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지금 학교 끝났어. 바로 갈게."

말하면서 고양이 수인 앨런은 조금이라도 제임스가 안심하기를 바랬다.

"오늘은 어땠어? 기분은 괜찮아?"

"응. 창밖을 보니 날씨가 아주 화창해. 천천히 산책하면서 들어와."

폐병으로 입원한 제임스는 목소리도 이미 쇠약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전화 너머로 들여오는 상냥한 형의 목소리. 
앨런은 그 목소리가 좋았다.

"알았어. 금방 갈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순간 누군가와 어깨가 살짝 부딪힌다. 고개를 들어보자, 자신보다 조금 키가 큰 여우 수인이 뒤를 돌아보고 있었다. 

그의 한쪽 팔은 암컷 너구리 수인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눈에 띈 것은 왼쪽 눈의 흉터였다. 그 흉터 때문에 눈은 감겨 있었고 왠지 쳐다보기 껄끄러웠지만, 잘 보면 아주 잘생긴 얼굴이었다. 

"저..."

미안하다는 말을 할 여유도 주지 않고 여우 수인은 여자를 이끌고 갈길을 가 버렸다. 어느새 그의 뒷모습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어떤 냄새를 남기고 갔다.

'담배 냄새....?'

앨런은 아차하며 제임스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눈에 흉터가 있던 그 여우 수인은 잊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자신의 또래로 보였는데 동네 근처에서 사는 것일까. 하지만 왠지 가까이 해서는 안될 것 같았다. 
위험한 느낌이 드는 소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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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렇게 찍싸고 도망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