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닌도 이 글을 통해 컨테스트에 참가하려 함. 다만, 컨테스트의 공정성을 위해 보닌은 우승 후보에서 제외할 생각이며 다른 글들을 우승 작품으로 선정할 생각임.


 나의 입시생활은 대략 중학교 1학년 시절로 올라간다. 당시 나는 그 나이대의 여느 학생들처럼 아직 초등학생 티를 벗지 못해서 꿈도 수시로 바뀌던 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책 한권을 사오셨는데 바로 이 책이 내가 입시를 남들보다 빨리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당시 아버지께서 사오셨던 책 한권


 바로 위 사진속의 책이었는데 이 책은 각 원소들이 어떤 방식으로 발견되었고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 써놓은 책이었다. 이 책은 저자의 위트와 필력을 역자가 센스있게 번역해서 담아낸 덕분에 나의 눈길을 쉽사리 끌어들였다. 그 이후 나는 한동안은 주기율표에 빠져 살았었다. 이 책 뿐만 아니라 뉴턴 과학잡지 2016년 7월호, 사라진 스푼, 네이버캐스트 화학산책, 그리고 중학교 도서관에 있던 수많은 과학책들까지 모조리 내 눈을 피할 수 없었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과학자가 돼서 평생 화학을 연구해야겠다는 야심찬 진로를 설정하게 된다.


당시 나의 눈을 사로잡던 네이버캐스트

 

그러던 중, 나는 영재교육원에 지원하게 된다. 그때 당시 우리 동네는 집 앞에 성인오락실이 버젓이 운영되던 질이 좋지 못한 동네였으며 우리 학교는 그 중에서도 노는 애들이 많았던 학교였다. 그런 환경에서 과학에 대한 나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재능으로 비춰졌으며 그러다보니 영재원 선발 공고가 뜨자마자 주위 애들은 나를 영재원으로 지원하도록 바람을 넣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여태까지 영재교육원을 보낸 적이 없으니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으며 나는 학업계획서를 쓰고 면접을 본 일까지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나는 덜컥 합격해버렸으며 곧바로 영재교육원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영재원에서 깨달은 것은 총 두가지였는데 그 중 첫째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존재였다. 영재원 입학식과 영재원 캠프는 인근의 경기과학고에서 진행했는데 그때 당시 경기과학고의 시설과 여기저기 전시되어있던 각종 산출물들은 내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들었다. 나는 저 산출물들을 만든 선배들처럼 과학공부를 하기 좋은 환경에서 나만의 산출물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과학고등학교나 영재학교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중학생이던 나의 눈을 사로잡았던 경기과학고의 전경


두번째는 바로 학구적인 분위기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의 모교는 면학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해마다 반에서 40% 가량이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과학고, 외고, 자사고에는 여태껏 단 한명의 합격자도 배출해내지 못할 정도로 아이들의 공부에 대한 관심은 희박했으며 그러다보니 나와 아이들은 관심사와 대화 수준이 판이하게 달랐으며 공부해야겠다는 자극도 별로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영재교육원에서 나보다 더 수준이 높은 아이들과 대화해보니 다른 아이들에게서 배울 점을 많이 찾을 수 있었으며 나도 이런 아이들처럼 똑똑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자극을 많이 받았다. 그러자 나는 과학고나 영재학교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수준이 높은 학교를 가서 고등학교 3년동안 많은 아이들에게 자극을 받고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절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