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롭게 비행중인 F/A-18... 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세히 들여다 보자. 고도값이 -2234피트이다. 당연하지만 해수면 기준.

그렇다. 인피니트 플라이트에는 지면을 뚫을 수 있는 버그가 있다.

이렇게 땅을 뚫고 들어가게 된 사연은 간단하다. 늘 그렇게 하듯 가장 넓고 큰 활주로를 가진 KEDW에서 만재 상태 F/A-18을 몰고 이륙해서 그 엄청난 추력을 이용해 약 55000피트까지 수직상승한 후, 엔진 추력이 부족해져 허공에서 정지할 때 쯤 엔진을 끄고 모든 조종면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행기의 기수가 아름답게 지상을 향해 돌아가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엔진을 다시 최대 추력으로 올리고 지상을 향해 초고속 강하를 하고. 평소 같으면 5000피트 정도에서 기수를 들었겠지만 이번엔 그냥 내리꽂아 보자 하고 분당 -120000피트의 강하속도로 KEDW 근처 어딘가 땅에 격돌했다. 그런데 당연히 'CRASHED'가 뜰 줄 알고 폰을 다시 들었는데 갑자기 고도가 마이너스가 되면서 지면 밑을 비행하게 된 것이다...

일단 내 위치, 자세가 어떤지 보려고 카메라를 'FREE'로 돌렸는데... 저 사진 가운데에 아주 작은 점 하나가 보이는가? 저게 내 전투기다. 이 카메라는 지상 밑으로 내려오질 못하는 모양이다. 이런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상황이 아니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그리고 계속 지면 밑에서 날아다녔는데, 아무래도 너무 고속으로 내리꽂은 뒤라 비행기가 스핀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해 고도가 저렇게 -10742피트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저렇게 지면 밑에서 질주하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갔는지, 일반 버전의 비행 가능 구역을 벗어나 이때 엔진 추력이 죽었다.

그럼에도 최대추력으로 계속 엔진을 켜 놓다 보니 순식간에 연료가 바닥나 엔진이 아예 꺼졌고, 결국 비행기는 다시 스톨에 빠지면서 고도는 저렇게 -66119피트까지 떨어졌다. 이때 어차피 비행기가 다시 지면까지 올라갈 가망도 없고, 방향과 위치도 못 잡는 상황에서 비행가능구역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하겠다 생각하여 그냥 게임을 껐다.

이후 몇 차례 비슷한 것을 시도해 봤지만 계속 'CRASHED' 메세지만 떴다. 과연 이게 재현 가능할지 의문이다... 하여간 인피니트 플라이트 하는 사람들은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