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TS보정이라는 게 

단순히 예쁜 여자가 되어서 꿀 빨고 싶다는 작가의 욕망이 아니면 좋겠다.


그것보다는 좀 더 음습하고, 더 깊고, 더 축축한 무언가이면 좋겠다.


정신병처럼

끊임없이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고 열등감에 시달리고

거울에 비친 내 얼굴, 내 몸, 그 무엇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자괴감에 빠지고,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사실 잘생겼는데 본인만 자신의 외모를 싫어함' 뭐 이런 것도 아니고

그냥 추하게 생긴 놈이


외모로 업신여김을 당하는 걸 보고 싶다.


그렇게 추한 놈이 추하고 추하기만 하고 추해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여자로 변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원래 못생긴 놈이 여전히 못생긴 거나, 원래 잘생긴 놈이 여전히 잘생긴 거는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만한 요소가 없어.

원래 잘생긴 사람이 추해진 외모와 그에 대한 반응에 절망하는 거는 꽤나 괜찮겠지.

하지만 원래 추한 사람이 갑자기 예쁘고 귀여운 미소녀가 된다?


원래 주인공의 외모를 보고 알게모르게 비난하거나, 

그게 아니면 불쌍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이

외모에 대한 언급조차 안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주인공의 바뀐 외모를 찬양하기 시작하는 거임.


심지어 어떤 사람은 질투조차 느낄 수도 있겠지.


외모로 인해 견제당한다는 경험을 한 번도 못해본 주인공이, 여자가 된 이후에 다른 여자애들한테 뒷담화도 당하고

대놓고 욕먹기도 하고


이러면 주인공이 어떻게 행동할지가 너무 궁금함


TS보정 덕분에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는 외모가 되어서, 행복해질까?


바뀐 외모조차, 모든 사람들이 전부 사랑하는 그 모습조차 혐오하면서 이전보다도 더 방안에 틀어박혀서 혼자 있을 수도 있어.

여자로 변하고, 모두가 예쁘다고 말한다.

스스로도 객관적으로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거울 속 모습이 끔찍하게만 보인다.

끊임없이 남자 시절 외모의 온갖 부정적인 면이 겹쳐서 보이는 거임


아니면 이제는 본인이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면서 본인의 우월함을 증명하고자 할 수도 있겠지.

남자들을 적극적으로 꼬시면서 놀다가 상처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상대방의 자존감을 바닥으로 떨어트리는 거지


원래 자신을 보고 욕하던 사람들을 역으로 비웃을 수도 있고

정신이 나가 버려서, 자기 존재 가치를 잃어버려서, 끝없는 자기혐오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뭐가 되었든 그게 정상적이고 행복하지만은 않으면 좋겠다.


겉으로 당당하건, 소극적이건, 주인공의 행동의 원천은 낮은 자존감이며

인간관계는 변하기 전 이상으로 파탄나고...


이런 외모 콤플렉스라는 소재가 너무 좋다.


사람들의 칭찬으로 인해 자존감이 더 떨어진다?

이게 TS보정의 순기능이다.



...여자아이 만들기인가 그것도 연중이었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