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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주가 노잼이니 꿀잼이니 아주 많은 말들이 나온다.

할게 없다 뭐가 재밌다 온갖 수식어가 노잼 꿀잼 낙인찍힌 도시들을 따라다닌다.

광주는 노잼이라고 한다. 그럼 꿀잼이 될 수 있을까?

근데 노잼이 뭐고 꿀잼이 뭘까? 쇼핑몰만 지으면 꿀잼이 될 수 있을까?



노잼도시는 다른 도시와의 차별점이 없다는 뜻이다.

이 말은 시민사회에서 문화적으로든 경관적으로든 특색도 없고 개성도 없다는 소리다.

할게 없다는게 아니라.


즉, 내가 이 도시에 왔음을 어디서 어떻게 느껴야 하냐는 말이다.

그래서 나오는게 ‘대전은 할게 없진 않다.’, ‘대전의 특색은 노잼도시다’ 라는것 또한

노잼도시 자체가 할게 있고 없고를 가르키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할거없진 않아’ 라는 말들이 나오는거고,

또, 특색이 노잼도시라는것도 그냥 막연히 ‘아무것도 없다=재미가 없다=볼게 없다’ 식으로 기대치를 낮춰놓고 도착했는데, 가보니까 그래도 140만이 사는데라고 이것저것 도회적인 풍경이 나오거든.


사실 이 풍경은 그냥 ‘스탠다드’이기 때문에 특별함을 느낄거리가 없고 노잼도시라는 기원이 된거긴 하지만, 노잼이 밈이되고 그걸 받아들여 기대치를 낮추고 오니 이조차도 경관을 보며 ‘오 그래도 괜찮네’ 라는 류의 소리가 나오는것이다.



그럼 꿀잼도시는 뭐냐. 노잼도시의 반대겠지.

희소성이나 개성을 가진 경관적 어매니티와 우리사회 주류(2500만이 사는 수도권)과 다른 생활문화를 갖고있는 곳임


그럼 경관적 어매니티가 자세히 뭐냐

흔하지 않은 장소, 예측하기 힘든 경관의 전개 등, ‘낯섬을 느끼고 그로인해 오는 설렘’이라고 할 수 있음

전자는 쉽게 서울의 고궁들, 그리고 전국 도시들의 워터프론트임.

호수, 강, 바다 ㅇㅇ

꿀잼이랍시고 하는 관광도시 보면 죄다 호수or바다 끼고있다 ㅋㅋ

내륙에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호수, 강은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흔하면서도 또 낯선 역설적인 징소가 될 수 있는것이다.


또, 우리나라 길거리에 보이는 평균적인 건축의 설계, 시공 수준은 중하라고 평가를 한다면,

주변과 잘 녹아들며 중상 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건축물군이 나온다던지 하는.

다른곳에가서 볼 수 없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경관적 희소성.



이런 류에서 좀 깊게들어가서 ‘예측하기 힘든 경관의 전개’란

항상 여기서 말 나오듯이 택지니 뭐니 서울과 똑같은 경관을 흉내내는걸 깨부수는거임

그러니까, 흔한 경관이 나올줄 알았던  곳에서 내가 예측하지 못한 대상이나 자연, 건축물, 경관이 보이면서 흥미를 느낀다는거지.


뭐 나주 구도심을 걷다가 골목길에서 갑자기 성문이 나온다던지

도쿄 아자부주반 꼬불꼬불 골목길 걷다가 커브를 돌았더니 골목길 끝 멀리 거대한 롯폰기힐스가 떡하니 서있다던지 하는 경관적인 반전.


이런 예상치 못한 전개를 가져와야 속칭 어매니티를 느끼고

이걸 '힙하다'라고들 하더군



근데 후자는 뭔가 계획해서 만들긴 힘들고, 의도치 않게 얻어걸리는 느낌이 크기 때문에 패스.

아주 도시 전체를 계획하거나 구도심에 거대한 방직의 랜드마크 타워처럼 뭔가를 떨어뜨릴때 같이 드물고, 케이스가 별로 없기때문에 패스…(그만큼 어매니티의 효과는 좋은편)

결과적으로 내륙도시는 호수, 강(비추)를 접근성 좋은 도회지와 연담화 하여 도시경관을 만들어 보는게 그나마 최선이 아닐런지.

아님 도심 복합개발할때 광주 방직마냥(결과가 어떻게 나올진 모르겠다만)

국제 초청설계공모 돈 잔뜩 쳐발라서 세계적 건축 회사만 몇개 모아놓고 마스터 플랜 짜서 건축물 수준을 존나게 끌어올리는 시도를하는 식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천안 청주의 예시를 들어 좀 더 들어가 보면

사실 천안이나 청주나 놓고봤을때 도시 안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인적 교류나 문화적 욕구 충족, 소비욕구 충족은 도찐개찐이다.

그러나 뭐 간혹 올라오는 천안청주 선호도 비교 같은데서 천안이 청주를 압도하는건 바로 ‘수도권 전철’이다.



교통망으로써의 수도권 전철이 아니라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어매니티로써의 수도권 전철은

‘천안만 가도 그래도 지방은 아니겠지’라는 심리를 심어주기때문에  힙한곳을 찾는(개성과 희소성을 추구하고 조금이라도 남들과는 달라보이고 싶은)원초적 본능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천안을 압도적으로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타지에서 천안 청주 정착한다 했을때 서울에 친구도 없어 전철타고 서울갈일도 없는데 왜 천안을 선택하겠나?

천안이라는 공간적 바운더리를 특별하게 해주는 어느 희소성 있는 어매니티가 있기때문임.


이게 관광적 대상이 되면 관광지가 되는거고,

관광지가 아니더래도 군소적으로라도 여기저기 분포하면 그래도 꿀잼도시까지는 아니어도 노잼도시 소리는 안듣는 것이다.



즉 꿀잼 노잼은 모든 사람에게 상대적이며, 개개인에게 낯섬을 느끼는 장소가 많을 수록 ‘꿀잼도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광주권, 부산권 등 하나의 생활 문화권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비슷한 정도의 눈높이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권역은 대략의 꿀잼, 노잼 기준을 공유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럼 다시와서 광주는 왜 노잼인가?

쇼핑몰이 없어서 노잼인가?

아니다.


이 주장은 최근 복합쇼핑몰 담론이 생기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머리를 들었다.

그 전엔 노잼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왜 아직도 유스퀘어 팔이를 하는 사람이 있을까?



일단 유스퀘어ㅡ신셰계ㅡ이마트 조합은 그 당시에만 해도 전국에서도 드문 시너지 조합이었기 때문에

타지 애들한테 통칭 ‘유스퀘어’있다고 뭉뚱그려 말해도 그들에겐 처음보는 낯선 조합이기라 ‘오 그런게 있구나’ 하고 넘어갔던 시기였다.

지금은 문화소비시설이 대형화, 복합화 되어가기 때문에 00년대의,유스퀘어로는 더이상 통하지 않고 좀 더 진일보한 복합쇼핑몰이 대세가 된 것이다.



근데 ‘그럼 광주만 최신 복합쇼핑몰이 없네? 남들 다 있는데 아 씨 노잼도시’ 가 아니라 

이 글을 제대로 읽었으면 드는생각이

‘어 그럼 쇼핑몰을 지어도 이제 다른애들이 갖고있는게 이제 생겼기 때문에  꿀잼이 될 수 없는건 아냐? 어차피 남들도 다 있다메. 광주와서 낯섬을 느낄 수 있긴해? 꿀잼은 낯선공간이 많아야 한다며’

야한다.



그렇다. 광주가 노잼도시인건 시민에게도, 타지인에게도 이 낯섬을 느끼는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상무지구는 어딜가도 있는 신시가지요,

대부분의 택지는 수도권이든 부산이든 어딜가도 다 볼 수 있는 흔한 택지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즐거움이 없었다.


태생적으로 산이 많아 경관적 변화가 다채로운 다른 국내의 도시들과 달리 평지에 펼쳐진 도시로써의 광주는 이 흔한 택지지구조차 항상 보는 뷰포인트가 같다.

쉽게말해 흔한 아파트 단지라도 다가가며 오르락 내리락 보는 각도가 달라진다면 보는 거리마다 모습이 달라진다.

근데 광주는?


즉, ‘광주만 갖고있는것’ 이 없다.


이제와서 고층빌딩꼽고 쇼핑몰 짓는다면 노잼이 꿀잼이 되나?

아니다. 고층빌딩을 꼽아도 다른지역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빌딩이면 말짱 도루묵이요,

쇼핑몰을 지어도 다른곳에서 볼 수 있는 어매니티면 이또한 꽝이다.


그래도 그나마. 진짜 아주 다행인점은 더현대나 스타필드나 제안서의 내부 어매니티만 보면 일단은 광주에서만 볼 수 있는 시설들을 채워 주려 하기 때문에 한결 낫다.


그러나 유스퀘어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결국 유행은 계속 돌고 돈다.

언제 지금 힙하다는 상가가 꾀죄죄 해보일진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륙도시의 숙명으로써 평생가는 황금낳는 오리같은 킬러 콘텐츠와 담론을 하나 만들어야 한다고 감히 주장한다.


진짜 꿀잼도시가 되고싶으면 일단 공항부지중 일부에 에 테마파크+레이싱파크 같은 다른곳에서 볼 수 없는 체험시설을 유치한다던지.(테마파크 : 애들, 자차로 몰아보는 래이싱파크 : 아빠) 타겟팅 하여 가족의 원스톱 관광지화

기아차를 이전시키고 개발하는데 일부에 호수공원과 400m급 타워를 세우고, 무진대로를 수직으로 횡단하는 대관람차를 세운다던지.

금호타이어 이전 한다면 송정역의 바로 뒤에서 황룡강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유리 식물원을 만들어 송정역의 어매니티를 끌어올린다단지.

일단 광주 무진대로는 전국 어딜가도 볼 수 없는 어마어마란 도로잖아? 그걸 관광지화 하기 위해 거기에 약간의 시설을 가미하는거지.


도로를 가로지르는, 도시가 메인뷰가 아니라 쭉 뻗은 대로가 메인뷰인 당황스러운 대관람차와 함께 타워를 세우던지.

타워는 수완, 첨단, 무등산 등지에 분포한 송전탑 통합이전하면 또 꿩먹고 알먹기 아닌가?


이런식으로 ‘남들을 따라해서는 절대 꿀잼도시가 될 수 없다’ 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한 번 구축하면 장땡이가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낯섬을 가꿔나가야 한다.


이 지속적인 개발은 광주시 총괄건축가가 말하는 특별건축계획을 자주 쓰자는데 있다.

재개발이던 걍 올라가는 아파트던 총괄건축가처럼 뛰어난 건축가가 주도하는 광주시 신속기획을 적용시켜 디자인, 특건등을 줄 수 있게 정례화 한다면 이분이 19년이 처음 와서 한 말처럼 광주는 건축가들이 실험히러 몰려오는 도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특색있는 건물들이 도시 곳곳에 올라온다면 내륙 지방도시의 한계를 벗어나서 광주는 fast follower가 아닌 꿀잼도시계의 first mover가 될 수 있다.


남들을 쫒아 따라하는건 복합쇼핑몰이 마지막이고(물론 도시정주요건을 갖추기 위해 최소한의 스탠다드는 지속적으로 받아들이고 업데이트 해야한다.)

복합쇼핑몰이 가시권에 들어온 이상. 우리는 시장응 전폭적으로 지지해 하루빨리 쇼핑몰을 마무리 짓고 총괄건축가와 함께 그 너머의 도시공간적을 바꾸어 본질적인 꿀잼도시를 향해가야한다고 글을 끝마치고 싶다.



타지인들이 무엇을 보고 광주에 왔다고 느낄것인가?

민주화 항쟁의 유적만으론 도시 발전과 관광객 유치엔 유의미한 요소가 없었다.

앞으로 어떤 체험시설과 어떤 경관으로 매력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오직 광주에서만 볼 수 있는 경관과 체험 시설.

5월의 흔적과 다르게 무겁지 않고 누구나 다가올 수 있는 컨텐츠가 무었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