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헬레나에서 북서쪽으로 1,300 km 쯤 더 가면 어느 섬이 나온다.

이 섬을 최초로 발견한 날이 바로 예수님의 승천일(Ascension Day; 어센션 데이)였기에, 이 섬의 이름을 '어센션 섬' 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이 섬에 정박해 잠시 쉬기로 하여 섬 서쪽 끝에 휴식처를 만들었다. 혈기 넘치는 젊은 선원 몇이 작은 카누를 타고 섬을 반시계 방향으로 둘러보았다. 섬의 동쪽 끝으로 가니 'Letterbox' 라 명명한 작은 곶이 나왔다.

그 곶이 육지와 이어지는 지협에 갤리온이 거뜬히 들어갈 만한 거대한 해저동굴이 있었다.

반대쪽에서 빛이 쏟아지는 것으로 보아, 지협의 반대쪽과 이어진 듯 해서 들어가보니 과연 반대쪽, 즉 지협의 북쪽으로 나왔다.

그리고 휴식처로 돌아가자, 모선이 없었다.

이들은 괴이하게 여겨 시계 방향으로 섬을 돌아 레터박스의 해저동굴을 통과해 다시 휴식처로 가니, 모선이 있었다.

다음날, 그들은 섬을 시계 방향으로 둘러보니, 레터박스 지협의 북쪽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곳에는 해저 동굴이 없었다.

남쪽으로 가서 다시 통과하니, 출구를 통해 북쪽으로 나왔다. 그리고 곶을 돌아 남쪽으로 가보니, 이번엔 남쪽의 입구가 없었다.

입구가 있다면 출구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데 해저동굴을 통과하니 한번은 입구가 없고, 다른 한번은 출구가 없었다.

해저동굴을 통과하면 섬 서쪽에 만든 휴식처가 없고 다시 통과하면 생기는 것으로 보아, 이 동굴의 중간을 통과하면 신비한 힘이 우리를 홀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이 동굴의 이름을 '포탈' 이라 명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