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를과 수행원들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하자, 여러 군과 정부 인사들, 그의 사학자 동료들의 환대를 받았다. 

"콘스탄티노플은 어땠나?"

"수고가 많았네."

"푹 쉬게, 자네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아."

무수한 악수의 요청을 받아내는 것은 내향적이였던 그에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였고, 또한 그의 막중했던 임무를 끝내고 돌아온데다가, 거기에 자기 동료들에게는 임무의 내용을 위장해서 말해야 하였기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니였다.


수 시간이 지난 뒤, 의용군 사령부로 쓰이는 수미의 소러시아 SSR 국방부 청사의 지하 회의실에서, 소련의 의용군 장군진들과 고위 NKVD 국원들이 모인 가운데 여러가지 내용이 설왕설래했다.


대화가 그리 길어지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이 논의한 사항은 상당히 간단한 것이였으니까. 주코프는 특유의 언짢은 표정을 지으면서 장군진들과 상의했고, 소련에서 잠시 파견된 외무부 차관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타를의 말을 곱씹었다.


주코프는 다른 이들과 몇 마디를 더 나누더니, 외무부 차관에게 언질을 주어 그 자리에서 스탈린에게 전달되는 직통 전보를 보내었다.


"소러시아 SSR 내 종교제한의 완화 필요해 보임. 대주교는 전 우크라이나에 수만개 사단을 거느리고 있음."


십 분 가량의 암전과도 같은 침묵이 있었고, 전신기는 지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점과 선으로 된 답변을 보내왔다.


"현지 상황에 맞추어 적정선에서 실행할 것."


주코프는 전보를 받아보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큰일날 뻔 했군."


사령실은 엄숙한 침묵을 유지했다. 수 분 후 몇 마디의 대화가 오갔고, 각자 차례차례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