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쓸데없는 진지글을 달아볼까합니다.


제목에서 썼듯 한국의 rpg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예전부터 rpg게임이 나오면 일본식 rpg, 미국식 rpg 나누는걸 참 좋아했죠. 최근에는 한가지 더 늘었죠. 중국식 rpg...


정작 매출만보면 한국에서 만든 rpg가 당연히 높은 나라인데, 아직도 "한국형 rpg" 라는 용어는 국산 rpg게임이 처음 나온지 수십년이 되가는 지금까지도 없습니다.


원인을 찾아보면 많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국 게임의 역사에 빗대어, 복돌이땜에 패키지 게임이 사장되면서 개발사가 사라졌다.

옛날 작품은 좋았는데 이제는 베끼는것만 할뿐이다.

중국 양산형게임만 돈되는 게임만 만들어서다.


다 일리가 있습니다.


이제부터 이 이야기를 좀더 본격적으로 해볼까 합니다.


우선 한국의 rpg의 시작은, 신검의 전설이라는 게임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초창기 울티마를 보고 그대로 만든 그래픽이었지만, 당시 개인이 만든 작품이라 이슈는 상당했었다고합니다. 저보다 앞세대 이야기라 직접 겪진 못했어요..


그뒤 본격적으로 제가 게임을 할때, 한국 rpg가 실제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홍길동전, 그리고 한국rpg의 전설이 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어스토의 대박 이후 신검전설2라이어(울티마 언더월드나 7편에가까웠습니다) 같은 일부 작품을 제외하면, 어스토니시아의 대박을 따라 파판 드퀘식 rpg쯔꾸르로 찍어낸듯한 일본식 rpg가 국산 rpg의 기준이 됩니다. 

포인세티아(1995) 프로토코스(1996), 망국전기(1995) 같은 작품이 나오기 시작하죠.

협객붉은매, 고룡전기 퍼시벌(1996) 아트리아 대륙전기(1997) 같은 친구들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타일 박고 대사만 넣고 전투만 적당히만들면 게임이 나오니 만들기 쉽다는 장점도 있었을지도..?

당시 게임 좀 팔아봐야 큰돈만지기는 어려운 시절이었으니까 공수적은게 역시 최고죠...


그러다가 한국에 새로운 장르가 하나 더 밀려옵니다.

어스토니시아스토리 정도 외엔 한국 rpg게임보단 번역된 외국 게임이 판치던 시장에, 말그대로 타이밍 잘노려서 한국시장을 휩쓸어버린 게임. 창세기전입니다.


파이어엠블렘, 샤이닝포스, 랑그릿사 같은 게임들이 게임잡지를 통해 유명해지고, 삼국지 영걸전(1995)들어와서 센셔이션을 일으키고, 천사제국1,2(1995),용의 기사2(1995) 같은 대만게임들이 한국에 들어와 인기를 끌고 있을 시점에 창세기전 1이 등장합니다.(1995)

이때까진 사실 완성도 문제도 있고해서 그냥저냥 팔린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번역은 좀 개판이지만 게임은 재밌다! 하고 외국 srpg들에 익숙해질 즈음,

스토리도 멋지고, 대사도 제대로 보면서 할 수 있는 웰메이드 srpg. 창세기전2가 등장해 버린겁니다.(1996)

이후 소프트맥스가 가는길이 한국 rpg의 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많은 rpg게임이 그사이 나왔지만, 사람들은 창세기전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환호했죠.


버그도 상당했지만 간지나는 스토리로 인기폭발한 일본식 rpg 서풍의 광시곡(1998).. 소맥 본인들도 내놓은 자식이라지만 판매량은 확실했던 템페스트(1998) 이후 한국 게임의 신지평이라는 소리를 들은 창3,창3파트2.


창세기전2는 무려 디아블로1(1996) 이라는 괴물과도 붙어서 살아남은 게임이었고, 그뒤 어스토니시아의 손노리가 포가튼 사가(1997)로 만회하려고 해보았지만 ㅈ같은 사가, 포가튼버그, 버그튼사가 등 기대에 비해 별명만 이슈가 되고 손노리는 rpg시장에서 한동안 이탈합니다. (이후 악튜러스와 함께 장렬히 산화..) 그리고 한국형 jrpg는 사실상 사장됩니다. 

씰(2000) 악튜러스(2000) 같은 한사람은 많은데 산사람은 없는(..) 

연약한 한국 패키지시장의 종말이 찾아오게 되지요.


디아 1은 코룸시리즈(1997), 퇴마전설(1998)같은 아류작을 탄생시키긴했지만, arpg시장을 그냥 장악합니다... 테일즈오브 판타지아, 데스티니, 성검전설 같은 일본게임들이나 콘솔을 통해 플레이 되지 한국에서는 arpg만큼은 못만드는구나.. 할 무렵, 반전이 벌어집니다.


그건 바로 빨라진 pc통신에서부터 시작된, 그리고 디아블로1이 랜을 통한 멀티플레이를 본격 제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널리 퍼진 온라인rpg 게임의 시작이지요.


머드 게임이라고 알려진, 텍스트 기반의 온라인게임은 pc통신이 한창일 90년대 초반부터 플레이되고 있었습니다.

그시절 한국최초 상용화 타이틀의 단군의 땅(1993)부터였으니말이죠.


다만 이때 pc통신은 있는집의 상징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느린 모뎀만있어도 전화비 크리인데, 속도 나오던 isdn은 일반 가정은 엄두내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정액제라는 포인트로 요금도 잡은 두루넷으로 시작하는 빠른 pc통신이 시작되고, 이에 발맞춰 바람의 나라(1996)가 갑툭튀합니다.

매니아나 하던 머드게임이아닌, 실제 그래픽을 가진 rpg라는 이름으로 당시 정액제로 상당한 가격이었지만 엄청난 이슈가 됩니다.


이후 손노리가 박살나고, 창세기전2, 서풍, 템페스트, 디아블로1이 뽑을 대로 뽑고 끝날무렵, 인터넷 보급과 함께 그분이 등장합니다


바로 리니지(1998) 지요. 

Arpg는 안된다에서, 한국에도 액션은 좀 딸려도 온라인으로 하는 액션알피지가 있다. 

당시 리니지는 정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디아1도 그길로 아웃오브 안중이 될정도였죠.


하지만, 리니지의 등장과 함께, 한국 게임시장에 황소개구리한마리가 함께 들어옵니다.

그전까진  인기넘치던 롤플레잉 게임에 비해 한끝발밀리던 장르, rts장르를 메인으로 올려버린게임. 스타크래프트(1998)와 코만도스(1998) 가 등장해버립니다.(코만도스는 rts라긴 좀 애매하긴합니다만..일단 간단히 여기 넣겠습니다)


두 게임의 등장은 인터넷의 보급과 와레즈의 발달과 함께, 안그래도 약한 한국 패키지 게임 시장을 박살냅니다.


Pc방의 시초라 할수있는 pc몇대두고 씨디 쌓아두고 멀티로 게임할수있게 만들어둔 컴퓨터방들에서 한국 게임, rpg들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기껏해야 창세기전 시리즈 정도였죠.

패키지게임은 와레즈에서 다운받으면 되니 패키지 시장은 절로 박살나고, 스타나 코만도스 같은 게임들은 개인이 안사도 게임방에서 재워두니 꾸준히 팔려서 걱정이 없었습니다.


매니아층이 버텨주던 창세기전 시리즈 외엔, 발매해봐야 쪽박만 찬다라는 분위기속에 한국 패키지 게임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1999년 창세기전3, 2000년 창3파트2도 기대에는 못미치고 (2000), 악튜러스(2000)는 폭망하며 최후의 발악과 함께 패키지 rpg 시장은 거의 종료됩니다.

그리고 거기에 뒤통수를 제대로 후려친 게임이 등장합니다. 

바로 디아블로2(2000)였습니다.

배틀넷이라는 온라인 멀티플레이까지 장착한 디아블로2는 한국의 rpg시장을 말그대로 잡아먹어버립니다.


결국 창세기전으로 그래도 영원할거같던 소프트맥스도, 2001년 마그나 카르타라는, ㅈ같은 사가 뺨치는 게임을 내놓고 pc시장에서 떠나기로 합니다.


2001년의 화이트데이가, 그리고 손노리가 망할때 손노리의 인터뷰를 보면 그시절 얼마나 심각했는지 대략 알수 있을겁니다.


그이후.. 

그시점 국산 rpg는 리니지, 그리고 라그나로크온라인(2001) 같은 온라인게임만 살아남습니다. 


패키지 게임이 박살나면서 집에서 하는 게임은 외국게임이나 다운받은 외국 게임정도였고, 스타덕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pc방이 게임의 핵심지역이 되었거든요.


하지만 국산 온라인 rpg들도 잠시뒤에 엄청난 위기를 겪게 됩니다.

이미 디아블로2땜에 앵간해선 정액제로는 안팔리고, 부분유료화라는 전세와 함께 다른나라에 있지도 않던 부분유료화 정책(2001)이 한국에 등장하며 온갖 온라인 rpg가 튀어나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온라인게임이 통하니 외국계 온라인 게임도 한국에 발매가 됐습니다


 다크에이지오브 카멜롯(2002), 에버퀘스트(2002)같은 게임들은 명작이라는 이슈는 돼었지만 정작 플레이하는 사람은 별로없던 게임이었습니다. 

양산형 rpg가 쏟아지던 국산 온라인rpg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정도의 역할만 했지요.


거상(2002)과 같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게임도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 리니지니 디아블로 짭의 느낌이 강한 그저그런 게임들이 판쳤습니다


하지만 결국 리니지로 한국 rpg시장의 선두주자가 된 nc소프트는 한국온라인 rpg의 발전을 보여주마 하고 굉장한 빠워를 보여줍니다. 

바로 리니지2(2003)를 당시 상상초월의 그래픽으로 내버린겁니다.

당연히 이슈가되고 발매와 동시에 엄청난 효과를 내긴했는데.. 타이밍이안좋았습니다...

 하필 리니지하던 사람들, 안하던 사람들 모아서 클시점에.. 


월드오브워크래프트(2004)가 등장해버린거죠.


그이후 pc방 순위는 상위권 기준은 스타와 와우가 잡아먹어버립니다...


우주먹튀의 타뷸라라사(2007)은 뉴스만큼은 1위였고, 

국산게임은 아니지만 헬게이트 런던(2007)은 출시후 서비스가 헬게이트였고, 결국 고유명사만 만들고 사라지고,

아이온(2008)역시 나오자마자 짭와우 소리듣고 쪼그라지는 동안에도


와우는 굳건했습니다.


그 아성을 넘어트리기위해 장르 자체를 뒤엎어 순위를 바꾸기까지, 10년도 넘는 시간이 필요했지요. 


한때 돌던 농담이 생각나네요.

디아블로 3를 공약으로 하면 마이크모하임 출마만 하면 한국 대통령 된다는..

문제는 그 디아3와 함께 한국은 탈 블리자드가 시작됐다는게 더 웃픕니다.


그래도 블리자드 왕국이 된 한국일지라도, 한국 자체적으론 나름 괜찮은 온라인 rpg게임은 꾸준히 내놓습니다. 

지금도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만큼은 세계시장에서 꿇리지 않지요.


하지만 정말 큰 기대를 모았으나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린 킹덤언더파이어2 처럼..패키지 게임만큼은 아직 한국에선 볼 방법이 없을것같습니다.


스팀같은 시스템이 있으니 이제 복돌이 걱정없이 만들면 되잖아? 하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네는 이미 최상위 포식자들이 점령해서 끼어들 곳이 없는 시장입니다.


결국 한국형 rpg는 아마 리니지스타일의 온라인게임이나 대형게임사가 일괄적으로 만드는 유사한 모바일게임정도가 될텐데.. 


문제는 

한국 게임의 역사와 함께한 리니지는 게임이아니라 도박이라는 말을 들을정도로 외적인 문제가 발을 잡고있습니다.

모바일게임은 국적없이 하나같이 똑같은 게임들만 봐왔고, 대형게임사들이 블리자드니 삼성을 따라 하는건지 산두주자로 나갈 생각 따윈없고 2인자 정책만 취하면서 떡고물만 받아먹을 생각만 하고있으니 좋은 소리 들을 게임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게 문제입니다..


한국형 rpg는, 초창기 개발자들이 열정을 갖고 만들때 좀만더 기회가 있었다면 결실이 보일수도 있었을텐데,

창세기전이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는데, 결국 온갖 악재와함께 그럴 가능성이 사라지며, 이제는 그런 말에 신경쓸 수도 없을 지경까지 와버렸습니다. 

애초에 일본식 미국식이라는 구분이 없는 시대가 와버렸으니까요.


그러니, 이제 우리는 스팀이 할인해주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 뭔가 결론이 이상하다?


Ps. 쓰다보니 속타서 안좋은 부분만 자꾸 썼는데,

Rf온라인,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C9, 아틀란티카, 테라, 마비노기 영웅전 등등 온라인 게임쪽에는 예전에도 고급진 rpg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잘 살고있는 게임도있고, 묻혀버린 비운의 게임도 있고, 방향을 잘못잡고 자폭한 게임도있기도 합니다.


이후 아키에이지로 시작해서 검은사막, 최근의 로스트아크까지, mmorpg계의 트리플a급 게임을 선도하고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어디형 rpg라는 말에 의미가 없는 지금, 세계적인 트렌드가 rpg에서 벗어나버린 지금 한국 회사들이 이 시점에 뭔가 한건 해줬으면하는 바램을 마지막에 붙여봅니다.

배그 터지고있다구여? 전 rpg만 좋아합니다 편식쟁이에요. 배그말고 rpg좀 터트려달라구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