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부터 중3까지 4년 유학 다녀온 다음 한국 국제학교 다니는 학생이고, 현재 한국 기준 고등학교 2학년에 진입했습니다. 캐나다 쪽을 목표로 생각하는 중이지만 미국이나 영국, 필요할 경우 다른 유럽 쪽 대학도 고려 중입니다. 한국 대학은 검정고시를 보지 않아 아쉽게도 못 갑니다...

이제 고2 말쯤 입시서류를 제출해야합니다. (외국 대학들은 대부분 11학년 때 서류를 받습니다.) 슬슬 반도 분화되어 문과반 이과반이 갈리는 시기고, 몇몇 친구들은 AP라고 대학 교육 미리 듣는것과 유사한 개념의 더 전문화된 수업을 받기도 합니다. 저도 나름 생각은 해보고 있었으나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참 막막합니다.

우선 자가검사나 심리검사를 여러 차례 해봤는데, 결론이 참 애매하게 나옵니다. 보통 자주 나오는 키워드가 인간친화능력, 사회공헌,언어능력인데 상담사분이랑 얘기할 때는 수학과 논리적 능력이 엇비슷하게 발전한 상태라고 하십니다. 사회과학이나 문화예술, 문학계쪽 직업들이 자주 나왔습니다. 다만 완전히 이과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공학이나 순수/응용수학, 화학, 전기, 물리를 할 재량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확실히 이과쪽 과목에서 선전하지 못합니다. 

성적도 마찬가지로 애매합니다. 좋은 대학 갈 성적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상담사분도 일단 성적이 안 되서 못 가는 케이스는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느 한 쪽에 완전히 특화된 성적은 아닙니다. 과목별 성취도를 보면 한 과목은 98%, 다른 과목들은 90-80%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친구들이 있고 전 과목이 90% 중간-하위에서 왔다갔다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저는 후자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공부하는 방법을 보자면, 문과에 가깝다고 할 것 같습니다. 수식을 대입해서 문제를 풀기보다는 암기와 이론 엮기를 선호합니다. 정답이 정해진 것보다 정해지지 않은 것들을 더 선호합니다. 그래서 비디오 제작 숙제, 포스터 만들기, 발표 등에서는 잘 하지만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류의 숙제에서는 좋은 점수를 못 받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벼락치기를 시작하면 끝까지 해서 프로젝트 전날에 나머지 반을 새벽 5시까지 깨서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외활동은 일관적이지는 않지만 문예창작 동아리, 연극 동아리에서 주로 활동했고, 역사 대회(이름을 말하면 너무 특정되서..)에 나가서 해외 결승까지 진출해보고, 해외 봉사도 해보고... 여러가지 해봤다고 할 것 같습니다. 최소한 서류에 쓸만큼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제 전공에 대해 그리 압박하는 편은 아닙니다. 부모님들은 딱히 제가 가면 좋겠다는 대학이 없고, 학과도 마찬가지로 없습니다. 그냥 알아서 가라고 하십니다... 가족도 뭐 편중된 집안이 아니라, 마케팅, 컴공, 은행원에 유치원 교사 등등으로 많은데... 전부 하는 말이 똑같아요. 그냥 가고싶은데 가라고, 전공은 어차피 나중 가면 다른 곳으로 취업하게 된다고...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그 말이 안 믿기더라고요. 요즘 시대를 잘 모르는건가 싶기도 하고...

예전에는 심리학이 가고싶었습니다. 사람 대하는 것과 사람이 왜 그런 일을 하는건지에 관심도 있었고, 언어적 소양도 필요한 과목이라고 들어서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심리학과 가면 무조건 대학원 + 취업문도 좁고 + 돈도 못 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는게 느껴져서 들어가고는 싶지만 꺼려지지가 않습니다... 상경계쪽으로 간 다음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으로 심리학을 해보는게 그나마 할만한 선택지라고 느끼는데 경영학이나 회계학이 제게 맞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완전한 이과가 아닌건 단연할 수 있는데 취업도 생각해야 하고 학과 공부가 나에게 맞는지도 생각해보고 해야하니까 막막하네요.

새벽감성에 젖어서 주저리주저리가 많았습니다. 인생이 전체적으로 어찌 흘러갈지 모르겠어서 큰 고민이네요, 해외 대학이니 대학원 등에도 비용이 들 것 같아 부모 부담도 무섭고... 대학이라는 존재가 너무 큰 것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숙제나 열심히 해야하나?

조언 주시면 감사히 받고 잘 고민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