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는 범죄도시 요미하라에 사는 서적 수집광 마술사였다.


수만 개의 책이 늘어선 그의 서고에서, 나나세 마이와 시노하라 마리는 싸우고 있었다.


마술사 "이렇게 되면 내 최대의 마술, 지옥의 불꽃으로 태워주마!"


열세에 몰린 마술사는 이제껏 한 번도 쓰지 않았던 불꽃 마술을 사용하려 했다.


시노하라 마리 "와앗!! 저 사람, 여기서 불을 사용하려는 건가!"

나나세 마이 "그렇게까지 타락한 겁니까. 자기 서재에서 불을 일으키려 들다니, 당신은 더 이상 서적 수집가조차 아니에요."

마술사 "이 한 권만 있으면 돼. 그 외에는 모두 종이 조각이야. 한꺼번에 재로 만들어 주마!"


자신의 서고에서 불을 일으키려는 마술사의 눈동자에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상대하는 마이는 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남자를 향해 정의로운 분노가 불타오른다.


마이 "그렇게 놔두지 않아요! 당신에게 불 탄 책의 원한을 깨닫도록. 지기·쏟아지는 책더미!!"


마이는 서고의 책에 구령을 내리듯이 지둔술을 사용했다.


그러자 책장에 꽂혀 있던 책들이 남자를 향해 눈사태처럼 쏟아졌다.


마술사 "크아아아아!!'


서적 수집가는 수만 권의 장서, 그가 일생 동안 모은 책들에 순식간에 짓눌려 갔다.


마이 "이걸로 책들을 지켰어요."


마이는 책더미에 파묻혀 그림자도 형체도 보이지 않게 된 마술사에게 쏘아붙이고,


마이 "이런 데 사용해서 미안해요."


책들에게 사과하고 나서, 마술사를 짓뭉갠 그것들을 원래의 선반에 차곡차곡 돌려놓았다.


이후 남은 것은 남자가 이 한 권만 있으면 된다고 한 책과, 책에 짓눌린 남자 뿐이다.


마리 "뭔가 쭉 말라 있네."


마이가 책들을 치우자, 남자는 이집트의 미라처럼 되어 있어, 압사한 걸로는 보이지 않는다.


마이 "이런 사람의 피나 체액으로 귀중한 책을 더럽힐 수는 없으니까요."


마이가 딱 잘라 말했다.


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얼굴이다.


마리 "그, 그래. 어쨌든 한 건 해결한 걸로......"


책 때문에 마이를 화나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마리는 진지하게 생각했다.


두 사람이 이 마술사와 싸운 건, 그가 소유한 위험한 책, 일명 『저주의 책』을 회수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이전에 마리가 만났던 『책의 마인』에게서 파생된 존재로, 『책의 마인』을 통해 소원을 이루고, 결국 파멸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에너지가 축적된 것이었다.


그것을 읽으면 희생자들이 소원을 이루고 나서 파멸하기까지의 사건, 그때의 감정을 맛볼 수 있다.


영광과 파멸의 추체험. 물론,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손을 돌았는데, 이 마술사가 현재의 소유자였다.


그런 그도 마지막에는 소중한 자신의 장서를 태우려 한 걸로 보아, 『저주의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이미 정신이 나갔던 듯, 싸워서 쓰러뜨리는 수 밖에 없었다.


마리 "이제 『책의 마인』 씨도 안심하려나."

마이 "응, 분명. 마리짱 선배한테 고마워 할 거에요."

마리 "에헤헤."


마리에게는 『책의 마인』과의 슬픈 추억이 있었다.


이 임무에 마리가 자원한 것도 그것이 이유로, 마이가 동행한 것도, 소중한 친구인 마리를 위해서였다.


마리 "이제 그걸 봉인하기만 하면 되는데, 마이짱은 읽고 싶은 생각 없지?"

마이 "조금도 생각 안 해요. 위험한 물건인걸요. 그래서 여기 온 거고."


마이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얼굴로 대답했지만, 속은 뜨끔했다.


사실은 꽤 읽고 싶었다.


읽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기에, 더욱 읽고 싶었다.


마리는 그것을 금방 알아차린다.


마리 "아──, 그 얼굴. 역시 읽고 싶구나! 절대 안 돼."

마리 "나, 후우마 군에게 들었어. 여차하면 꽁꽁 묶어서라도 마이짱을 멈추라고."

마이 "......후우마 씨, 자기도 읽고 싶어할 거면서. 알고 있어요. 제대로 봉인할게요."


마이는 볼을 부풀렸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 중 제일인 후우마가 마리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이 좀 속상했다.


『저주의 책』을 집어들어, 펼치지 않고 봉인을 위한 종이를 꺼내며, 마음 속으로 생각한다.


마이 (후우마 씨나 슈발리에 씨를 끌어들여 안전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자.)


지금 쓰러뜨린 마술사와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그때였다.



화이트돈 "그걸 이쪽으로 넘겨주실까."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흰 양복을 입은 오크가 나타났다.


마리 "누구!?"


척 봐도 건실한 얼굴에 마이와 마리는 자세를 취한다.


마이 "당신은 이게 얼마나 위험한 책인지 알고 있나요?"

화이트돈 "온갖 놈들의 영광과 파멸이 담겨 있겠지."

마이 "알면서도 갖고 싶어하다니. 당신 같은 사람에겐 줄 수 없어요."

화이트돈 "너희들은 뭐냐!"

마리 "우리는 대마인!"

마이 "이런 위험한 책은 봉인할 겁니다."

화이트돈 "그렇게 놔둘 순 없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오크의 기가 부풀어 올랐다.


마이 "윽!!"


마이는 반사적으로 종이벽을 전개한다.


콰직!!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얻어맞은 듯 종이벽이 크게 패였다.


화이트돈 "제법인데!"

마이 "보이지 않는 공격. 마리짱 선배 조심해!"

마리 "알았어!! 토둔! 도랴아아아아앗!!"


마리가 바닥을 힘차게 두드린다.


서고의 돌바닥이 젖혀져, 터져나오는 돌조각들이 오크를 덮친다.


화이트돈 "건방진!!"


오크는 손을 주머니에서 빼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공격으로 그것들을 튕겨냈다.


마이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보이지 않는 주먹으로 때린다. 그게 당신의 전투 방식인가요."

화이트돈 "나는 오크 최강의 협객, 사람들이 부르길 화이트돈. 그 『저주의 일기』는 내 거다."

마이 "협객이란 강자를 꺾고 약자를 돕는 임협의 무리. 이런 위험한 일기를 찾는 당신에게는 적합한 호칭이 아니에요!"

화이트돈 "제멋대로 지껄이지 마라, 계집!"


서로 노려보는 쌍방.


간을 보는 게 끝나고, 격전이 시작되려던 참에, 마리는 시야의 끝에서 다른 누군가가 살금살금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마리 "마이짱! 저기 누가 있어!"

마이 "어?"

화이트돈 "너는 아스타로트!"

아스타로트 "에......?"



옥염의 여왕으로 유명한 아스타로트가 책장 구석에 있었다.


그녀는 세 사람에게 들켜서 움찔하는 얼굴을 하고 있다.


마이 "당신도 이 일기를 원하는 건가요!"

아스타로트 "아, 아니, 나는......"


아스타로트가 말을 더듬어, 마이가 그것에 정신을 빼앗긴 순간,


마리 "마이짱, 책!"

마이 "읏!"


화이트돈이 주머니에서 손을 빼, 마이가 들고 있던 『저주의 책』의 끄트머리를 잡았다.


화이트돈 "받아간다!"

마이 "안 돼요!"


둘이서 책을 서로 끌어당겨, 그리고──책은 두동강이 났다.


마이 "아아아아아아!!!!"

화이트돈 "우오오오오오!?"

마리 "마이짱!"

아스타로트 "좀 위험하지 않아?"


사람들의 성공과 파멸, 『저주의 책』에 담긴 부정의 에너지가 갈라진 틈에서 쏟아져 나왔다.


......

...


그 무렵, 오차학원에서는 마이와 마리의 친구인 아이슈 헤비코가 모의전을 하고 있었다.


아이슈 헤비코 "유키요 선배, 갑니다! 문어발 사도류!"


상대는 2학년 수둔(獣遁) 술사, 그 몸에 사슴의 힘이 깃든 시게모리 유키요(繁森幸代)다.



시게모리 유키요 "사양없이 오세요!!"


같은 수둔 대마인 모치즈키 우나와 타츠미야 하이리가 헤비코를 응원하고 있었다.


모치즈키 우나 "헤비코짱 힘내~."

타츠미야 하이리 "가라──!"


두 사람의 성원이 등을 밀어주듯 헤비코가 네 자루의 소태도를 들고 과감하게 덤벼들었다.


유키요 "좋은 공격이네요. 하지만!"


유키요는 사슴의 각력과 도약력을 살려 헤비코의 4도류를 능숙하게 피한다.


그 빠른 속도에 운동장의 모래 먼지가 꽃처럼 흩날린다.


헤비코 "역시 유키요 선배."


굵고 둔중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문어발의 순발력도 상당하지만, 그래도 사슴 다리의 속도, 고속으로 장시간 달릴 수 있는 지구력에는 상대할 수 없다.


헤비코 "속도로는 상대할 수 없지만."


헤비코는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자세를 잡아, 최근 더욱 감도가 좋아지고 있는 문어발 센서로 유키요의 움직임을 파악,


헤비코 "거기다!"


어지럽게 움직이는 유키요를 겨냥한 문어발 킥을 날렸다.


유키요 "크윽!"


유키요의 움직임이 멈췄다.


하지만 직격은 아니었다.


무겁고 빠른 뱀의 문어발을 유키요는 머리의 뿔로 단단히 받아내고 있었다.


유키요 "헤비코짱, 제법이네요."


자신의 움직임을 포착한 헤비코를 상대로 유키요의 얼굴에 칭찬의 빛이 떠오른다.


헤비코 "언제나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수많은 실전 경험, 특히 평범한 하급생은 경험도 못할 정도의 강적과의 전투를 반복해, 헤비코도 이제 상급생에게 육박할 정도의 실력을 지녔다.


헤비코 "흐으으으으응!!"

유키요 "하아아아아앗!!"


문어와 사슴의 힘겨루기가 시작되었을 무렵,


헤비코 (후우마짱?)


헤비코의 시야 구석에 후우마 코타로, 우에하라 시카노스케, 미즈키 유키카제,


그리고 유키요와 같은 반인 선배, 샤에이린 아야노(射影輪文乃)가 허둥대며 찾아오는 것이 보였다.


후우마가 우나와 하이리에게 뭐라고 말하자, 둘 다 표정을 굳힌다.


헤비코 "유키요 선배?"

유키요 "무슨 일이 생긴 것 같군요"


동시에 힘을 뺀다.


우나 "헤비코짱 큰일났어!!"

하이리 "마이짱과 마리짱이!!"


―――――


『저주의 책』 회수 임무를 맡고 있던 마이랑 마리와의 연락이 끊겼다.


그 말을 듣고 헤비코네의 안색이 변했다.


물론 단지 그것을 전하러 온 것은 아니다.


헤비코 "그래서 헤비코네가......"

나 "이럴 때 곧장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우리 독립 유격대의 강점이지."

나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구원을 위한 선행 정찰로 생각해 줘."

미즈키 유키카제 "나도 따라갈게. 어쨌든 공격력은 필요하겠지."


유키카제는 사태를 안 순간, 내가 부탁하는 것보다 먼저 그렇게 말해 주었다.


나 "다행히 샤에이린 선배도 함께 오셨어."

나 "선배의 『염사(念射)』는 저쪽에서의 정보 수집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샤에이린 아야노 선배는 2학년 선배로, 인법의 이름을 가명(家名)으로 삼은 샤에이린 家의 차녀다.


그 『샤에이린』은 통상의 수단으로는 알 수 없는 물건을 비추는 이른바 『염사(念写)』에 더하여, 술자의 이미지로 상대를 날리는 것으로, 상대의 정신을 유도, 나아가 육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염사(念射)』로 이루어져 있다.


선배와 동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그 탁월한 능력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도서실에서 마이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구원 부대의 참가를 부탁했더니, 곧장 승낙해 주었다.


취향인 책을 모으는 데 있어서, 마이에게는 언제나 신세를 지고 있다고 한다.


샤에이린 아야노 "맡겨 주세요. 소문난 독립 유격대에게 부탁을 받다니 정말 오싹오싹......아니 영광입니다."

아야노 "저, 누르기나 떼쓰기에 약하니까, 상급생이라도 주저하지 말고 팍팍 명령해 주세요."

아야노 "실수하면 가차없이 꾸짖어 주시고요. 후우마 군이 항상 하는 것처럼."

아야노 "뭐하는 거야 이 무능한 암퇘지야! 라고 격하게 욕해도 괜찮으니까요. 후후후."


나에게 몸을 내밀듯이 다가오면서 팍팍 말해 온다.


나 "이, 아뇨, 그런 말은 해 본 적 없습니다만, 어쨌든 잘 부탁드립니다."

유키카제 "(뭔가 이상한 사람)"

우에하라 시카노스케 "(지그시──.)"


선배의 뒤에서 유키카제와 시카노스케가 미심쩍은 듯 속삭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지금은 모르는 척 한다.


우나 "후우마 군, 우리도 곧 따라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을게."

하이리 "다들 조심해."


일단 학원에서 대기하고 있는 우나와 하이리에게 배웅을 받고, 나, 헤비코, 시카노스케, 유키카제, 아야노 선배는 학원 소유의 헬기를 타고 곧장 센자키로 출발했다.


유키요 "후우마 코타로 군......듣던 것과는 이미지가 다르네요."

하이리 "이미지라니요?"

유키요 "독립 유격대의 활약은 알고 있습니다만 대장인 그는......죄송합니다. 자주 땡땡이 치는 사람이라고 들었어요."

우나 "아──. 그건 틀리지 않을지도."

하이리 "그러네. 하지만 후우마 군은 온오프의 차이가 확실할 뿐이라고나 할까."


우나 "땡땡이 친다고 해도, 딱히 낮잠만 자고 있는 건 아니지만."

하이리 "그렇지. 혼자서 여러가지 전술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고, 시뮬레이션을 하기도 해."

우나 "맞아맞아. 그러니까 임무 중일 때의 후우마 군은 정말로 의지가 된달까. 평상시는 그렇다 치더라도."

하이리 "평상시에는 말야. 특히 남녀관계. 헤비코짱은 언제나 안달복달하고."

우나 "그건 좀 그렇지? 헤비코짱도 조금만 더 힘내라는 느낌이지만."

하이리 "그러니까 말야."


후우마를 두둔하는 듯한 두 사람의 말에 유키요는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유키요 "키세 씨도 그런 말을 하더군요. 평소에는 어쨌든 의지가 된다고."

하이리 "저......유키요 선배, 저도 괜찮을까요? 이런 말을 하면 굉장히 실례겠지만, 아야노 선배님은......"

우나 "눈빛이 이상했지. 이상하게 반짝거린다고 해야 하나."

하이리 "우나짱. 너무 직설적이야."

우나 "아, 이런. 죄송해요. 그런데 아야노 선배와 같은 반이셨죠?"

유키요 "샤에이린 씨는 매우......개성적인 성격과 취미를 지녔습니다만."

유키요 "그것이 인법을 걸출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어떻게 말할지 망설이는 듯한 모습으로, 유키요는 두 후배의 질문에 대답한 것이었다.




센자키는 요미하라, 도쿄 킹덤, 아미다하라와 마찬가지로 범죄도시 중 하나다.


거기에 갱스터로서 거리의 일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나의 소꿉친구, 칸자키 쥬베다.


센자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되어 있었다.


당장이라도 마리, 마이의 연락이 끊긴 마술사의 거처로 가고 싶었지만,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우리들은 초조한 마음을 억누르면서, 우선 마을의 유력자인 쥬베에게 이야기를 전하러 갔다.


쥬베가 거점으로 삼은 거대 카지노에 들어가자, 양아치풍의 젊은 문지기가 막아섰다.


문지기 "아앙, 뭐야 너희는. 가게를 잘못 찾은 거 아니야? 여기는 너희들이 올 곳이──."


다 말하기 전에 우리를 알아본 다른 오크가 그 문지기를 후려쳤다.


오크 "머, 멍청아!!"

오크 "너, 이 분을 모르는 거냐. 보스나 쿠레나이 씨의 절친인, 오차의 대마인 후우마 씨야!"


맞은 문지기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안면이 있던 게 도움이 되었다.


나 "안녕, 쥬베에게 할 이야기가 좀 있는데, 부탁할 수 있을까?"

오크 "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쥬베에게 달려가는 오크를 보고, 아야노 선배가 감탄한 듯 말한다.


아야노 "후우마 군은 비정상적으로 발이 넓다고 들었습니다만 정말이었군요."

아야노 "그것도 센자키의 갱스터와 절친이라니 망상이 팽창......아니, 흥미로운 커플링이네요."

헤비코 "커플링이라니."

나 "평범한 소꿉친구인데요."

시카노스케 "그래도 이럴 때 얼굴 패스인 건 다행이네."

유키카제 "처음 왔을 때는 갑자기 싸움이 벌어질 뻔했잖아."

나 "뭘 남의 일처럼 말하냐. 갑자기 달아올라서 이 빌딩을 날려버릴 뻔한 사람이 누구였는데.

유키카제 "그랬나?"


갱스터를 크게 당황시킨 장본인이 시치미를 떼고, 아까의 오크가 돌아왔다.




우리가 안내받은 곳은 카지노에 병설되어 있는 바(bar)였다.


그 일각을 모여든 사람들이 벽처럼 분단하고 있는데, 안쪽에서 쥬베가 기다리고 있었다.



칸자키 쥬베 "여어 도련님. 게다가 일행들까지. 잘 왔어."

쥬베 "한 사람, 처음 보는 얼굴도 있지만, 그다지 좋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군."

나 "미안하지만 그 말대로야."


―――――


쥬베 "그 서적 수집가에 대해서는 나도 알고 있었지만 그런 위험한 물건을 들여왔었다니."

나 "지금부터 그 거처로 갈 거야. 그 전에 말하려고 왔어."

쥬베 "도련님은 성실하구만."


쥬베는 가볍게 웃고,


쥬베 "나도 이 마을에서 위험한 걸 다루고 있는 한 사람이야. 그 거래를 방해할 수는 없지만, 도련님이 나서면 이야기가 다르지."

쥬베 "한 명의 개인이 다루기에는 위험한 걸 대마인이 처리해 준다면 대환영이란 말야."

나 "그 건도 있지만 동료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직 몰라. 당연히──."

쥬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지. 그런 건 늘상 있는 일이야."

쥬베 "알아서 해. 주민들은 내가 잘 타일러 볼 테니."

나 "고맙다."


이쪽은 이걸로 볼일이 끝났지만, 쥬베는 우리들이 바라는 정보를 스스로 이야기했다.


쥬베 "저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쥬베 "화이트돈이라는 오크가 그 마술사의 책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

쥬베 "대마인이 출장 온 것을 안 화이트돈이 나서, 저쪽에서 싸웠을지도 몰라."

나 "오크 최강의 협객이라고 불리는 오크 말이지."


쥬베는 고개를 끄덕인다.


쥬베 "인간계에 사는 각 모임의 오크 명사 중에서도 명사 중의 명사야."

쥬베 "어떻게 싸우는지에 대해선, 내가 알려줬다고 말하지 마.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날리는 기합의 오라 펀치다. 강해."

쥬베 "다만 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없어서.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

나 "저주의 일기에 저장된 음(陰)의 에너지가 목적일지도 모르지."

쥬베 "그럴지도. 그런 것에 손 대봐야 좋은 일 없을 텐데."

나 "그러니까 말야."


갱스터라고 자칭하면서도, 쥬베는 그쪽 관련으로는 꽤 신중하다.


쥬베 "그리고 또 한 사람, 이쪽도 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지만."

쥬베 "전에 아스타로트와 마셨을 때, 그 마술사가 모은 책에 굉장히 흥미를 보였었지."

나 "아스타로트가?"


그것은 그냥 흘려들을 수 없다.


화이트돈은 어쨌든, 만약 아스타로트와 일기 쟁탈전을 벌였다면 큰일이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모두의 얼굴도 긴장된다.


우물쭈물하고 있을 수는 없다.


나 "여러가지로 고마워. 늘 갑작기 찾아와서 미안해."

쥬베 "괜찮아 괜찮아. 대마인에게는 여러가지로 빚도 있고."

쥬베 "그런데 도련님은 반대로 적을 잔뜩 늘리고 있는 바보에 대해선 들었어?"

나 "......가이자 말이지. 어머니가 돌아가신 건 알고 있어? 그걸 쿠레나이와 같이 알리러 갔는데......"

쥬베 "뭐라고 했어? 도련님 앞에서니. 『이제 내게 모친은 필요 없다』라며 강한 척 하든?"

나 "문전박대 당했어. 만나지도 못했지. 쿠레나이도 이제 같은 일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대."

쥬베 "멍청한 놈......"


쥬베는 진심으로 낙담한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쥬베 "미안해. 쓸데없는 말을 해서 붙잡았군. 조심하라구, 도련님."




마술사의 거처는 폐허 지역에 있다.


그곳 교회의 지하를 미궁처럼 만들어 정착하고 있다고 한다.


서적 마니아인 것뿐만 아니라, 참 마술사답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장소에는 무장 난민 등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쥬베가 그쪽 관리자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누군가가 공격해 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헤비코는 불안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헤비코 "전에도 한 번 왔었잖아. 키라라 선배랑 같이 바르드・바르드의 서고를 찾았을 때."

나 "그랬었지."

유키카제 "시카노스케가 드라우그・오거스트에게 사로잡혔다고 했던가?"

시카노스케 "그때 일 생각나게 하지마~~."


그때 봉변을 당한 시카노스케는 평소보다 더 긴장하고 있었다.


그러자 갑자기──.


아야노 "......"


찰칵!!


뒤에서 울리는 셔터 소리.


시카노스케 "우햐아앗!"


시카노스케가 깜짝 놀라 뛰어올랐다.


우리도 펄쩍 뛰지는 않았지만, 뜨끔하며 돌아본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은 것은 아야노 선배였다.


아야노 "이제 와서 여러분께 할 말도 아니지만, 이럴 때일수록 너무 긴장하는 것은 금물이에요."

아야노 "괜찮아요. 지금, 두 사람을 염사해 보았는데, 제대로 생기 넘치는 반응이네요."


아야노 선배는 카메라를 통한 「염사」를 장기로 삼고 있다.


그러니 현장 근처에서의 이 행동은 전적으로 올바르고, 우리들에 대한 조언도 선배다운 냉정한 것이지만,


아야노 "하기야 제 인법은 이미지가 중요하니까 상상력을 높여 정신은 고양되는 편이."

아야노 "인술의 정밀도가 점점 높아집니다만......우후후후."


묘하게 수상한 눈을 하고 덧붙이는 건 뭐려나.


아야노 "일단 지하에 내려가면 다시 한 번, 제가 염사해 보겠습니다. 두 사람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거에요."

나 "부탁드릴게요."


선배의 캐릭터가 신경 쓰였지만, 우리는 마술사의 거처가 된 교회로 들어갔다.


아까 헤비코가 말했던 것처럼, 이전에 바르드·바르드의 서고에 갔을 때는, 이 근처에서 가디언이 덮쳐 왔다.


그러나, 그러한 류의 적은 마이와 마리가 배제했으리라.


실제로 그 교회 내부에도 두 사람이 싸운 흔적이 남아 있었다.


지하로의 계단도 곧장 발견되어, 내려가려고 할 때, 헤비코가 경계의 외침을 냈다.


헤비코 "후우마짱! 밑에서 뭐가 온다. 아마 가고일! 근데 이건 뭐지? 종이??"


문어발 센서로 읽어낸 적의 기척에 헤비코가 당황하고 있다.


과연 지하로부터 나타난 것은,


종이 가고일

「GURRRRRRRR!!」

「GURRRRRRRR!!」

「GURRRRRRRR!!」


마이가 만들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종이로 만들어진 가고일이었다.


유키카제 "마이가 우리들을?"


재빨리 뇌총을 뽑으면서, 유키카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나 "모르겠어. 일단 쓰러뜨리자! 상대는 마음이 없는 적입니다. 아야노 선배는 내 뒤로!"


아야노 선배의 「염사」에 의한 이미지 공격이 유효한 것은 우선 사람, 그리고 생물이다.


무기물에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유키카제를 데려왔는데, 굳이 앞에 나가서 싸우게 할 필요는 없다.


아야노 "혼자서는 싸울 수 없는 불쌍한 여자가 후우마 군의 지배 아래......가 아니라 보호 아래 들어가는 거네요, 우후후."

나 "어? 아, 네."

유키카제 "......저걸 뭐라고 해야 하나."


유키카제 "그보다 이 녀석들 움직임이 빨라!! 잔챙이 주제에!"

헤비코 "후우마짱! 이거 분명 마이짱 거야!!"

시카노스케 "이렇게 생물처럼 움직이는 종이, 마이 밖에 만들 수 없어!"


모두의 말이 맞다.


어지간한 마술사가 만드는 가고일보다 훨씬 빠르게, 그리고 매끄럽게 움직인다.


이런 걸 종이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마이 이외에는 있을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하고 난감해 하면서, 우리는 종이의 적을 전멸시켰다.


헤비코 "후우마짱, 마이짱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우리들을 공격해 오다니."

나 "잠깐만. 우선 이 녀석들이 정말 마이가 만들었는지 아닌지부터 확인하자."

나 "아야노 선배, 염사로 알 수 있을까요?"

아야노 "물론이죠."


아야노 선배는 우리가 쓰러뜨린 종이 가디언에 스마트폰을 향하고, 염사를 사용했다.


아야노 "마이짱이 만든 건 틀림없어요. 다만 상황이 좀 안 좋네요."


여러모로 거동이 수상한 아야노 선배의 얼굴도 역시 굳어진다.


유키카제 "도대체 무슨 일이?"

헤비코 "마이짱, 적에게 조종 당하는 걸까."

시카노스케 "위험한데, 후우마. 마리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어."


세 사람의 불안은 당연하지만, 변변한 정보가 없는 이 상황에서 이것저것 생각해도 역효과다.


나 "큰일이 난 것은 틀림없어. 두 사람이 걱정이야. 경계하면서 나아가자."

나 "언제나와 같이 헤비코가 선두. 유키카제가 그 다음. 시카노스케는 후방 경계."

나 "아야노 선배는 제 옆에서 언제든지 염사를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나는 지휘관으로서 재빨리 지시를 내리고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지하로 내려갔다.


그 앞에는 이런 마술사의 거처에 흔한 미궁이 펼쳐져 있었다.


헤비코가 말하던 바르드 바르드나 존 조셉 존디의 저택으로 익숙해졌다.


어떤 마술 트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움직이기 전에 할 일이 있다.


나 "아야노 선배, 또 염사를 부탁합니다. 마이와 마리의 상황을 자세히 알고 싶어요."

마리 "후훗, 후우마 군. 그럴 필요 없어."

나 "마리! 다행이다. 무사했──."


거기까지 말하고, 나는 말을 잃었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마리는, 종이 가고일과 종이 데몬을 거느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리 "역시 후우마 군이 와 주었네. 마이짱 말대로야."

마리 "게다가 헤비코짱과 유키카제짱, 시카노스케 군도."

마리 "아야노 선배까지 있었던 것은 예상 외지만. 우리를 걱정한 거구나?"

마리 "기쁘네. 그래도 괜찮아. 여기의 마술사는 제대로 해치웠으니까."

마리 "지금 이 던전을 지배하고 있는 건 마이짱이야."


말투부터 뭔가 이상하고, 우리를 보는 마리의 표정도 평범하지 않다.


웃는 얼굴 속에 뭔가 사악한 것이 보인다.


헤비코 "마리짱, 뭔가 이상해."

유키카제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은데."

나 "무언가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것 같군."


찰칵하고 카메라 소리가 났다.


내가 부탁하기 전에 아야노 선배가 마리를 염사한 것이다.


아야노 "알겠습니다. 사악한 음의 에너지에 마음이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은 마리의 수상한 미소는 한층 커졌다.


마리 "우후후, 그렇지 않아요. 지금 굉장히 마음이 가벼워."

마리 "얼마나 가볍냐면, 후우마 군 이외의 라이벌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마리는 바닥을 힘차게 내리친다.


바닥이 요란하게 젖혀져, 돌무더기가 되어 우리에게 덤벼든다.


그것을 신호로 여긴 것처럼, 종이 데몬이나 종이 가고일도 이쪽을 향해 덤벼들었다.


물론 우리가 그걸 가만히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원이 이렇게 될 거란 예감이 있어, 마리의 토둔 공격을 산개하여 회피, 응전의 자세를 취한다.


헤비코 "후우마짱!!"

나 "어쩔 수 없어. 마리를 얌전하게 만든다. 아야노 선배, 염사念射 준비를."

아야노 "네, 한 방 먹여서 정신 차리게 만드는 거군요. 맡겨주세요."

나 "유키카제, 네 공격은 너무 강해. 잔챙이들을 부탁한다."

유키카제 "알겠어. 그게 편해서 좋아!! 받아라!!"

헤비코 "마리짱, 조금 아플지도 모르지만 미안해!"

시카노스케 "나,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줘."


헤비코와 시카노스케는 마리를 상대했지만, 역시 망설임이 있는지 무기는 손에 쥐고 있지 않다.


마리 "나야말로 헤비코짱이나 시카노스케 군을 아프게 해서 죽여버리겠지만,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


한편, 마리 쪽은 살의를 향해, 게다가 즐거운 듯이 웃으면서, 토둔을 사정없이 사용해 온다.


하지만, 그 공격──아니, 아까의 선제공격도 그랬지만, 나에 대한 공격이 굉장히 무르다.


아야노 선배에게도 공격이 날아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3명보다 낫다.


나 이외의 라이벌을 죽인다──라.


나 "아야노 선배, 잠깐만 혼자서 견뎌주세요."

아야노 "뭔가 생각이 있군요. 좋아요, 후우마 군에게 보호받지 못하는 건 조금 안타깝지만, 우후후."

마리 "토둔·열섬──에?"


큰 기술을 사용하려는 마리에게, 나는 노가드로 돌진한다.


헤비코 "후우마짱!"

유키카제 "잠깐, 뭐 하는 거야!"


하지만 마리로부터 공격은 날아오지 않는다.


예상대로다.


나 "마리!"


나는 힘껏 그 이름을 외치면서, 마리에게 달려가 끌어안았다.


마리 "후와와와, 후우마 군!?"


순간 정신을 차린 듯, 내 팔 안에서 눈이 돌아간다.


나 "아야노 선배, 지금이에요." 

아야노 "정말 대담한 정신 공격. 저도 당해보고 싶어요. 인법・사영륜, 회춘(回春)의 술!"


찰칵!!


셔터음이 울리고, 마리를 제정신으로 돌리기 위한 아야노 선배의 치유의 염사가 작렬했다.


마리의 몸이 움찔 떨리고, 그리고──.


마리 "이이이, 이제 괜찮아! 나 원래대로 돌아왔으니까!!"

마리 "후우마 군 좀 떨어져, 부탁해! 이런 짓 하지 않아도 되니까아아!"


마리가 새된 목소리로 외쳤다.


새빨갛게 달아올라 허둥대는 모습이 언제나 마리다.


아니, 끌어 안아본 적은 없으나, 만약 이런 행동을 하면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이미지대로라는 뜻이다.


나는 마리가 원래대로 돌아갔음을 확신하고, 이제 부끄러워져서 몸을 뗐다.


나 "아, 미안해."

마리 "아, 아냐. 나야말로 미안해!"

마리 "후하─, 후하──. 아──, 굉장히 놀랐어!!"

유키카제 "그야 놀라겠지."

헤비코 "후우마 짱, 이럴 때만 대담해."


유키카제 (아무리 마리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라고 해도, 갑자기 저런 짓을 한다고?)

헤비코 (마리쨩, 조금 부럽다.)


헤비코와 유키카제는 어이없어 한다.


물론 유키카제 담당의 잔챙이는 진작에 전멸했다.


어쨌든 우리는 정신을 차린 마리에게 경위를 물었다.


마술사를 쓰러뜨린 것은 좋았지만, 그 직후 화이트돈과 저주의 일기 쟁탈전이 벌어지고, 게다가 아스타로트도 나타나 저주의 일기가 찢어져, 그로부터 음의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마이는 그 독서 능력이 높은 탓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아, 성격도 모습도 완전히 변해 버렸다.


지금은 던전의 최심부에서 우리가 오기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다고.


화이트돈도 함께 책의 저주를 받아 마이 곁에서 저주의 일기를 탐독하고 있다.


또 다른 한 명인 아스타로트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저주의 일기의 영향을 받지 않았는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라져 있었다고 한다.


마리 "나는 마이짱보다 저주의 영향을 덜 받은 것 같아서."

마리 "어떻게든 밖에 나가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했는데."

마리 "여기서 후우마 군과 모두의 얼굴을 보자 뭔가 마음이 술렁거려서. 정말 미안해."

나 "아니, 찾으러 와줘서 다행이야."

나 "아무것도 모른 채 갑자기 두 사람이 이상해져 있는 상황에 돌입했다간 큰일 날 뻔했어."


유키카제 "그러니까 말야, 저주의 영향이 적었는데도 그런 상태였으니까."

나 "그러게, 마이는 더 심해져 있겠지."

마리 "으, 응. 여러가지로 굉장한 느낌."

나 "굉장하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데?"

마리 "마이짱이 요즘 빠져있는 얀데레 소설의 히로인 같은?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그쪽 방면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에 무엇 하나 전해지지 않는다.


나 "어쨌든 마이도 아야노 선배의 염사로 원래대로 되돌릴 수 밖에 없겠네."

유키카제 "그 전에 마이와도 싸울 것 같은데."

나 "그건 어쩔 수 없지. 아야노 선배, 부탁할 수 있을까요?"


아야노 선배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아야노 "그것은 물론 OK입니다만, 염사는 대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야노 "마이짱도 마리짱처럼 후우마 군을 향한 마음이 왜곡되었다는 것으로 괜찮을까요?"

마리 "후에에에에!! 저는 딱히 그런 게 아니라!"

마리 "우, 우연히 저주의 책의 영향으로 그런 느낌이 되어 버렸을 뿐이라고나 할까. 하와와와와~~~!!"

유키카제 "우연히라니."

헤비코 "그러니까 말야."

나 "......"


마리는 새빨개진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유키카제와 헤비코는 싸늘한 눈으로 나를 본다.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뭔가 책망을 받고 있는 것은 안다.


아야노 "키득키득. 뭐 그 부분은 실제로 만나서 판단하죠."

아야노 "여러분에게는 마이짱을 회복시킬 염사의 이미지가 생길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세요."


아야노 선배가 유쾌한 듯 상황을 정리하고, 어쨌든 방침이 정해진 것이었다.


한 번 여기를 지나간 적이 있는 마리를 선두로, 우리는 던전으로 향한다.


또 마이가 조종하는 종이 괴물이 나타날까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교회나 지하의 입구에서 나타난 것은, 지금 이곳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자신이라는 마이의 어필일까.


나 "마리, 여기의 마술사나 화이트돈, 그리고 아스타로트에 대해 좀 더 물어봐도 될까?"

마리 "응. 마술사는 저주의 일기를 너무 많이 읽어서 이상해졌어."

마리 "이제는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란 느낌으로, 그 결과 싸우게 되었고, 끝내 저주의 일기 이외는 태워버리려 했어."

나 "그건......마이가 화낸 거 아냐?"

마리 "너에게 불 탄 책의 원한을 새겨라! 라는 느낌으로 책장의 책을 전부 조종해 마술사를 납작하게 만들어 버렸지."


유키카제 "우와. 지독한데."

마치 "화이트돈은 일기를 뭔가 나쁜 일에 이용하고 싶은 줄 알았는데, 평범하게 누군가가 쓴 것을 정신없이 읽고 있었어."

시카노스케 "전설의 협객의 일기 같은 거 아니야? 영광과 파멸이 뒤따른다며."

나 "그럴 법한 얘기네. 아스타로트는?"

마리 "일기가 바로 찢어져서 잘 모르겠지만, 책장에서 뭔가 다른 책을 찾고 있었던 모양이야."

마리 "어쩐지 살금살금 움직여, 우리에게 들켜서 곤란하단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 같아."


헤비코 "어떤 책을 찾고 있었길래?"

나 "어느새인가 사라졌다 하고, 아스타로트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저주의 일기 쟁탈전은 되지 않을 것 같아."

아야노 "그러길 바래요."

유키카제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선 린코 선배를 부르고, 불꽃에 대항하기 위해 키라라 선배도 불러야겠네."

유키카제 "그리고 아사기 선생님, 사쿠라 선생님, 무라사키 선생님께도 지원을 부탁하고 싶고. 우리는 그 뒤에서 서포트."


유키카제가 말하자, 나를 포함해 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여하튼 마이도 문제야. 특히 저 방어력. 유키카제의 뇌격도 견딜 테니까."

헤비코 "어떻게든 마이짱에게 틈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데, 또 후우마짱이 껴안을 거야?"

유키카제 "또 하려고? 딱히 상관 없지만."

마리 "하후~~~."

나 "잠깐잠깐, 그러겠다고 결정한 건 아니야. 그 부분은 임기응변으로 말이지."


또 지그시 나를 노려보는 헤비코와 유키카제, 빨개진 얼굴로 곤란해 하는 마리에게 나는 황급히 말했다.




그리고 던전의 최심부.


확실히 마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마이 "후우마 씨, 기다렸어요. 드디어 제가 있는 곳까지 왔네요."

마이 "우후후, 엄청 기뻐요. 당신이 지금의 저를 보는 그 눈이, 어떤 책을 읽을 때보다 더 오싹해요."


모습도, 눈빛도, 말투도 모두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마이.


화이트돈 "하아, 하아, 하아, 하아."


그 곁에는 숨을 몰아쉬며 저주의 일기를 탐독하는 화이트돈.


우리는 마이의 변모한 모습에 할 말을 잃는다.


얀데레 소설의 히로인 같다는 말은 했지만, 그 정도가 아니다.


이런 던전의 지배자에 어울리는, 악의 여왕 같은 요염함이 온몸에서 풍기고 있다.


마이 "마리짱 선배도 후우마 씨 안내하느라 수고했어."

마이 "그나저나 역시 헤비코짱이라던가 유키카제짱이라던가 데리고 와버렸네."

마이 "그리고 그런 짓을 당해서 정신을 차리다니, 조금 용서할 수 없는걸."


마이는 그 눈동자에 기학적인 색을 띄우고, 딱 손가락을 튕겼다.


마리 "카핫!!"


마리가 괴로운 신음을 흘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몸이 종이로 구속되어 있다. 마이가 미리 대마인 슈트에 넣어두었던 것이다.


마이 "나와 마리짱 선배의 라이벌을 처치할 때까지 거기서 괴로워해."

마이 "후우마 씨와 셋만 있으면 돼. 나와 함께 후우마 씨를 사랑하고, 또 죽여주자."

마이 "후우마 씨는 불사신이니까 셋이서 몇 번이라도 즐길 수 있어. 우후후후후."


나를 향한 일그러진 마음과, 나 이외에는 살의를 드러내며, 마이가 요염하게 웃고 있었다.


저주의 일기의 영향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등줄기에 섬뜩하고 차가운 것이 달린다.


그리고 마이는 우리들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계속 일기에 열중하고 있는 화이트돈에게서 그것을 재빨리 집어들었다.


화이트돈 "카아아아아아아아!!'


중독자가 마약을 빼앗긴 것처럼 화이트돈이 분노의 포효를 내지른다.


마이는 벌레를 보는 듯한 눈이지만, 무서울 정도로 상냥하게 말했다.


마이 "화이트돈 씨. 일기를 계속 읽고 싶다면, 나를 방해하는 모든 친구들을 죽여."

화이트돈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크 최강의 협객 화이트돈은 마이가 조종하는 그 어떤 종이 인형보다 충실하게 우리에게 덤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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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 당한 마리 스탠딩은 결전 아레나 재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