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미친 암컷 표정을 보고 어떻게 순애를 참음? 



항상 친절히 자신의 실험에 응해주고, 도와주는 교주를 볼때마다 뭔가 가슴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끼지만, 실험실에 틀어박혀 연구에만 시간을 쓰느라, 지금 이것이 교주를 향한 연심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을 엘레나랑.



중간에 끼어들기 시작한 교주 때문에 엘레나와의 알콩달콩 실험실 라이프가 깨져버려 못마땅 하지만서도, 하루하루 교주와 함께하는 날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불편했던 감정 속에서 무언가 들지 말아야 할 감정들이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는 아멜리아.



처음에는 그저 인간에 대한 악감정이 남아있기도 해서, 교주를 조수 겸 실험체로 막 써댔을 두 엘프들이었을 테지.



인간놈들한테 당한 것들이 워낙 많으니까, 아무리 교주라지만, 결국엔 그놈들과 같은 인간이라는 종족일 테니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테고, 속내도 그놈들이랑 별반 다를 것이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게 어찌 보면은 당연해. 



다행스럽게도, 교주가 그런 인간들이랑은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테니.



소리만 바락바락 그저 화만 낼 줄 아는 그놈들과 다르게, 늘 미소를 짓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두 엘프를 맞이하고.



뭘 해야하는 지도 안 알려주면서 그냥 하라고만 하고, 단 한번이라도 실수하게 되면 왜 이것도 못하냐고 온갖 욕을 해대는 그런 놈들과는 달리, 교주는 그 무엇이던 간에 자기가 직접 해결하려 하고, 사도들의 실수는 교주의 잘못이나 다름 없다라는 말만 하고.



물론 초반에는, 교주의 그런 행동거지 마저도 시꺼먼 속내를 감추기 위해 펼쳐놓은 위장막일 것이라고, 분명 거짓된 선의에 비롯된 행동일 것이라고, 열이면 열 의심을 줄이지 않았지만.


시간이 답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듯이, 날이 가면 갈수록 어쩔 수 없이 계속 쌓여가는 신뢰감과 믿음은, 교주와의 사이를 점점 더 가깝게 만들어 오겠지.



물론 그런 사이에도 마냥 시간만을 허비한 교주가 아니었을 거야, 그 사이에서도 여럿 사도들의 실수를 혼자 짊은 채 해결하려 하고, 사도들이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최대한 그것을 도우려 언제나 나서고.



엘레나와 아멜리아 사이에서도 그런 게 없었던 것은 아니야.


해보고 싶은 실험이 있기는 하지만, 마냥 안전하지는 않아 지원자가 없어 진행하지 못하던 엘레나의 실험을, 교주가 발뻗고 자원했기에 진행할 수가 있었고.



도출된 결과값을 원래라면 아멜리아 혼자서 밤을 새가며 정리를 하였을 테지만, 실험이 끝나자마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아멜리아 옆에 앉아 묵묵히 정리를 도와준 덕에 밤을 새는 일이 그 전보다 확연히 줄었고.



주사자국, 멍자국, 여러 실험 때문에 몸이 점점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음에도, 잦은 밤샘으로 인해 줄어드는 수면량으로 눈 밑 다크서클이 점점 짙어져가고 있음에도, 늘 미소를 잃지 않으며, '너희들이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교주라는 게 놀고만 있으면 쓰나.' 라는 말만 줄창 해대고.



엘레나는 이미 그런 교주에게 신뢰감이 저만치 산등성이 정도로 쌓일 만큼 쌓였겠지. 


그러는 동시에, 뭔가 들지 말아야 할, 그렇다고 말로 표현하기에는 뭔가 어색한 그런 감정도 조금씩 들기 시작할 것이고.



실험 후유증으로 조금만 눈을 붙여도 되겠냐는 교주의 말에 무심하게 자기 침실을 빌려주던 엘레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 침실에서 들려오기 시작하는 고요한 숨소리에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뛰어오기 시작하겠지.



그런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자기 방을 향해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내딛던 것이 어느새 코 앞을 두게 되었고.


호기심을 참지 못한 엘레나는 취침 확인을 핑계로 방문을 열어 교주와 맞닥뜨리게 되겠지.



"...드..들어갈게.. 교주?"


무드등이 은은하게 켜진 방 안에는, 엘레나가 들어왔는 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버린 교주가 침대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겠지.



침대에 살짝 걸터앉은 채 가까이서 바라보는 교주는, 참으로 넝마와 다름없는 상태였어.



부스스한 머릿결, 핏기 없는 새하얀 얼굴, 딱 봐도 피곤한 게 느껴지는 다크서클, 늘어난 셔츠 안으로 슬며시 들어나 있는 멍 든 쇄골, 사고라도 당했냐고 착각할 정도로 어딜 봐도 마냥 상처 투성이인 팔과 다리.



몰래 만져보는 팔은 잔근육 때문에 단단하지만서도, 이런저런 상처들이 눈을 적나라하게 찔러대니, 강하지만 뭔가 연약해보일 따름이겠지.



"...교주..."


엘레나는 이런 교주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가슴이 콩닥거리기도 하겠지.



이렇게 대가없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자기 실험을 도와주는 교주가 그저 한없이 고맙기도 했고, 미안하기도 했을 거야.



처음에 이런 사람인 줄 모르고 그리 막 대한 것도 창피했고, 하겠다고 나섰던 교주를 당연시 여겼었던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었기도 했고.



사과하고 싶었을 거야, 하지만 뜻대로 되는 날이 어디 있겠어, 앞에서 말하기에는 자신이 서지 않아서 늘 교주가 없을 때, 아니면 잠시 화장실에서 미안하다는 말만 읊어댈 뿐이겠지.



"...."


하지만, 분명 그런 것도 있을 테지만, 지금은 뭔가 좀 다른 감정도 섞여 있었어.



이 콩닥거림은, 이 애타는 듯한 무언가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라는 것을, 당장 무엇이라 확정 짓기에는 어려운 감정이지만, 다만 지금의 속마음보다 훨씬 더 간절하고 바란다는 것을.



...팔을 잡던 손은, 점점 밑을 향하겠지. 엘레나 자기 자신도 왜 손이 밑으로 향하고 있는 건지는 깨닫지 못했지만, 그저 본능이 외치는 것에 따라 행동하는 것 뿐.



손을 잡고 싶던 것이었을까? 그저 그거 하나를 위해서 그런 거였을까? 손에 손가락이 닿고, 그 감촉에 화들짝 놀란 엘레나가, 이내 다시금 심호흡을 하고 침을 꿀떡 삼켜대며, 부들거리는 손을 교주의 손으로 천천히, 가까이 향해 보지만. 



아쉽게도, 그런 엘레나의 바램은 결국 이뤄질 수 없겠지.




"...엘레...나..."

자기를 부르는 목소리에, 그 어떤 누구도 아닌 바로 교주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버린 엘레나는, 어디서도 볼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방을 빠져나갔어. 



그저 잠꼬대에 불과한 말 한마디에 불과했지만, 엘레나에게는 그 한마디가 너무나도 크게 다가오는 근심거리 중 또다른 하나가 되어버렸겠지.


 

화장실을 향해 달려가, 세수를 하고, 머리를 적셔도, 사라지지 않는 그 달콤한 목소리를 다시금 되새기며, 


무슨 짓을 하더라도 연해지지 않을 듯 빨갛게 상기된 볼들이 거울을 통해 보이는 것을 확인하며.


혼란이 오는 정신을 부여잡은 채로 저 바닥 구석탱이에 쪼그려 앉아, 뜨거운 숨만을 한껏 몰아쉬대며.



"뭐야... 뭔데..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내가..."



"교주.. 때문인 건가..? 아냐.. 아니야아니야!!!! 카페인 때문인 게 당연하잖아..!!! 애초에 교주 때문에 가슴이 아플 이유가 뭐가 있는데...!!!"



"..으윽....흐으.."



"....비슷한 증상을 겪는 애들을 몇몇 보긴 했는데... 다들 이유가 하나같이 똑같았어...."



"왜 고작 그런 이유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고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 그렇다면...만약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증상이 그것과 같다면..."



".....설마.. 나.. 정말 교주를...."



그저, 왠지 모르게 흐르는 정체 모를 눈물을 닦으면서, 쓸쓸히 아무도 듣지 못할 독백만 내뱉을 뿐이겠지.




아멜리아도 마찬거지였을 거야.



과로로 교주보다 아멜리아가 먼저 뻗어버린 어느 새벽날에, 이 정도면 혼자 끝낼 수 있는 양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한 숨 자두라는 교주의 말을 들은 아멜리아는 걱정됐어.



아무리 봐도 이 정도의 양을 한 명이서 끝내는 건 절대로 불가능해 보였고, 교주도 이미 체력이 다 한 듯, 자꾸만 고개를 바닥으로 떨구는 것이 마냥 좋아보이지는 않았을 테지.



둘이서 같이 하면 빨리 끝내고 같이 쉴 수 있을 텐데 조금만 더 힘쓰면 되는 걸 뭐하러 그러냐는 말에도, 교주의 계속되는 등 떠밀림에 어쩔 수 없이 쉬게 되었어.



나보다는 너의 체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게 맞지 않겠냐는 둥.



굳이 오늘까지 하라는 이야기는 없었으니까, 나도 조금만 더 하다가 쉬러가면 된다는 둥.



아무튼 금방 끝나고 나도 쉬러갈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둥, 걱정하지 말라지만 하나 같이 심히 걱정되는 말들만 가득 들은 채 결국 침대로 강제 연행 되어버리겠지.



피곤할테니까 충분히 자두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방 불을 꺼주는 교주이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편히 잠을 잘 수가 있겠어.



오히려 그런 말들이 아멜리아의 마음을 자극해버리는 꼴이나 마찬가지였을 텐데.



"...교주님을 납두고 어떻게 잠을 자란 거에요..."


..하지만 지칠대로 지친 아멜리아는 결국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의식이 떨어졌어. 



너무 나무랄 것도 없는 것이, 그런 아멜리아 마저도 이미 하루가 넘는 시간을 꼴딱 샛을 터인데, 침대에 누운 상태로 어떻게 눈을 뜬 채 밤을 지샐 수가 있겠어. 



그리고 그렇게 버텨봤자, 서로 득 될 것은 단 하나도 없으니, 교주의 말대로 단 한 명이라도 숙면을 통해 체력을 보충시켜 주는 것이 상황 상 더 올바른 정답이겠지.



..가끔씩, 미안한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교주님을 외치는 아멜리아이지만, 교주는 그 이야기들을 들을 새가 없었을 거야. 


이미 교주의 정신이 온전치 않은 것도 있긴 하지만, 아멜리아가 없는 지금은, 그 말을 들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바쁘고 힘들 테니까.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을까. 



아멜리아는 오랜만의 숙면에 꽤나 개운해진 듯, 기지개를 피고, 하품도 하고, 묵혀있던 피로는 싹 가신 것 처럼 보이겠지.



하지만 시계를 보자마자 그럴 여유는 싹 사라졌어, 눈을 붙인 시간은 어제 새벽 3시, 일어나서 본 시계는 무려 다음날 오후 5시를 가르키고 있었으니.


 

해가 슬슬 떨어질 시간에 일어난 아멜리아는 큰일났다는 생각을 하며 얼른 옷을 갈아입었어, 어찌나 급했는지 옷은 계속 반대로 입혀지고, 구두도 제대로 못 신은 채 부랴부랴 밖을 향하겠지.



'교주님은 잘 있겠지...?' 라는 생각을, '교주님은 고생했을 텐데 나는 별 대수라는 듯이 잠이나 자고 있고..!' 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 일어났어?"


..문을 열자 자신을 반기는 교주의 모습을 보자마자 아멜리아는 눈물이 핑 돌 수밖에 없었어.



조금 밖에 남지 않았지만, 역시나 아직도 끝내지 못한 작업, 쓰레기통에 쌓여있는 어마어마한 캔커피들, 그 옆으로 던져서 버린 듯 널려있는 구겨진 종이들까지.



..교주는, 자기가 이 작업을 끝내지 못할 것을 알았음에도, 피곤한 아멜리아를 위해 그저 자기를 희생한 것 뿐이었겠지.



"...밤을.. 새신 건가요.."


밤을 새고 지금까지도 계속 이러고 계셨냐는 말에, 뭔 밤을 새냐며, 나도 얼마 안되서 자러갔다는 말을 하는 교주이지만, 말이 되는 거짓말이여야 믿을 만하지, 저 비틀거리는 몸을 보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다크서클을 보고서도, '자러갔다.' 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있겠냐고.



아멜리아는 주먹을 꽉 쥐었어, 교주의 대책없는 짓거리에 화났다기보다는, 어차피 저래봤자 자신에게 돌아오는 건 1도 없는 게 분명한데, 그럼에도 저렇게 자신을 위해서 아무 이유없이 희생하는 교주를 보자니 가슴이 울컥해진 것이었어.



"으읍...흐읍....."

엘레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거야, 교주가 저런 존재인지도 모르고 그저 막 부려먹고, 거리를 두고, 막 험담을 하고.



"...화났어..? 미안해.. 그래도.. 너무 피곤해 보여서... 어쩔 수가 없었어.."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교주는 옆에서 계속, 눈치 없이 미안하다 하고, 그저 너를 위해서였다라 하고.



..부드럽게 머리를 쓸어주는 교주의 손이 오늘따라 얼마나 아프게 느껴질까, 나를 위로해주는 교주의 말이 어째서 하나의 비수로 날라오는 것 같은 기분인 걸까.



"잠시.. 어디 좀 갔다오겠습니다.."



...아멜리아는, 그런 교주의 손을 뿌리치며 어디론가 달려갔어.



교주가 싫어서 손길을 내친 것은 절대 아니야.


다만, 그저 자신이 너무나도 싫어진 것도 있고, 교주의 그런 손길을 받을 자격이 없다 생각한 이유도 있어서 그랬을 뿐이야.



교주는 아멜리아를 외치지만, 아멜리아는 계속해서 멀어지겠지. 달리고, 또 달려서, 어느 인적없는 숲 한복판에 도달하기 전까지.



지칠대로 지쳐버린 아멜리아는 풀이 무성하게 자란 숲 속에서 무릎을 꿇은 채 숨죽이며 울기 시작하겠지. 



땅으로 떨어지는 무언가가 과연 땀인지, 눈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뭐가 되었든 땅바닥을 흥건히 적시는 데에는 충분할 거야.



교주를 생각하며 흘리는 눈물도, 내 자신을 반성하려 흘린 땀 역시도, 모두.



"흐윽...흐아아아앙....교주님... 교주니임....."







...오늘도, 긴 실험으로 피곤함에 찌들어, 잠시 숙면을 취하는 교주를 양 옆에서 바라보는 엘레나와 아멜리아.  



"..교주님.. 많이 피곤하셨나 보네요.."



"....응.."



어떤 말을 해도, 어색한 기류만 흐를 것이고, 서로 마음 속에 묵혀놨던 한마디는 교주에게 입 밖으로 꺼내보지도 못한 채 그저 우물쭈물 몸만 바삐 움직일 뿐이겠지.



잠든 교주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침만 꿀떡 삼킬 줄만 알던 두 엘프들은, 이제 슬슬 한계에 다다랐을 거야.



붉어진 두 볼을, 점점 뜨거워지는 몸과 숨결을 이제 더이상은 주체할 수가 없겠지, 하지만 계속되는 긴가민가함에 교주에게 손을 뻗다 포기하고, 침대에 몸을 올리려다가 포기하고.



하지만, 자신감을 얻는 데에 뚜렷한 근거가 있다면은, 두 엘프들도 결국 이 갈팡질팡한 마음도 이겨낼 수가 있겠지.



"...엘레나....아멜..리아...."


교주의 잠꼬대, 잠꼬대라고 해봤자 두 엘프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 말고는 특별할 게 없다지만.


두 엘프에게는 지금 이 한마디 만으로도, 꽤나 큰 힘이 되어주겠지.



"으으... 언제까지고 이럴 수는 없다고..!!!"


그 말을 필두로 엘레나는 결심이라도 한듯, 교주가 누워있는 자리 바로 옆 자리에 터를 잡고, 교주의 팔을 껴안은 채 누워버리겠지.



"ㅈ..조금만이니까..!! 우리도 피곤하잖아..!!! 그.. 그치? 다른 방을 쓰기에는 너무 멀기도 하고!!! ㄱ..그..그리고.. 그 침대는 딱딱하잖아..!! 이건 중대사항이라고..!!"


 

별 되도 않는 이유로 교주의 옆에 누웠다라는 의견을 펼치는 엘레나지만, 그녀가 지금 품은 속마음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진실된 마음일 테니.



"ㅇ..아...아아!! 맞습니다..!! 이미 교주님께서 시장님의 침대를 쓰고 있다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죠..!! 마음같아선 당장 치우는 것이 맞지만..!!! 오늘은 교주님도 피곤할 테니.. 마땅히 옆에 누워 같이 자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멜리아도 그런 엘레나의 모습에 자신감을 얻은 듯, 남아있던 옆 자리에 허겁지겁 누워, 교주의 자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기 시작하겠지.



"....."



서로 겉으로는 거짓말을 치고 있을 거야. 이런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 것일 수도 있고.



"교주..님.." / "교주..?"


하지만, 지금 이 상황까지 온 마당에, 자신의 속마음을 굳이 숨겨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어, 오히려 바보짓일 뿐이겠지.



..엘레나는, 아멜리아는, 그런 확신을 단단히 머금고, 교주의 옆에 찰싹 붙은 채 귀에다가 입을 붙였어.



아쉽게도, 자는 와중에 들릴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테니까 말이야.




 

"...잘 자 교주, 함께 해줘서 고마워.. 힘든 와중에도, 피곤할 와중에도, 고통스러울 와중에도... 늘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워..."



"..미안해, 늘 못미덥다는 듯이 대해서.. 그 놈들이랑 똑같은 취급을 해버려서..."





"...어째서 그랬던 건가요, 교주님.. 둘이서 했다면 금방 끝냈 일이었을 텐데.. 아무런 상관 없는 저 하나 피곤해 보여서 재우겠다고 자기 혼자 온 밤을 지새고, 자기 혼자 쓸쓸히 고통스러워 하면은.. 제가 뭐 기뻐할 줄 알았나요..?"



"....고마워요, 저 하나 위하겠다고 그렇게... 다른 업무량도 많으실 게 분명할 텐데.. 이렇게 저희를 위해서... 그렇게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정말.. 고마워요..."

 


"...."



"...교주.." / "교주님..."





"사랑해, 그 어떤 무엇보다도.. 당신을 사랑할게."

"사랑해요, 이 마음은.. 더 할 나위없이 진짜니까요."





하 시발 순애는 채고야 ㄹㅇ


온 세상은 순애로 완성되어야만 한다.


뭐? 그런 세상은 없을 거라고?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