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스가노소라라는 하나의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꽤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 대부분은 연의 하늘 낚시 사건과 현관합체로 대표되는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요스가노소라를 생각할 것이다.

그 애니메이션의 원작인 요스가노소라는 2008년에 발매된 유명한 에로 미연시이다.


근친상간.

윤리적 이유로도, 생물학적 이유로도 혀용되지 않는 하나의 금기.

근래의 서브컬처에서는 이러한 사회 통념상 용납되지 않는 것 역시 하나의 소재로서 사용한다.

개인적인  생각이나, 게임에서 어떠한 요소를 다룬다면.

게이머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납득시킬 정도의 설명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연쇄살인범인 캐릭터가 작품의 주인공인 피카레스크라면 주인공이 어째서 그러한 나락으로 굴러떨어졌는지 말해야 한다.

사랑하는 연인이 우연과 우연이 겹쳐 경찰의 오인 발포로 죽었고, 나라는 그것을 묻으려했다.

작위적이며, 상투적인 하나의 클리셰.

나로서는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나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들도록 만든다.

요스가노소라는 근친상간을 다루나, 한낱 야겜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상당히 심도 깊은 하나의 단추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요스가노소라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는 우리가 가장 외롭지 않은 고독 속에서라는 문장이다.

고독은 남으로부터 떨어져 고립되며, 혼자가 되며 느끼는 감정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외롭지 않은 고독은 무엇일까?

고독은 외로움에서 비롯되는 것일 텐데, 그러한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있다.

바로 군중 속 고독이라는 개념이다.

다수에 일원으로서 함께 행동하면서도, 그들과 다른 결정적인 무엇 하나 탓에 소외감을 느끼고 아픔을 느끼게 되는 개념.


이 게임은 근친상간이 올바르다 옹호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틀렸다 비판하지도 않는다.

그저 어쩌면 있었을 지 모르는 만약의 경우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담담히 하나의 생각을 전할 뿐이다.


주인공과 히로인, 카스가노 소라는 친남매. 그것도 쌍둥이이다.

그러나 동생인 소라는 몸이 병약했기에 자주 병원신세를 질 수 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둘의 접촉은 최소화되었다.


남매간의 사랑이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그 둘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이름으로 다양한 사건에 휘말리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방법만을 알 뿐인 갓난쟁이부터 어느정도 몸을 가눌 수 있게 되는 유아기, 청소년기를 거쳐 성년기까지.

자라나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인생관을 갖고, 원하는 철학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에 관여하는 것이 바로 사회의 통념, 규범이다.

근친상간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이다.

동생이 있는 입장에서 사람은 남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생각하는 능력을 아직 전부 기르기 전인 어린 시절부터 암묵적으로 권해지고, 당연시된 그러한 통념들을 기반으로 삼아 이성을 성장시켜 나간다.

그러나 이 둘은.

남매이나 사실상 남매처럼 지내지 못한 채 살아왔다.

분명 존재는 알고 있으나 서로를 남매라 인정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완전한 남남이라 칭할 수도 없는 입장인 것이다.

주인공의 머리에는 근친에 대한 규범이 새겨져 있다.

그렇기에 망설인다.

동생을 이성으로서, 성적인 대상으로서 사랑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에 대해 고뇌하고 나름의 답을 도출해내기 위해 노력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친구들은 이러한 주인공을 꾸짖는다. 도덕적 일탈을 저지르려 하는 친구를 제지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혼란스럽다.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그른가?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문제인가?

이성 동생이 없는 것도, 있는 것도 아닌 애매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러한 고뇌, 고민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다가온다.

그 고뇌의 과정에서 하나의 도피처로서.

주인공은 소라 루트 내에서 소라와 몇 번의 성관계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의 한 가지로서의 관계가 아닌, 이성으로 판단내리길 거부하고, 본능에만 충실한, 요컨대 다른 의미의 감정 없는 성관계였다.

그러나 그런 그도 점차 성장해 나간다.

어른들의 질책, 친한 이들의 충고, 그리고 자신의 성장에 따른 깨달음.

그리고 이야기가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주인공의 이성은 결론을 내렸다.

카스가노 소라, 즉 주인공의 여동생은 둘도 없이 소중한 쌍둥이 동생임과 동시에 자신이 너무나도 사랑하는 대상임을.

그것이 받아들여질 수 없는 하나의 금기임을 앎에도 포기할 수 없는 대상임을.


근친은 받아들여질 수 없으나, 그것은 과연 억압해야하는 것일까?

개인으로서의 자유는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할까?

여러가지 의문점을 던져주며, 근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그저 히로인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소품으로 쓰고 버리지 않은 채 그것을 끝까지 않고 나아가 하나의 질문을 던져주는 게임 요스가노소라.

비록 성인물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으며, 국내에 정발된 적 없으나, 성인이며 미연시 특유의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꼭 해보라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