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김영록 전남지사 등 저격 발언’ 파장
“지지부진 군공항 해법, 정치력 발휘 책임 강조한 것”

강수훈 광주시의원이 14일 본보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치의 실종”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온 발언에 이례적으로 전남도의회까지 논평을 내는 등 지역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해당 발언은 강수훈 광주시의원이 지지부진한 군공항 이전 문제를 거론하며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 등을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아주 무능한 김영록 전남지사 반성해야 한다. 김산 무안군수는 사퇴해야 된다고 보고, 강기정 광주시장은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

 강 의원이 지난 8일 열린 광주군공항이전본부를 상대로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지부진한 군공항 이전을 질타하며 내뱉은 발언이다.

 이 발언을 두고 전남도의회는 논평을 내 “광주시의원으로서 품위에 맞는 언행을 하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강 의원은 “욕을 먹더라도 해야할 말을 하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정치인으로 해야할 말 하겠다”

 14일 본보와 만난 강 의원은 군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시장, 도지사 등을 저격한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실무단위에서 공문을 주고 받으면서 논의하고, 해결될 사항이 아니다”며 “지금까지 군공항 이전 문제가 진전되지 못했던 이유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행정사무감사에서 “정치의 실종”을 거론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강 의원은 “‘정치의 실종’은 핵심 결정을 할 수 있고,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 무안군수 등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며 “무안군수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비전을 위해서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군공항 이전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전남도지사는 무안 지역민들 설득을 위해 나선다고 하지만, 담화문 발표로 끝나서는 안된다. 설득하려면 감동을 줘야한다”며 “광주시장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으로 다양한 갈등 상황에서 소통과 가교 역할을 했을텐데,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아 지적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어렵고, 욕을 먹더라도 해야할 말을 한 것이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입장 변화는 없다. 전남도지사의 역할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는데, 오히려 도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전남도의회 차원에서 사과요구 성명서가 나왔다는 점에서 쉽게 이해는 되질 않는다”며 “개인적인 정치 소신 중에 하나가, 할 수 있는 일만 하는 사람은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비록 어렵더라도 해야할 일을 하고, 때로는 욕을 먹더라도 해야할 말을 하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가스비 인상 저지 “정치인으로서 보람”

 군공항 이전 문제에 있어서 광주시장·전남지사·무안군수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광주시의회, 전남도의회, 무안군의회가 그 역할을 함께 해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 공동으로 (가칭)군공항 이전과 무안공항 활성화 TF나 특위 구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처럼 강 의원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연일 화제의 대상에 오른다. 그야말로 광주시의회 스타 정치인이다.

 그는 최근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해양도시가스 인상 요금 움직임을 저지해 결국 동결토록 하는 등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강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해양도시 요금 인상 이슈는 단순하게 몇 퍼센트를 올릴지 또는 동결할지만 결정하는 문제만은 아니었다”며 “삶의 필수재인 에너지 통제권을 오로지 투자 배당금에만 혈안이 돼 있는 자본가들에게만 맡길 것이냐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위기 시대에 에너지를 시장에서 구매하는 상품으로 규정할지, 공공재로서의 역할과 가치로 규정할지를 판단하는 일이었다”며 “기업과 부자들의 배는 불리면서 가난한 이들은 에너지 취약계층에 머물게 하고, 고통과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정치의 본령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이같은 결단을 내려준 동료 의원과 시 집행부에게 감사하다”고 언급했다.

 광주시의회의 이같은 역할이 가능한 건 동료 의원들과 끈끈한 팀워크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고 9대 의회 1년을 맞이할 때 소감을 말한 바 있다”며 “시민 여러분께서 젊고 혁신적인 의회에 기대를 해주신만큼,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의회 운영위원장으로서 내년도 본예산 심사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그는 “15일로 약 열흘간에 걸친 행정사무감사가 마무리된다”며 “도시가스 요금 인하에 관한 5분 발언과 집행부 행정사무감사까지, 광주가 도시가스 요금을 동결하게 된 결정을 맞이하게 됐는데 이러한 결과들이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행정사무감사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내년 예산 심사도 철저히 검증”

 이어 “이제 남은 건 본예산인데 광주시와 시교육청은 역대급 세수 감소로 인해 예산이 대폭 감소돼 심사하는 마음이 무겁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미래에 꼭 투자돼야 하는 사업인지 민생경제를 고려한 내용인지, ‘의회의 시간’이 도래한 만큼 시민의 입장에서 심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광주시의 묵은 현안에도 앞장서서 해결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광주의 염원과 숙원사업이 된 현안 중 신속성을 요하는 부분과 함께 행정적으로도 검토돼야 할 사안을 의회도 잘 보완해야 하는 측면 지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다양한 현안 속에서 나타나는 계층간 불균형, 공동체 붕괴, 시민 욕구 불충족에 따른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데 갈등 조정자 역할을 충실히 하는 의회의 모습도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염원과 숙원을 해결하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경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