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시간 포함 15분이 전부
합격자 발표도 심사 당일 이뤄져

광주 동구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지난 10년간 '특색 없다'는 평가로 사업 중단 문턱까지 갔던 광주 동구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조성 사업이 5년 연장된 가운데 첫 단추부터 부실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사업의 첫 단계인 창업자 선정부터 허술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23일 동구에 따르면 제6차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예비창업자 모집에서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10개팀을 대상으로 지난 10일 2차 발표심사를 진행, 예비창업자 5개팀을 선정했다.

한 팀당 지원되는 예산은 5천400만원에 달하며, 현재 보조금을 심의하는 단계로 이달 중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예비창업자 선정 절차가 논란이 되고 있다.


창업 동기와 비전부터 사업계획, 실현·지속 가능성, 홍보 전략까지 전반적으로 심사하는 2차 발표심사에서 1개팀당 주어진 발표 시간이 단 5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발표가 끝난 직후 심사위원 3명과의 질의응답 시간 10분을 포함해도 예비창업자가 자신을 어필할 시간은 15분이 전부인 셈이다.

더욱이 2차 합격자 발표도 심사 직후 바로 이뤄져 충분한 심의가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 주변 상인들은 2년간의 지원이 끝나면 또다시 폐업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아시아음식문화거리에 본격적으로 창업자를 모집한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총 15개의 업체를 유치시켰으나 현재는 10곳이 폐업하고 5개 점포만이 영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인 A씨는 "1개팀에게 5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하면서 5분 동안 모든 것을 평가하겠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창업 추진 의지와 각오를 비롯해 진정성이 요구되는 부분도 심사해야 폐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음식문화거리를 특색있는 거리로 만들기 위한 방법이 신규 창업자 모집만이 능사는 아니다. 땜질하듯 폐업하면 다시 창업자를 모집하는 것은 오히려 상권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구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이 불가피했다며 상권 활성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서류 제출 당시 발표 자료까지 함께 제출받았다. 심사위원들에게 충분한 사전 검토 시간이 있었다"며 "선정 기간이 길어질수록 외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생길 수 있어 2차 심사 당일 5개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음식점 창업 지원과 아시아 음식 관련 페스티벌, 거리환경 개선에만 사용 가능한 사업비의 사용 범위를 확대해달라고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하고 있다. 꼭 먹거리뿐만이 아니라 소품샵을 비롯해 아시아와 관련된 볼거리도 제공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오는 12월까지 5개팀이 입점을 희망한 장소에 대해 전문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창업 메뉴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사업이 단발적으로 끝나지 않도록 최대한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