년대에 가졌던 생각을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럼프는 지금 "명분을 만드는 중"이다.

트럼프는 예전부터 미국 내 무분별한 이민자들을 제한하려고 했다.
속지주의 방식의 미국 이민법은 미국땅에서 애를 낳기만 해도 그 자식은 그날부터 미국 국적이다.
이런 방식에 의문을 가지고 있던 트럼프는 어떻게든 미국의 이민자들을 제한하려고 한다.
그것이 단순 욕심이나 그런 것이 아니라
기존 미국인들이 이민자들에게 혜택을 뺏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안그래도 이민법에 대해서 고민도 많고
어떻게 하면 미국이 "합법적으로" 고립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사람이 트럼프인데
마침 코로나19라는 좋은 "명분"이 생겼다.
말 그대로 "합법적으로" 고립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비록 경제는 깨졌다.
하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경제 정체일 뿐 사실 코로나가 조금만 주춤해져도 경기는 금방 회복된다.
트럼프는 이를 알고 있다.
그가 최대한 빨리 봉쇄를 풀려는 이유도 그에 부합한다.

재선에 불리한 것을 알지만 일부러라도 느슨한 대처를 보인 것이다.
사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미국내 통제력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미국 자체를 봉쇄시킬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바로 이 기회를 이용해서 이민법에 대한 개정과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을 세워야 하는 이유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는 트럼프 성격상 남 눈치 안보는 기존과는 다른 정치인이기에 가능한 대처였다.
코로나 사태 후를 지켜보라. 분명 트럼프는 이 부분을 강조할 것이다.

유가 하락도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어차피 원유가 하락을 고대하던 트럼프에게
러시아와 사우디의 유가 감산문제 트러블은 어찌 보면 기회다.
애초에 중동 지역에 관여를 줄이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관계를 정리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유가 하락을 노리던 트럼프에겐 오히려 호재다.
다만 그 쇼크가 너무 빨리 너무 가파르게 왔기 때문에 막으려는 것이지
장기적으론 트럼프는 유가 하락을 원하고 있었다.
미국내 정유회사의 수익 문제는 감축된 미군 유지 비용에서 충당하면 된다.
또한 셰일 대박으로 원유 생산량 1위 자리까지 오른 미국은 미국내 생산량 만으로도 소비량을 맞추고도 남는다.

그리고 미국은 원유가격을 낮춤으로써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원유가격을 가지고 놀던 이란과 그 이란에게서 원유의 70퍼센트를 수입하는 중국에게 타격을 주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유가가 낮아지면 미국-러시아는 웃는다. 트럼프는 친러다. 지금 푸틴은 유가가 마이너스가 되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사우디는 애가 타지만 어쩐 일인지 러시아랑 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

이 상황을 보자 과연 러시아와 사전 협의가 안 되어 있을까?

그리고 트럼프라는 한 기업의 CEO였던 사람이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갈까?
아무리 그래도 철저한 계산 하에 절대적 우위였던 힐러리를 낙선시키고 대통령이 된 사람인데

그정도 머리 하나 안 돌아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