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운정맘 @프랜시스 @Gmail @일론대스크 @언더우드 @CL56_Columbia


"비행 감독이다. 발사 준비 여부 점검을 시작하라."

"알았다, 휴스턴."

플로리다에서 발사 관제 책임자가 대답했다. 그는 계속해서 교신을 이어나갔다.


"발사 책임자가 모든 자리에 담당자가 있으며 시스템이 준비됐는지 점검한다. 준비 여부를 알려라. 카운트다운?"

"준비."

응답이 돌아왔다.

"계시 담당."

"준비."

또 다른 목소리가 응답했다.

"QAM1."

"준비."


앞쪽 대형 중앙 스크린에는 발사대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액화 메탄의 냉각 프로세스로 인한 뿌연 수증기 속으로 추진 로켓이 보였다.


"QAM2."

"준비."

"QAM3"

"준비."


NASA 국장 찰스 볼든은 관제 센터 뒤에 있는 VIP 관망실에 앉아 있었다. 그의 지위 덕분에 그는 맨 앞줄 중앙의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서류가방을 발치에 두고 두 손으로 파란색 폴더를 들고 있었다. 관망실 한편에는 한때 경쟁했던 우주계획 원로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폰 브라운 박사의 딸과 올드린 박사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NASA 직원은 그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그들의 질문에 답할수 있도록 곁에 서 있었다.


"FSC."

"준비."

"추진 엔지니어 1."

"준비."


기자회견실 벽에 붙어 있는 아홉 대의 텔레비전은 제각기 다른 채널에 맞춰져 있었지만 아홉 개 채널 모두 발사대를 비추고 있었다. 외국 방송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었다.


"ACC."

"준비."

"LWO."

"준비."


톰 뮬러는 아레스에 저마다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수백 명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스페이스X 구내식당에 앉아 있었다. 다른 곳은 몰려든 군중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자리를 낼 수 없었다. 로스앤젤레스 호손의 시각은 새벽 6시 13분이었지만 전 직원이 한명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AFLC."

"준비."

"유도 관제."

"준비."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우주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승무원들은 지구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오디오 신호에 귀를 기울였다. 미션을 준비해야 했지만 아무도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PTC."

"준비."

"발사 로켓 감독."

"준비."


타임스퀘어, 구이 소르, 시부야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지구촌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수억대의 텔레비전 앞에 모여앉은 사람들이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관심을 집중했다.


"파일럿."

"준비."


콕핏에 앉은 헐리가 응답하자 전 세계에 낮은 환호가 일렁였다. 헐리에게는 이번이 네번째 우주 비행이었다. 우주왕복선의 마지막 항해, STS-135, CCDev 드래곤의 첫번째 유인 미션 DM-2, 스타십의 첫번째 유인 미션 #dearspace, 그리고 오늘이었다. 모두 역사적인 순간이었지만 그래도 기분만큼은 이번이 최고다. 그는 화성으로 향하는 아레스 1호의 사령관이고, 어쩌면 화성에 다시 갈지도 모른다. 미국에는 자신만한 베테랑 우주비행사가 없으니까.


"휴스턴, 여기는 발사 관제. 발사 준비 완료.

"여기는 비행 감독, 예정대로 발사 가능."

"알았다, 휴스턴. 예정대로 발사한다."

발사 관제사가 말했다.


카운트다운 시계가 00:00:15에 이르자 텔레비전 방송국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일이 시작되었다. 카운트다운 담당관이 소리를 내어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것이다. "15...14...13...12...11..."

플로리다에는 수천 명의 사람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관람석으로 울려 퍼지는 카운트다운 담당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10...9...8...7...6...5...4..."

"점화 시작"

"3...2...1..."

노즐에서 뿜어져 나오던 고압의 메탄에 순간 화염이 일었다. 인류를 화성으로 데려다놓기 위한 42기의 엔진이 푸른 불꽃을 내며 일제히 점화됐다. 

클램프들이 풀리고 연기 기둥과 불길 속에서 로켓이 처음에는 느렸다가 점점 빠르게 솟아 올랐다. 현장에 모인 관중들이 환호했다. 

"...아레스 1호 이륙."

카운트다운 담당관이 말했다. 


아레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세 나라의 엔지니어들이 휴스턴 관제센터에서 함께 환호했다.

중앙 스크린에는 대서양 상공으로 아레스 1호를 쏘아올렸던 슈퍼 헤비 부스터의 비행운이 비쳤다.

우주선 자체는 더이상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계속해서 궤도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었다. 

상승이 끝나고, 부스터가 분리되면 다시 지면으로 귀환하는 과정이 남았지만 스타십은 계속해서 화성을 향하고 있을 것이다.


"완벽한 발사입니다."

볼든이 기분 좋은 연설문이 든 파란색 서류철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우주 탐험의 새 역사입니다. 지구인으로서 이 계획에 참여한게 자랑스럽군요."


뒷자리에 앉은 폰 브라운 박사의 가족들과 FSC 우주비행사들, 일본 대표단도 축하 인사를 건넸다. 타임스퀘어, 구이 소르, 시부야에 모였던 군중들이 환호했다. 전 세계가 환호했다.


아레스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엔지니어들도 축하의 대열에 동참했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스페이스X 구내식당에 모였던 전 직원들도, 안절부절하지 못하며 프로젝션 화면을 지켜보던 톰도 옆자리에 앉아있던 저마다를 껴안았다. 


평소와 달리 비어 있는 관제실은 스페이스X의 팬들이 차지했다. 그들은 팰컨 9의 발사나 팰컨 헤비의 비행을 지켜볼때보다 훨씬 더 흥분해서 서로를 껴안았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일론 머스크는 준비된 연설을 할 타이밍을 빼앗기고 말았다. 대신 찰스 볼든의 연설이 TV에 나가고 있었다.



"아레스의 새벽입니다. 우주 탐험의 새로운 역사가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