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준비한다거나 정치를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제22대 총선을 120여 일 남짓 남겨 두고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가 내놓은 확정안을 접하며 허탈감과 소외감이 드는 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신안이나 영암은 과거 같은 선거구였기에 어색함이 덜하겠지만, 무안은 다르다. 영산강을 가로질러 놓인 두 개의 교량이 인접한 나주와는 연결 고리의 전부이다. 또, 군청 소재지 간 화순과 무안은 60km 밖이다. 한 선거구로 획정해 놓을 것을 보면서 다들 어이없다는 것이다.

 그래, 중앙정치야 그들만의 잔치이니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군민들로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하기에 저물어가는 계유년 세밑이 더 힘겹기만 하다는 것이다. 행정 최일선 민의를 읽는 필자로선 이런 모습이 애잔하기까지 한 것이다.

 아침 출근을 하면 책상 위 PC를 켜고 습관처럼 스크랩해서 올려놓은 언론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데, 광주 군 공항 무안 이전과 관련 군민 의견을 대신하는 군수님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3자 대화를 거부한다며 직무 유기(?) 운운한 것이다.

 말이면 다 말일까? 직무유기(職務遺棄)란 맡은 일이나 책임을 다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을 일컫는다. 기사가 되었건 사설이 되었건 지방언론들도 단어 선택에 좀 더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의에 의해 공무담임권을 행사하는 군수로서 군민들이 받기 싫다는 혐오(?) 시설을 어떤 군수가 받겠다고 하겠는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반대를 하는 것인데 직무유기라니!

 광주 군 공항 무안 이전. 필자는 광주에 있는 공군 제1전투비행장이 살고 있는 무안은 물론이고 함평을 포함하여 전남으로 옮겨 오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봉황의 깊은 뜻을 황새가 알 리 없겠지만 광주시민들이 애물단지(?) 취급하는 군사시설을 받겠다는 분도 있고 자기네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분도 있다.

 정치를 하는 분들의 이런 내심을 알 수는 없지만, 필자는 소시민답게 전남에서 받지 않겠다고 하면 옮겨갈 곳이 없는 전투비행장은 현 위치에 그대로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서 제발 그렇게 되길 바라고, 내 지역민들에게 한목소리를 내달라는 주문을 하는 것이다.

 내가 싫으면 남도 싫고, 내가 좋으면 남도 좋은 법이다. 또, 같은 군사시설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광주군공항’ 과 ‘공군제1전투비행장’의 어감(語感)은 천양지차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군(軍) 공항이라고 하면 민간 공항과 대조되는 의미지만, 전투비행장이라고 하면 전투(combat)라는 단어. 즉 ‘싸운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 무엇보다 싫은 것이다.

 소지역주의가 팽배하다 보니 우리 군민 중에도 전투비행장 포함 혐오(?) 시설에 대해서는 내 동네 내 지역만 아니면 어디로 가든 상관이 없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필자는 살고 있는 지역은 물론이고 고향 땅에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요즘 광주 군 공항의 무안 이전을 반대하는 군민들의 여론이 너무 완강해서인지 반강제적으로 떠넘기려는 측에서는 별의별 방법을 동원하여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양자 회담이니 3자 회담이니 하는데, 어림없다며 눈 하나 끄떡 않고 제 목소리를 내주는 군민들이 대단하다. 아무래도 무안반도(務安半島) 통합을 다섯 번씩이나 막아 내면서 터득한 비결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당당하게 얘기한다. “또 다시 당신들의 저력(底力)을 보여 주세요!”라고.

 이재광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