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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와 같던 환호성과 열기가, 점점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적기가 만방에 휘날리던 시가지를 지나, 초록빛 철모를 쓴 이들이 질서정연하게 경계근무를 서던 곳에 수십명의 남자들이 이상하리만치 정보(正步)로 걸어갔다.


병사들은 그들을 보자마자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을 느꼈다.

몇 마디의 대화 뒤, 그들은 마치 기계와도 같은 동작으로 그들에게 길을 내주었다.


심각한 표정의 흐루쇼프.

복잡한 표정의 티모셴코.

침착한 표정의 바실렙스키.

언짢은 얼굴의 주코프.


그리고 파란 정모를 쓴 이들 수십명이 그들 주위를 호위하고 있었다. 


각지에는 소련군과 소러시아 SSR군의 보초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으며, 간간이 매캐한 매연을 내뿜는 초록빛 장갑차도 보였다.

수십명, 아니 수백명의 병사들을 지나치고 나서 그들이 도착한 곳은, 콘크리트 분진이 곳곳에 뿌려져 있고, 철근이 마치 총상에 드러난 갈비뼈와도 같이 스산하게 드러난, 그러한 하나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였다.


주코프가 나지막이 손짓했다.

그러자 NKVD 국원 한 명이 결연한 표정으로 산탄총을 들고, 거의 뜯겨나가기 직전이던 문의 손잡이를 날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