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빈 봉씨가 부리는 나인 중에 소쌍이라는 나인이 있었다. 소쌍은 매우 아리따웠다. 


성격이 사내 같은 순빈 봉씨는 문종의 외면 속에 소쌍과 금단의 관계에 빠지게 된다.


대식. 궐 안에서 궁녀들끼리 동성애를 하는 것을 뜻한다. 궁녀는 모두가 왕의 여자이기 때문에 혼인도 할 수 없고 

연애도 금지되었다. 따라서 왕의 선택을 받지못한다면 평생 처녀로 늙어 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끝없는 외로움에 

서로간에 사랑에 빠지는 궁녀들은 언제나 있었고,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하지만 그 대식이 발각될 경우 결과는 처참했다. 대식을 한 궁녀는 발가벗겨져 장틀에 묶이고 숨이 끊어질 때까지 

곤장을 맞는 장살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 대식을, 궁녀도 아닌 세자빈이 저지르는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었다.


한번 동성애에 눈을 뜬 순빈 봉씨는 7년간 묵은 성욕을 한꺼번에 풀기라도 하듯이 매일 같이 소쌍과 동침하였다.

소쌍은 대식이 발각됐을 경우 어떤 결말을 맺는지 알기에 매우 두려워 하였으나, 하늘같은 세자빈의 명을 거역할 수도 없었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했던가. 결국 궐안에서는 은밀한 소문들이 나기 시작했다. 세자빈이 세자의 소박 속에 매일같이 궁녀를

침상에 끌어들인다는... 


결국 이 소문은 내명부 감찰부의 귀에 들어갔고, 소식을 들은 세종과 소헌왕후는 경악했다. 어찌 왕실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으며 사실이라면 이게 대체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결국 소헌왕후는 소쌍을 잡아들이게 했다. 


소쌍은 겁에 질려 소헌왕후 앞에서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한체 발발 떨고 있었다. 


소헌왕후: 요즘 궐안에서 들려오는 너와 빈궁간의 흉흉한 소문이 사실이더냐?


소쌍:....


소헌왕후: 사실이냐고 묻고 있질 않느냐!


소헌왕후의 서릿발 같은 호통에도 소쌍은 대답할 수 없었다. 대식을 인정한다면 죽음을 면할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헌왕후: 발칙한것! 저것을 당장 장틀에 메어라!


감찰부 나인들이 우르르 달려 들어 소쌍을 장틀에 묶고 소쌍의 하얀 볼기를 드러냈다. 




소헌왕후: 저것의 입을 열고 토설할 때까지 몹시 치렸다!


소쌍의 드러난 부끄러운 볼기 위로 곤장이 내리쳐 졌다. 




소쌍은 머리속이 하예지는 것 같은 고통속에서도 이를 악물고 견뎠다. 자백한다면 어차피 장살을 당할 터였다. 

소쌍의 비명 소리가 감찰부를 가득 채웠다. 볼기에서 피가 터지고 혼절하였지만 그 때마다 차가운 냉수가 뿌려지며

다시 깨어나기를 반복했다. 


소헌왕후: 지독한 것! 일단 저것을 하옥하라! 내일 다시 친국할 것이니라!



[여기서 부터는 창작. 원래 봉씨는 고신을 받지 않았음.]


다음날, 소쌍 보다 먼저 끌려온 것은 순빈 봉씨였다. 순빈 봉씨는 하얀 소복차림으로 끌려와 소헌왕후 앞에 무릎 꿇려졌다.


소헌왕후: 빈궁, 그대가 나인 소쌍과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일을 벌인게 사실인가?


세자빈은 시치미를 떼었다.


순빈 봉씨: 중전마마! 억울하옵니다! 소녀가 어찌 그런 일을 벌이겠습니까?


소헌왕후: 바른대로 고하지 못할까! 네가 정녕 아랫것들 앞에서 볼기를 드러내고 곤장을 맞는 수모를 겪어야 입을 열것이냐!


순빈 봉씨: 소녀는 모르는 일이옵니다. 그런 일은 결단코 없었사옵니다!


소헌왕후의 얼굴이 분노로 떨렸다.


소헌왕후: 죄인을 장틀에 메어라!


감찰부 나인들이 달려들어 팔다리를 잡자, 세자빈은 몸부림쳤다. 


순빈 봉씨: 놓아라 이것들! 어디 감히 손을 대느냐!


소헌왕후: 저런 패악스러운 것을 보았나...!


결국 순빈 봉씨는 장틀에 팔과 다리가 묶인체 속바지와 속치마가 모두 벗겨지게 되었다. 국본을 제외하면 누구도 볼 수 없었던

하얀 엉덩이가 그곳에 있는 모든 이에게 드러났다. 




순빈 봉씨: 중전마마! 소녀에게 어찌 이런 모욕을 주시옵니까! 소녀를 심문하시려거든 물볼기로 하여 주시옵소서!


소헌왕후: 닥쳐라! 여인이라 할지라도 간통죄에는 예외가 없는 법이다. 하물며 너는 세자빈이라는 신분으로 무려 대식을

하였으니 그 죄가 더욱 중하다!


순빈 봉씨는 계속해서 악을 썼으나, 곤장이 볼기위에 떨어지기 시작하자 곧 비명외에는 어떤 말도 할수 없었다.





순빈 봉씨: 아악! 중전마마! 억울... 아흑...!


결국 세자빈은 혼절하여 축 늘어졌다. 





소헌왕후: 나인 소쌍을 끌고오너라! 대질하여 심문할 것이다!


어제의 국문으로 초주검이 된 소쌍이 질질 끌려왔다. 소쌍은 순빈 봉씨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소쌍: 세자빈 마마!


언제나 사내처럼 위풍당당했던 세자빈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장틀에 묶여 볼기에서 피를 흘리며 축 늘어져 있었다.


소헌왕후: 저것도 장틀에 잡아 메어라!


곧 소쌍은 세자빈과 함께 나란히 장틀에 묶이게 되었다. 소쌍의 볼기는 어제 가해진 매질로 인해 아직도 채 아물지 않은 

상처들이 있었다. 





소헌왕후: 저것들이 이실직고 할 때까지 매우 치렸다!


세자빈에게 얼음처럼 시린 물이 뿌려지고, 소쌍의 터진 볼기에 다시 한번 곤장이 내리쳐졌다. 



세자빈과 소쌍의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결국 견디다 못한 소쌍이 외쳤다. 


소쌍: 모든걸 말씀드리겠습니다, 중전마마!


소헌왕후: 멈추어라!


매질이 멈추자 소헌왕후가 말했다. 


소헌왕후: 어서 고하거라!


소쌍: 소녀... 세자빈 마마의 명으로 세자빈 마마와... 동침을 하였나이다... 소녀가 두려워 싫다 하여도 세자빈 마마께서는 멈추지

아니하시고...


그러자 죽은 듯 늘어져 있던 순빈 봉씨가 소쌍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순빈 봉씨: 입 다물어라! 


그러자 소헌왕후가 노해 말했다. 


소헌왕후: 뭣들 하는게냐! 저 발칙한 것의 입을 다물게 하라!


순빈 봉씨의 피투성이 볼기위에 다시 곤장이 내리쳐졌다. 


순빈 봉씨: 아아악!!


세자빈이 볼기를 계속 맞는 동안, 소쌍은 울면서 모든 사실을 자백했다. 


소헌왕후: 둘 다 하옥하라! 나는 주상전께 이 사실을 고하고 죄인들의 처분을 물을 것이다.


소헌왕후는 세종에게 가서 국문한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소헌왕후: 죄인들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세종은 고심 끝에 말했다. 


세종: 세자빈을 폐서인 하고 나인 소쌍은 궐 밖으로 내 쫓는것이 좋겠소.


소헌왕후: 왕실을 능멸한 죄인들입니다! 어찌 그런 처분으로 끝낸단 말입니까? 


세종: 세자빈은 이리 아랫것들 앞에서 욕을 보았고 대식을 한 사실이 밝혀졌으니 살아도 산것이 아닐것이오. 

그리고 나인 소쌍은 세자빈에게 거역하지 못하여 억지로 동침한 것이라 하니 어찌 목숨까지 거두겠소? 그리 하시오.


욕을 본 여인은 살아갈 수 없어 자결하는게 조선이었기에, 세종은 순빈 봉씨와 소쌍을 굳이 죽이지 않아도 스스로 자진할 것이라 

여겼다. 곧, 피 묻은 치마를 입은 순빈 봉씨와 소쌍이 무릎 꿇고 있는 가운데, 도승지가 교지를 읽어내려갔다. 


도승지: 죄인 세자빈 봉씨의 세지빈 직을 폐하고, 양반의 직위 또한 폐하여 양민으로 강등한다! 

나인 소쌍은 궁녀직첩을 회수하고 궐밖으로 내쳐라!


결국 봉씨와 소쌍은 나란히 궐밖으로 끌려나와 패대기 쳐졌다. 봉씨는 악에 받쳤다. 


봉씨: 알아서 죽으라는게요? 내가 어디 순순히 죽어줄 줄 아시오!

소쌍: ...


봉씨: 가자, 소쌍아! 이 조선 천지에 어디 우리 둘 살 곳이 없을까?

소쌍: 마마... 소녀를 용서하시는 겁니까...?


봉씨: 너도 매를 견디지 못하여 그런것이 아니더냐? 나는 아직도 널 사랑한다. 너도 그러하느냐?

소쌍: 예...


봉씨는 사내같은 성품에 걸맞게 씩씩하게 말했다.


봉씨: 그럼 되었다. 내가 양반집 규수라 하여 양민을 만들면 못견디고 죽을 것이라 여긴 모양인데, 나는 보란듯이 살아갈 것이다! 

소쌍이 너와 함께!


[흔히 봉씨는 폐서인 되고 집에 돌아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했다 알려져 있지만, 이는 야사로서 봉씨의 아버지는 이 일이 있기 전에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이후 봉씨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없다. 봉씨와 함께 대식을 한 궁녀들 역시 처형되었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죽이지는 않았던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