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산 모음집】


원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6565460


의역 많음! 번역기 사용 양해!






"시티, 이번 주말에 시간 돼?"



"주말? 별 일 없긴 한데... 갑자기 왜?"



"아~ 만약 괜찮으면 말이지, 요즘 꽤 바빴잖아? 보상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같이 스시나 먹으러 갈까 해서."



뭔가 말을 흐리는 듯한 말투를 구사하는 이 남자는 나의 트레이너다.



아니, 그냥 평범하게 권유해!



우리 사이잖아!



마음에 들지 않으니 조금 놀려줘야겠다.




"흠~ 나랑 데이트라도 하고 싶다는 거야?"



"하하, 나 같은 놈은 시티에게 어울리지 않아... 만약 그렇다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겠지."



기습하지 마!



진짜아... 귀 끝까지 빨개졌을 것 같은데!



"응? 무슨 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일단 호흡을 가다듬고 심장을 진정시켰다.



"음, 주말이라고 했지? 알았어~ 일정 비워둘게. 어디 갈지는 정했어?"



"몇 군데 후보지가 있는데, 여기로 할까 생각 중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내게 스마트폰을 건네줬다.



"흠~ 스시 카사마츠? 헤~ 평가도 좋고 입소문도 나쁘지 않아. 꽤 열심히 찾은 것 같네."



"이왕이면 맛있는 곳에서 먹고 싶었으니까."



트레이너는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다.



...사실 나는 스시집에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이름도 잘 모르는 높으신 분이 불러서 재미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는 스시를 먹기만 하는 곳...



...뭐, 트레이너와 함께라면 갈 수 있지만.






=====






~ 주말 ~



눈 깜짝할 사이에 주말이 되었다.



오늘 헤어스타일, 안 이상하지...?



시간은 오후 4시 30분, 겨울이라 그런지 벌써 해가 많이 기울었다.



새로 산 롱코트를 걸치고 좋아하는 부츠를 신는다. 손에는 스마트폰 정도밖에 들어가지 않는 미니백을 들었다.



촌스러운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을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



약속 장소로 향하니 낯익은 남자가 낯선 옷차림으로 서 있었다.



"미안, 기다렸지? 안 추웠어?"



"아니, 방금 왔으니까 신경 쓰지 마. 시티는 안 추워?"



"두껍게 입고 왔으니까 괜찮아. 그보다 할 말 없어?"



"정말 예쁘네, 시티."



"음. 잘했어."



싫어하는 말이지만, 이상하게도 그에게 이런 말을 듣는 것은 나쁘지 않다.



트레이너는 나를 제대로 봐주고 있다.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온갖 미사여구만 갖다 붙이는 녀석들과는 다르다.



"그럼 가볼까?"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향한다.



차 안에서는 트레이너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만 했지만, 그 시간이 정말 즐겁고, 편안하고, 사랑스러워서 평생 이대로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창 이야기하고 있는데 운전기사가 말을 걸었다.



"혹시 두 분, 커플이신가요?"



앗...



어? 우리 둘이 그렇게 보였어?



그 말을 들으니 옷 컬러도 비슷한 것 같고, 이대로 주간지에 찍혀서 이상한 말이 나와도 불평할 수 없을 정도다.



"아뇨, 학ㅅ... 앗!"



'시티, 뭐 하는 거야. 난 지금 오해를 풀려고...'



'당신 지금 학생이랑 트레이너라고 말하려고 했지? 그렇게 말하면 뭔가 범죄 같으니까 커플이라고 적당히 둘러대!'



'어, 어어. 알았어.'



"그, 그렇죠~ 가끔은 외식도 좋으니까요~ 하하하."



"하~ 그런가요? 예쁜 여자친구 부럽네요~"



"역시 뭘 좀 아시네요! 시티는 귀엽고, 예쁘고, 멋있는 제 자ㄹ"



"아~ 정말, 이제 그만! 당신은 이제 가만히 있어!"



"하하하, 사이가 좋은 것 같네요."



정말... 듣고 있으려니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다...



"도착했습니다. 문은 저절로 열리니 건드리지 말고 기다려주세요."



그러고 있는 사이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다.



거리의 풍경은 출발할 때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3,360엔입니다."



"네, 잠시만요..."



"우마페이로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요즘은 완전 현금 없는 시대구만."



"즉, 당신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늙은이라는 거지."



"...이번 기회에 좀 가르쳐주라."



"오케이."



세상은 이미 전자가 주류다.



잔돈을 짤랑거리는 시대는 끝났어.



"나중에 택시비 낼게."



"괜찮아. 그만큼 먹을 거니까."



대화를 나누며 조금 걸으니 인터넷에서 본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헤~ 꽤 멋지네, 분위기도 좋고."



그렇게 말하며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모델이라는 직업에 SNS는 필수, 직업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거 올렸다가 특정되는 거 아니야...?"



"이런 건 시간을 두고 투고하는 거야. 내 트레이너라면 잘 알고 있어야지."



그는 감탄했다는 듯 에~ 라고 말했다.



후훗, 바보.



"어서 오세요! 몇 분인가요?"



"개인실로 예약했던 OO입니다."



"OO 님이시군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나를 배려해 개인실 예약을 했구나.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행동을 한다.



흔히 말하는 완성된 남자 같은 모습이라고 할까.



나는 이 남자 말고는 그런 남자 모르는데.



"이쪽입니다. 신발을 벗고 올라오시면 됩니다."



코트를 벽에 걸고 방석에 앉아 다리를 쭉 뻗었다.



"아~ 마스크하고 선글라스, 이제 벗네."



"모델이라는 것도 참 힘든 일이네. 난 못할 것 같아."



"뭐,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야. 보람도 있고, 트렌드도 알 수 있고. 무엇보다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즐겁기도 하고."



싫은 일도 귀찮은 일도 많지만, 그 이상으로 즐겁다.



나도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엔 트레이너가 더 힘들 것 같은데. 이런 귀찮은 우마무스메와 함께 지내는 거, 나는 못할 것 같아."



"나도 내가 즐거워서 하는 거야. 이렇게 훌륭한 우마무스메를 담당할 수 있는 건 덤이고."



"후훗, 이해해 주는구나?"



정말 바보다.



나는 더 바보지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실례합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나무 코스를 예약하셨다고 하셨는데, 맞습니까?"



"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마실 걸 갖다 드리겠습니다. 어떤 걸로 갖다 드릴까요?"



"저는 차로, 당신은?"



"음, 나도 차나 마실까."



"모처럼 이런 곳에 왔는데 한 잔 해야지, 이런 때 아니면 또 언제 마셔."



"아니, 하지만 시티도 있고..."



"열심히 일한 보상 아니었어?"



"아니, 하지만..."



"그런 소리 하지 말고!"



"...그럼 맥주 가능할까요?"



"후훗, 알겠습니다."



그는 내 앞에서 고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한다. 술에 약한 것도 아니고, 싫어하는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자기만의 마음가짐이라고 한다.



그 태도는 칭찬할 만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럴 때만큼은 나야게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 차와 맥주, 그리고 안주입니다. 대구의 이리는 모미지오로시와 폰즈에 찍어서 드시면 됩니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그러고 보니 전채요리도 가격을 받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사실일까?



"따라줄까?"



"미성년자에게 술을 따르게 할 정도로 글러먹은 놈은 아니야."



편집사 사장님은 나에게 술을 따르게 하고 엄청 좋아하던데...



편집사 사람들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네.



당신네 사장님은 글러먹은 사람인 것 같아.



"그럼."



"건배~!"



"크으! 오랜만에 마셨는데 역시 맛있네."



"술이 그렇게 좋아? 완전 아재 냄새 나는데."



"시티가 성인이 되면 오늘처럼 술 마시러 가자. 그리고 나 아직 20대야, 아재 냄새 안 나거든?"



"보통 아재들이 그런 말하는 거 알지?"



아무렇지도 않게 어른이 되어서도 함께하자고 말해줘서 기쁘다.



"이거 대구의 이리라고 했었지? 이리 처음 먹어보는데... 꽤 그로테스크하네."



"뭐, 확실히 그로테스크하게 생기긴 했지... 음, 역시 맛있어. 속는 셈치고 한번 먹어봐."



진짜...? 뭔가 뇌처럼 생겼는데...



"피부 미용에 좋대."



그대로 집어서 먹었다.



"진짜네! 진하고 맛있어. 폰즈도 담백해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하하, 그렇지?"



"그런데 이리는 대구의 어떤 부분이야? 역시 뇌?"



"어... 음, 뭐... 그런 곳이겠지...?"



역시 그렇구나. 근데 생선치고는 뇌가 너무 큰 것 같은데? 원래 이런 건가?


(* 이리는 어류의 고환이다.)






=====






"실례합니다. 왼쪽부터 도미, 넙치, 흑점줄전갱이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메뉴판을 참고해 주세요."



"우와! 엄청 예뻐! 반짝반짝거리네!"



사진 찍자.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는 게 참 예쁘다!



"자른 모양새만 봐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확 오네."



"궁금하니까 메뉴판 좀 읽어봐."



오케이, 어디 보자... 넙치는 적초를 썼고, 도미는 껍질을 살짝 구웠고, 흑점줄전갱이는 밥에 깨를 섞었다는 것 같네."



"비싼 스시집은 하나 같이 적초 쓰더라. 왜 그런 걸까?"



"나도 잘 모르겠어. 비싼 스시집은 이번이 처음이라 적초도 처음 봤어. 그런데 이상하게 맛있어 보이네. 그럼 바로, 잘 먹겠습니다~"



"응, 잘 먹겠습니다."



트레이너는 신줏단지를 옮기는 것처럼 스시를 자기 입으로 가져갔다.



"맛 어때?"



"...! 쩔어... 지금까지 먹어본 스시 중에서 단연 최고야."



"뭐야,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뭐야, 이거!? 소름끼칠 정도로 맛있는데!?"



이거 전갱이라고 했었나?



전갱이는 그리 대단한 물고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전언 철회다. 엄청 맛있는데?



"역시 돌지 않는 고급 스시집... 회전초밥집과는 궤를 달리하는구만."



"무슨 소리야."



...그래도 이렇게 맛있는 이유는 알 것 같다.



회원제 스시집에 끌려갔을 때도, 사장에게 VIP 전용 스시집으로 불려갔을 때도 맛 같은 건 전혀 느끼지 못했다. 거기에는 나의 겉모습만 보는 인간들밖에 없었으니까.



그런데 당신은 아니야.



백년에 한 번 나온다는 미소녀 우마무스메 앞에서도 스시에 흥분하는 건 당신 말고 없을 거야.



"역시 시티랑 같이 와서 이렇게 맛있는 걸지도!"



"그렇지, 나한테 고마워 해."



그 반대야. 바보야.






=====






"엑? 넙치하고 도미 벌써 다 먹었네?"



"허겁지겁 먹었으니까. 참고로 내 거 안 줄 거야."



"으음, 도미도 참 맛있었지, 역시 생선의 왕."



솔직히 도미는 조금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그런 말은 입이 찢어져도 하지 않을 거야.



"그러고 보니 또 새 사진집 낸다고 들었는데, 진짜야?"



"맞아, 매니저가 새로운 일거리를 가져왔거든. 뭐, 사진집이라고 해도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라서 옷을 위주로 보여주는 느낌이야."



나는 전속 모델이 아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프리이기 때문에 브랜드와 콜라보를 하게 되면 사진집이라는 명목으로 그 브랜드의 상품을 입게 된다. 물론 한 회사뿐만 아니라 여러 회사와의 콜라보다.



"샘플 있는데 볼래?"



"보고 싶어."



어쩔 수 없지, 특별히 보여주는 걸로 치자.



스마트폰을 꺼내어 사진 폴더를 열었다.



"이건 유명한 회사 가방이고, 이건 얼마 전에 새로 생긴 회사 가방이야."



...지금 이거, 트레이너의 미적 센스를 판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센스 꽝이면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알려줘야지.



"당신은 어떤 코디가 가장 마음에 들어?"



"음, 이 코디가 제일 마음에 들어."



"...이유는?"



"코디 같은 건 잘 모르지만, 이 시티가 가장 즐거워 보여서."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잖아!



...어라? 나 그렇게 알기 쉬운 사람이었어?



좀 부끄러운데...



"흠, 뭐, 꽤 괜찮은 것 같네."



"오? 나도 모델이 될 수 있을까?"



"하하, 꿈 깨."



"실례하겠습니다. 다음은 왼쪽부터 참치살, 중뱃살, 대뱃살입니다."



"오, 참치다."



"아까보다 더 예쁘네."



사진 찍자.



"아 참, 조던한테 보내줘야지."






~ 메시지 ~


시티 『사진』


시티 『사진』


조던 『뭐임? 스시? 완전 부럽네~!』


조던 『혼자?』


시티 『아니? 둘이서.』


조던 『응? 누구랑? 설마 남친?』


시티 『아니거든?』


조던 『그럼 누구?』


시티 『비밀.』


조던 『백퍼 남친 같은데...』






"뭐라고 왔어?"



"부럽네~ 나도 먹고 싶어~ 라고 왔어."



뭐 됐어. 시끄러우니까 알림 꺼야겠다.



"참치도 맛있네. 대뱃살은 속이 좀 쓰릴 것 같지만."



"그 정도면 아재를 넘어 할배 같은데?"



"시티도 나이를 먹으면 알게 될 거야. 그리고 나는 아재도 할배도 아니야. 아직 20대야."



"뭐, 됐어."



으음, 맛있어!



역시 스시는 참치가 최고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내 혀는 아직 어린애인 걸까.



"당신 요즘 좀 어때?"



"어떠다니, 뭐가?"



"이제 나이도 있으니까 좋은 상대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내가 물어봐 놓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지금은 없어. 그리고 나는 아직 그런 거 생각할 나이도 아니고."



"그래? 여친 안 만들어?"



묻고 싶지 않은데, 자꾸 묻게 된다.



"글쎄, 안 만들 것 같은데. 평생 독신일지도."



"왜?"



"결혼도 일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그리고... 시티에게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계속 시티를 따라가기로 결심했으니까."



...!?



아까부터 어렴풋이 생각했지만, 지금 백퍼 취했어!



낯뜨거워서 어떻게 있어야 할지 모르겠어!



"아, 그래?"



아~ 맛있다~



엄청 맛있네~






~ 메시지 ~


조던 『누구야!』


조던 『나 몰랐어!』


조던 『이모티콘』


조던 『이모티콘』


조던 『이모티콘』


조던 『이모티콘』


조던 『이모티콘』


조던 『이모티콘』


조던 『백퍼 남친각인데』




시티 『시끄러우니까 입 다물어!』


조던 『먄』






"실례하겠습니다. 다음은 왼쪽부터 전어, 성게, 단새우입니다."



사장님, 감사합니다. 이제야 마음이 안정됐어요.



"이번엔 전어, 성게, 새우구나."



"나 성게 못 먹으니까 당신 줄게."



"응? 그래?"



"뭔가 약품 냄새 같은 게 나서 싫어."



"그렇구나, 그래도 한번 먹어봐. 생각이 바뀔 거야."



그래~ 조금 정도는... 맛있어!



이게 뭐야, 성게가 아닌 것 같아! 성게가 이렇게 달았어?



"싸구려 성게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긴 해. 하지만 고급은 역시 다르지?"



"응, 엄청 맛있어."



"다행이다. 그럼 오늘부터 골드 시티가 아니라 골드 우니로!"



...이제부터 술 먹이지 말자.



백해무익하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괜히 미안해진다.



전어는 신맛이 살짝 났고, 단새우는 이름 그대로 달달하다.



"저기, 뭔가 재밌는 이야기 좀 해봐."



"정말 갑작스럽네."



"내 트레이너니까 그 정도는 해야지."

"...그래, 3년 전쯤에 있었던 일인데, 한 우마무스메를 만났어."



"그래서?"



"정말 예쁜 아이였어. 그런데 왠지 예쁘다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것 같았어."



"흠, 별난 애네."



"그렇지? 하지만 정말 대단한 녀석이었어, 눈 깜짝할 사이에 나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었거든."



"트레이너의 실력이 좋았던 거 아냐?"



"글쎄. 답을 아는 건 트레이너가 아니라 그 아이겠지."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걔는 트레이너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



"그래? 그랬으면 좋겠네."



후훗, 장난하는 거 아니야. 바~보.



"실례합니다. 왼쪽부터 홍합, 가리비, 고둥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가리비된장입니다. 오늘의 코스는 여기까지입니다. 느긋하게 즐기시기 바랍니다."



벌써 마지막이다.



오늘의 시계는 왠지 평소보다 더 급한 것 같다.






=====






"당신 요즘 바빠 보이던데 일이 그렇게 많아?"



"응? 아, 실은 URA에서 연락이 왔어. 팀을 만들거나, 프로팀 트레이너를 할 건지 물어보던데?"



신인 트레이너의 담당이 갑자기 URA 파이널즈에서 우승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흐음, 잘됐네. 당신과 함께한 3년 즐거웠어. 슬퍼지네."



"무슨 소리야. 평생 시티를 따라갈 거라고 했잖아. 바쁘다는 건 거절 연락을 넣고 있기 때문이야."



우는 척하던 나에게 츳코미가 날아왔다.



"그래도 괜찮겠어? 월급이 껑충 뛸 텐데?"



"이 일, 돈 때문에 한 거 아니야."



돈만 있으면 이 스시도 매일 먹을 수 있을 텐데.



미안해, 가리비쨩, 한동안 못 만날 것 같아... 음, 역시 가리비는 소금이구나.



"그러고 보니 시티에게도 섭외가 왔었는데? 유명한 프로팀의 지명이야."



"진짜!? 너무 기뻐서 트레이너의 가리비도 먹어 버렸네!"



"엑? 우왓, 나중에 먹으려고 남겨 둔 거였는데...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눈물을 흘리면서도 짓궃은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정말, 굳이 말로 해야 돼?



"당연히 거절이지. 나는 어디의 누구 씨 앞에서 계속 달려야 할 것 같아."



"그래, 그럼 그렇게 할게."



"후~ 해산물 냄새."



"가리비된장 맛있네, 이게 일본 갬성이지."



"후훗, 뭐라는 거야."



아아, 마음이 편안해진다...



정말 아늑하다.



남자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섬세함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모양이다.



기뻐해, 트레이너.



내가 마음을 허락한 남자는 이 세상에서 단 한 명뿐이야.






=====






"슬슬 갈까?"



"오케이."



"실례합니다. 계산이요."



"네, 알겠습니다. 계산은 이쪽입니다."



"...이걸로."



"네,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양심적인 가격이다.



트레이너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평온한 척하고 있지만, 얼굴이 굳어 있다.



"정말 맛있었어."



"맛있었어."



"감사합니다, 남편이 응원하고 있어요."



"아하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나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모델과 레이스 중 어느 쪽일까?



"하아~ 맛있었어! 고마워, 트레이너."



"기뻐해줘서 나도 기뻐.'






=====






"저기, 좀 걷지 않을래?"



완전히 어두워졌지만, 반짝이는 거리 풍경이 그것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조금 앞을 걷는 나를 트레이너가 쫓아온다.



"또 데려다 줘."



"그건 지갑이랑 상의해야겠지만... 한참 후의 이야기가 될 것 같네."



"그래~ 어쩔 수 없지. 뭐, 언제든 상관없어."



걸음을 멈추고, 금발의 머리칼을 휘날리며 천천히 돌아보았다.




















































































































"당신과의 시간이라면, 몇 십 년이고 비워둘 테니까."








= 끗 =


아오ㅋㅋ 아카ㅋㅋ 고루시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