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란, 2022, <누가 도시를 통치하는가>


이른바 '문화 경제'라는 것을 추구하는 현장에서 잘 드러나는 '도시 정치'를 광주의 사례를 통해 이해해보려는 책인데, 저도 아직 읽는 중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못하지만  다음의 구절이 제 나름의 지역에 대한 고민과도 통하는 점이라 인용해봅니다. 되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다는 바람이지만, 혹 이 글이 채널의 규칙 등과 어긋날 시 임의대로 조치를 취하셔도 됩니다.




“5·18은 광주의 문화 전략에 관련해 세 가지 변화를 겪었다.

첫째, 5·18  때문에 왜곡된 도시 이미지가 문화 전략을 추진한 동기가 됐다. (중략)

둘째, 문화 전략이 5·18을 잊게 하려 한다는 비판과 저항이 거세졌다. (중략)

첫째 의미와 둘째 의미가 상충하는 이유는 5·18이 자랑스러우면서도 결과적으로 개발과 성장에 걸림돌이 되면서 생긴 딜레마였다. 5·18은 쉽게 떼어낼 수 없는 정체성이지만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이었다. 이 모순된 중첩은 광주 사람들이 공유한 현실이었지만, 굳이 나누자면 문화 집단은 5·18이라는 자랑스러운 정체성에 더 큰 의의를 두고 경제 집단은 문화 전략을 통한 경제적 성공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셋째, 5·18이 문화 전략의 일부가 됐다. 이 변화는 첫째 변화와 둘째 변화의 모순된 중첩에 기반한 실천들이 만든 성과이기도 하다. 광주비엔날레와 도시 재생에 5·18이 주요 내용으로 들어가고, 5·18 관련 장소가 문화적 도시 개발에서 중요한 장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