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마작 배틀물 사키는 누가 봐도 남성향 만화이고, 여성 독자도 제법 되는 편인데도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이 매우 드물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1. 하라무라 노도카라는 폭유토템의 존재



이 작품의 두 주인공 중 한명인 하라무라 노도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핑발 캐릭터다. 등장인물 중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폭유를 지니고 있다. 노도카의 눈 앞에서 가슴 ㅈㄴ 크다고 왕찌찌 드립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데도 사막여우마냥 이미 모든 것에 초연해져서 아무렇지도 않게 대응하는 노도카가 너무나 매력적. 자기 폭유에 대해서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그냥 다 받아들인 듯한 그런 느낌. 이런 사소한 장면들이 아 이거 남성향 작품 맞구나 하는 확신을 독자에게 준다. 이 정도로도 상당한 역할을 하는 토템인데, 작가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초등학교 4학년 당시 노도카의 가슴을 탐욕스럽게 바라보는 클래스메이트의 모습. 하라무라 노도카는 초등학교 4학년 당시, 이미 초등학교 6학년 선배들의 모든 가슴을 압도하고 있었다. 아니 이게 뭐야 왜 이런 에피소드 넣는데 


 어쨌든 계속해서 반복되는 노도카 가슴드립은 이 만화의 정체성이 기본적으로 남성향이라는걸 계속 드러내는 장치이고, 그래서인지 사키는 여성독자가 꽤 많은 편에 속하는 만화인데도 이 부분에서 별로 비판은 없는 편이다. 



 2. 작가의 정신나간 패션센스


노도카가 평상시에 에쁘다고 즐겨입는 일상복을 보자.



 이 애 패션센스는 어떻게 되어 처먹은걸까 싶을 정도로 남자도 의아해지는 사복 센스. 이게 단순한 컨셉 표지 일러가 아니라 본편 에피소드 안에서 진짜로 저렇게 입고 다닌다. 성격은 청순계 히로인이기 때문에 옷과의 이 부조화가 더더욱 당황스럽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저 정도면 사복이 얌전하고 정숙한 편이다.




쿠니히로 하지메 


 입었는데 안입은 애 1호기. 이 작품의 뒤틀린 사복센스가 모두 응축되어 있는 캐릭터. 분명 옷 비스무리한 뭔가를 걸치고 있는거 같은데 도저히 옷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메가 일상생활에서 저러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한번 등장한 이후로, 노도카의 모든 사복차림은 '정상적'인 옷차림으로 독자에게 받아들여졌다. 노도카는 적어도 하지메처럼 막나가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하지메의 뒤를 잇는 초신성이 작품 중반부에 등장한다.





 우스즈미 하츠미. 입었는데 안입은 애 2호. 얘는 걍 놀라움.



흑백으로 봐도 놀라움. 걍 얘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와... 와아... 아닛... 아닛... 대체 뭔데 자세... 이런 옷에 이런 자세라고...? 이런 마작물에서 나오면 안되는 감상만 나온다. 저 짤보고 쟤 왜 팬티없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사실 이 작품 독자라면 쟤 포즈나 유두 드러나는게 신경쓰이지 노팬티 정도는 전혀 신경안쓴다.


 왜냐면 이 작품에 팬티를 입은 여캐는 없거든.



 노도카도 팬티 안입고 다닌다.


 이렇게 패션센스가 막나가는 작품이다보니 오히려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은 적었다. 사키가 여성의 신체를 성적대상화한다는 비판을 해봤자 독자들은 남다 독자던 여자 독자던 '그거 보려고 사키 보는건데...' 하면서 신경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노대미지다.




 결론을 말하자면 여성혐오 논란 같은 건 작가가 초반부에서 '이 작품은 이런 색채의 작품, 이런 것을 원하는 독자를 위한 작품입니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어필하지 못해서 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초반부터 빼지말고 노빠꾸로 박아버리면 오히려 표현의 폭이 더 늘어나서 작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걸 사키가 보여줬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