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밑으론 제 일기...

과거 사진을 꺼내 보다 보니 야간 감성과 덧붙여져서 일기가...

 

 

기존에 넥서스 5를 사용했었는데

위에 찍은 사진이 넥서스 5를 가지고 간 마지막 여행이었다.

 

저땐 지금처럼 버스나 도시엔 전혀 관심도 없었고, 오로지 100% 철도만 관심이 있었기에,

오로지 철도 사진밖에 없다.

 

저러다가 우연히 스마트폰을 바꾸게 된다. 바로 갤럭시 S7.

정말 획기적인 카메라 성능으로 산 후로 카메라 찍는걸 엄청 즐겨 했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시내버스 여행' 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고, 시험 삼아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게 최초로 관심을 갖고 찍은 버스 사진. 밤이고 오토고 당시엔 사진 찍을 줄도 몰라서 사진이 완전 흔들렸다.

 

여행이 밤 12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밤을 새야 했던 상황.

이거에 대한 대비를 한답시고 집에서 밤을 새고 서울에 온 것 때문에 피곤함은 배가 된 상태였다.

(부연설명 - 밤을 새고 서울의 찜질방에서 낮잠을 자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찜질방에선 생각대로 잠이 잘 오진 않았고, 시간에 대한 조급함으로 3시간 정도밖에 못 잤다. 그럴 필요 없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여행을 한 것 자체가 난 아직도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수원에 도착했을 때 인근 커피숍에서 잠시 잠을 자려고 했는데, 결국 못 잤다. 아이고.

 

 

그렇게 버스를 타고 타서 용인까지 왔다.

이땐 버스 사진을 찍는 법을 전혀 몰라서 구도가 완전 꽝인 사진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쓸데없이 아스퍼거 기가 발동해서 거기 있던 버스를 전부 찍었다는건 함정.

(참고로 해당 증세는 2016년 6~7월까지 지속되었다가 현재는 없어진 상태이다.)

 

 

최근 사진과 비교를 해보면 꽤 큰 변화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자퇴 후 2015년 6월 쯔음부터 2016년 4월 까지 나에겐 그저 폐인같은 인생과 대인기피증 뿐이었는데,

폰도 사고 사진도 찍고 내일로도 갔다 오고 나니 정~~말 많~~~이 변했구나~~~

 

이동, 이동, 이동.

첫 여행이었기에 긴장의 끈을 결코 놓을 수 없었다.

여건이 좋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잠을 자지 않았던 건 긴장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 버스를 타고, 타고, 타고... 해서 도착한 진천.

진천에서 증평 가는 버스를 어디에서 타야 하는지 엄청나게 헤메였다.

터미널 앞에서 타야 할 것을 난 굳이 다음 지도를 보며 그 위치에 정확히 서 있으려 노력했다.

하마터면 진천에서 여행이 끝날 뻔 했으나(저 위치에 서 있으면 당연히 버스 탈 수 없음),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때는 농어촌버스에 대한 지식도 너무나도 부족했다.

공주에 있는 시내버스조차 어디로 가는지 하나도 몰랐다. 심지어 시내순환 버스도!

 

그러나, 몇 번의 시내버스 여행으로 인해, 난 버스에 애정이 생긴 듯 싶다.

이래서 그런걸까, 난 시외버스보단 시내버스가 더 좋다.

시내버스로 목적지에 갈 수 있다면 항상 시내버스를 이용하려 한다.

 

 

또 버스를 타고, 타고, 타고... 해서 결국 상주 도착.

다음 차 까진 시간이 널럴하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혹시라도 더 일찍 출발할까봐 두려워서 미리 계속 앉아 있었던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난 농어촌버스, 시내버스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었다.

환승 태그라는 개념도 잘 몰랐고, 그 시간대에는 항상 그 방향으로 가는 버스가 온다는 사실도 몰랐다.

만약 이 여행을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기적이었을 그러한 상황이었다.

 

게스트 하우스도 저렴하게 숙박할 수 있길래 그냥 예약했다.

사람 만나는거 싫어했던 놈이 왜 그랬을까...

 

 

그리고... 안계에서 뜻밖의 변수가 터지고 만다.

의성 가는 버스와 그 다음 버스와의 연계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만회 루트니, 갈 데까지 간다니, 이런 거 생각 하나도 못했다.

그저 실패했다는 생각에 엄청 우울했다.

 

터미널로 가서 15시 35분에 구미로 가는 버스 표를 끊는데, 학생이라고 말하기 두려웠다.

학생증을 보여 줬는데도 혹시라도 '학생이 왜 여기 있어요?' 라는 질문을 할까봐 너무나도 두려웠다.

그때는 학교 안 다니면 청소년 할인이 안 되는 줄 알아서 두려웠다.

 

버스에서도, 완행 버스가 뭔지 몰랐던 나는, 도리원터미널에 도착했을 때에도 하차하려고 했고, 군위와 구미를 헷갈려 군위에서 내릴 뻔하기도 하였다.

 

 

구미터미널에 도착하고 터미널을 나오다 보니 웬 신천지들이 접근했다.

그 때 말로만 듣던 신천지를 구미에서 보게 되어서 참 놀라웠다.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대체 어떤 버스가 구미역을 가는지 몰라 행선판을 한참 쳐다 봤다.

그리고 잠시 후 들어오는 버스, 분명 구미역을 간다고 적혀 있었으나, 혹시라도 안 갈까봐 기사님께 여쭈어 보기까지 했다.

 

그렇게 결국 구미역 도착.

구미역 앞의 토스트 가게에서 토스트를 먹었다.

 

 

구미역에서 무궁화호 탑승.

너무 졸려서 중간에 완전히 뻗었다.

그러면서도 혹시라도 정거장을 지나칠 까봐 역에 정차할 때마다 깼다는건 안비밀.

 

 

그리고 대전역 도착.

이 사진을 찍은 시각이 정확히 오후 6시 47분 49초였다.

 

어떻게 집으로 돌아갔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고, 사진이 남아있지 않아 모르겠다.

아마도 구암역까지 전철을 타고간 후, 구암역 인근 유성시외버스정류소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을 것이다.

 

뭐 아무튼, 쓰다 보니 상당히 길어진 글이다;;

원래는 대충 시내버스 관심 없었는데 폰 바꾸고 관심이 생겼다고 대충 쓸라고 했는데

사진을 뒤져 보고 그때 얘기 생각나고 심야 감성 돋고... 하다 보니 글 내용이 이렇게 길어졌다.

 

이제 자야지... 남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