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와 자동차 - 한국편 1부.

                      2부는 있다가 여기다 이어서 올립니다.

 

......

 

 

한국적인 자동차 - 그 동안 자동차 산업의 역사도 짧았고, 해외 업체 외주 + 해외 연구소 기반 + 해외시장 중심 설계 = 논하기 힘듦.

                        한국 특유의 정체성을 쌓아올릴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적어도 2005년까지는).

 

                         ㄴ 인도, 중국 등의 후발주자들과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한국차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가 필요.

 

 

지형과 기후 - 산 높고 물 맑은, 산이 많되 퇴적지형의 높은 습곡산맥 -> 커다란 암석 많이 드러나고, 계곡물도 맑고 힘차게, 폭포도 많이(AKA 절경)

                   여름 매우 덥고, 겨울 매우 춥고, 비도 여름에 반 이상 집중 -> 분명하고 격정적인 날씨.

                   높은 인구밀도, 무미건조한 저층 콘크리트 건물 다수, 간판이 건물 도배,지방에 신개발지 많아 어수선하고 복잡 -> 무질서하고 불안정.

 

                   ㄴ "강골이 느껴지는" 환경 = 원리원칙과 명분 중시, 절충과 타협 죄악시하는 강경함 -> 자기주장 화끈하게 표현하는 것을 중시하는 듯.

                   ㄴ 극한의 날씨 = 강한 성격 + 솔직하고 뚜렷한/분명한 것 선호. 사색적, 점액질적인 성격. (EX 술문화, 노래방 문화 등)

                       추상적이고 감성적 표현에 이끌리는 편, 꼼꼼하지는 못하고 합리적 추론/구체적 방법론 약함 -> 유연한 대웅,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면 선호.

 

도로질서와 도로 사정 - 신호 안 지키고, 경적 자주 울리고, 끼어들기 잦고, 뭐라 하면 되려 역정.

                               여행 잦으나 짧은 휴가기간, 좁은 국토, 불량한 도로 포장, 직선도로 적음 = 고속주행보다는 중,저속주행.

                               길 자주 막히고 도로 굴곡 많음 = 단거리-중저속 주행 자주 함.

                               좁은 국토 = 주차공간 부족.

 

                               ㄴ 전반적으로 이탈리아와 유사 - 급가속, 급감속, 급회전 등의 경쾌한 몸놀림 필수적.

                                   현지에서 짐 자주 조달 - 트렁크 클 필요가 별로 없음.

                                   적어도 작은 차는 승차감 딱딱하게 해서 민첩함 늘려야.

 

                                ㄴ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차 선호도 높음! (이탈리아의 경차 비중 45% Vs. 대한민국의 경차 비중 7~8%)

                                ㄴ 오히려 도로 사정상 부드러운 승차감 선호.

 

                                     ㄴ 좁은 국토와의 괴리감: 덩치 큰 차 = 연비에서 불리, 가속 느려짐, 제동거리*** 길어짐 -> 차 돌리다 긁히는 경우도.

                                     ㄴ 장시간 주행 시 몸이 잘 피곤해질 수 있고, 고속주행 시 핸들 꺾으면 차가 출렁거리는 경우도.

                                          ㄴ 논외: 구형 르노삼성 SM5 - 닛산의 단단한 서스펜션+높은 차바닥 = 덜 피곤하고 과속방지턱에 바닥 안 닿아 수요 유지했음.

 

 

과거의 자동차 문화 - 큰 차체 + 작은 엔진: 소득 낮은 편이라 저배기량 선호, 정부의 배기량 기준 과세, "부의 상징" 이미지 -> 성능, 연비 둘 다 불리해짐.

                            가능한 한 크게, 커 보이게: 기술 부족으로 휠베이스*는 못 늘리더라도 앞뒤 오버행** 늘려가면서 제작 -> 둔한 움직임, 성능 제대로 X.

                            대형차 경쟁: 배기량 늘리고 차체 키우는 데 집중(외제차의 고배기량+편의사항 영향) -> 사실상 자존심 싸움, 후진국적 문화의 영향.

 

                            ㄴ 원인? - 신분상승 욕구, 거친 운행조선, 통 큰 구매성향

                            ㄴ 1990년대까지 유행, 현대 그랜저 XG 등장 때까지 한국 자동차업계 사이의 트렌드. (국제시장에서 먹히질 못했기 때문)

                            ㄴ 2000년대 중순 - SM5, SM7 출시 때 논란(범퍼와 엔진 달리해서 중형, 대형차로 홍보), 기아 오피러스 -> 어느 정도 성숙해짐.

 

 

지금까지 이어오는 것 - 비싼 편의장비 많이 담긴 것 선호 -> 그래서 한때는 국내에서도 차량 뒷유리에 비싼 장비들 자랑하는 문구 들어갔음.

                               엔진별 라인업 적고, 사양별 라인업 중심 ->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면서도 원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한 시도 (일본 업체들로부터 영향).

                               차체별 라인업 다양성 낮음 -> 위와 비슷하지만 아직까지도 "무난함" 선호+"비싼 재산" 인식으로 4도어 세단 중심이 됨.

                    

                                ㄴ 사양 많고 엔진 큰 차가 좋다는 인식 -> 비싼 사양 선호하고, 한때는 아랫급 사면 윗급 엠블럼 붙이던 시절도 존재.

                                     ㄴ 사례: 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극초반 인터쿨러 터보***** 유행 시, 그런 거 없는 차에도 공기흡입구만 붙여다니기도.

 

 

 

한국적인 차? - 그동안 기회가 없기는 했으나, 지금이라도 가능성은 있음.

                    

                    공기중 높은 습도, 산악지형이라 상화좌우로 굴곡 심함 -> 일본차처럼 디테일 중시될법한 조건(휠, 문손잡이, 조명류, 실내 스위치 등).

                    그러면서도 한국인 특성상 강렬/분명하고 알기 쉬운 디자인 선호, 동시에 주위 눈치 살펴서 "무난하게" 선택 + 보수적인 디자인.

                    복잡/자극적이고 소움 넘처나는 환경 -> 짙은 썬팅, 소리와 진동 민감 =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 선호.

                    더러운 차 유난히 싫어하고, 외부의 오물 제거와 광택에 신경 쓰는 편.

                    부드러운 승차감 선호 (Ex. 현대자동차: 미쓰비시의 영향 받아 차 바닥 낮게, 서스펜션**** 무르게, 좌석 물렁하게가 과거 특징 중 하나)

 

                    ㄴ 한때는 아우디, 캐딜락, 재규어 등이 인기 낮았고, 높은 지명도 + 강렬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BMW, 벤츠, 렉서스 등이 인기 많았음.

                    ㄴ 또한 차 내부를 각종 흡음재, 차음재, 방음재 등으로 싸 발라 "조용한 실내" 만들려고 한 적 있음 (Ex. 대우 레간자 - 광고 카피가 "쉿!")

                         ㄴ 렉서스가 2000년대 인기 많았던 이유 중 하나 - 조용하고 아늑한 실내 집중.

 

                    ㄴ 즉, 말끔 반듯하고 알맞는 비례균형에 구석구석 디자인적 요소 많은 차, 이해하기 쉽고 세련된 스타일과 질감, 색상의 차 선호.

......

 

* 휠베이스 - 앞바퀴 차축(중앙)에서 뒷바퀴 차축 간의 거리. 주로 여기서 승용차의 탑승공간이 결정된다.

** 오버행 - 차축에서 범퍼 끝 사이의 거리. 짧을수록 차가 민접해지고 단단해 보이며, 길수록 차가 무거워지고 커 보인다.

*** 제동거리 - 자동차가 달리던 도중, 브레이크를 밟은 때부터 차가 완전히 멈추기까기 걸리는 시간.

**** 서스펜션 - 자동차의 바귀 주변 안쪽에 장착되는 장치로, 지면에서 오는 충격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 인터쿨러 터보 - 터보는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힘을 늘려주는 장치고, 인터쿨러는 그 열을 식히기 위해 공기를 끌어다 식혀주는 장치.

 

......

 

출처: 황순하 "자동차 문화에 시동 걸기"

 

 * 2005년에 출간된 책을 기반으로 한 만큼, 이번 글부터는 개인적으로 추가적으로 첨부한 부분이 일부 있습니다.

......

 

P.S 기타 교통 채널: http://arca.live/b/transportation

     

그동안 올린 화: 독일편, 이탈리아편, 프랑스편, 미국편, 일본편, 한국편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