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에 러시아 제국에서 천재로 유명했던 생물학 교수 알렉산드르 라리사 (52) 씨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자 말 그대로 미쳐버렸다. 군대의 강력한 진압에 자신의 어머니가 죽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 때문인지, 이전에 유약한 성격이었던 알렉산드르씨는 스스로 교수직을 내려놓고 13년간 자신의 고향 크라스노다르에서 운둔 생활을 했다. 그 동안 밖에는 거의 나오지도 않았고, 여러 신문 기자들이 인터뷰를 하러 그의 집을 찾아왔지만 언제나 대답은 단 하나였다.

 

"좆까고 범죄자 뒷꽁무니나 쫒아다녀!"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무언가 계기가 생긴 것일까? 그는 크라스노다르 대학에서 다시 교수직을 하기 시작했다. 천재 생물학 교수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많은 생물학 전공인 학생들이 그의 강의를 들으러 왔지만, 그 강의는 개판이었다. 술을 마시며 강의를 하다가 이기지 못하고 취하고는 담배 한 개비를 피고 떠나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그는 찍혀버리고, 음지에서 조용히 얼굴마담이나 하며 지냈다. 그나마도 그동안 쌓아온 그의 입지가 아니었다면 교수직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했으리라, 그것도 감지덕지해야 할 처지였다. 그도 그 사실을 알았는지 적당히 얼굴마담 역할이나 하며 1년을 보냈다. 하지만 그가 행동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으니, 요즘들어 순진'채', 잡'채' 등등 '채'자 돌림의 약효를 가진 식물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왜 굳이 '채'자를 붙이냐는 거에 불만을 가진 그는, 바로 행동을 시작했다. '채'자 돌림 식물들을 더 이상 나오지 못하기 위해 '채'자가 붙은 모든 식물들의 약효를 무효화시키는 식물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만만치가 않았다. 문제는 단 한가지, '어떻게 그 수많은 '채'자가 들어간 식물의 약효를 다 사라지게 하는 식물을 개발해 낸다는 말인가?' 다른 교수들은 "너가 드디어 미쳤구나"라는 식으로 반응했지만, 확실히 그는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