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뉴들박 절대 사절 최종보스님
개념글 모음

https://arca.live/b/tsfiction/103624625?p=1 1화.


https://arca.live/b/tsfiction/100852512 주인공, 사흉들 외형.




< 2화 - 조난 >




 오랜 꿈에서 깨어나는 것은, 제법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목표에 오래토록 매몰된 인간은 쉽사리 자신의 이상(理想)을 떨쳐내지 못 한다.

 허나, 세상은 차갑다. 한 번 멈춰선 인간은 시시각각 바뀌어가는 세상을 따라잡기 어렵다.

 다만, 목표를 이룬 인간이라면.

 그것이 비록 반쪽 뿐이더라도, 이뤄낸 인간이라면.

 조금의 휴식은 허용할 수 있지 않을까.



 첫 승리를 맞은 직후여서 그런가,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절로 느껴졌다.

 아쉬움은 남았으나, 곧 후련함이 몰려왔다. 영혼의 사무친 울분을 조금이나마 쓸어내린 듯 하였다.

 맑은 영혼에는 으레 깨끗한 상념이 머물기 마련이다.

 푸른 잎사귀들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 광대한 석회암의 산맥은 괴인의 억센 피부와도 같았으며. 녹빛 삼림이 옷가지가 되어주니, 마치 거인의 몸을 누비는 듯 하였다.


 "나으리! 가는 곳마다 커다란 것들이 천지에 널려있소! 아무래도 여기가 그 말로만 듣던 중원인가 보오!"


 잔뜩 신이 난 혼돈이 제 늑대 귀와 꼬리를 살랑이며 뛰어다녔다. 녀석은 뭐가 그리도 좋은 것인지, 근심 하나 없어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짧은 평온도 잠시.

 두 시진(약 4시간) 동안 어느 하나 말 없이 걷기만을 반복하자, 짜증이 치밀어 오른 궁기가 혼돈을 거세게 쏘아댔다.


 "혼돈···. 하, 그대는 저 나무가 안 보이나? 아까도 보았던 것이지 않느냐!"

 "그렇소? 소인은 잘 모르겠네만··· 뭐, 이것도 나름 새롭고 좋구려!"

 "그게 아니라! 후우, 이 화상을 가만히 냅둘 수가 없구나. 도철아. 너는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


 궁기가 갑자기 말을 걸자, 화들짝 놀란 도철이 말을 이었다.


 "히이익! 느, 네? 저, 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알던 곳은 아, 아닌 것 같아요."


 원체 대화를 꺼리는 녀석이라 그런지 말을 이어나가기 어려워 했으나, 녀석 나름대로 적절한 답변을 내놓았다.

 추궁할 대상이 사라진 궁기는 곧 도올에게 물음을 던졌다.


 "···허. 그럼 도올, 그대는 아는가?"

 "음. 글쎄? 알려주기 싫어. 스스로 알아보려고 노력해봐."


 그러나 돌아온 것은, 한 없이 퉁명스러운 답변뿐.

 결국 궁기는 제 화를 이기지 못하고 발광하기 시작했다.


 "그아아악! 대체 왜 아무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게냐! 수천 년간 구르며 머리가 백지라도 된 것이냐? 무지렁이들이 천치에 널린 꼴이로구나···!"


 잠시 뒤. 궁기는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가쁜 호흡을 가다듬었고.


 "후우, 후우···. 되었다, 내가 네 녀석들과 대화하려 한 게 잘못이지. 그래. 사월, 그대는 알고 있겠지? 우리의 수장을 자초한 그대가 모를 리는 없을 터. 어서 무슨 말이라도 해보거라."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궁기는 나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삼아 물음을 건네왔지만.


 "···미안하지만, 나도 모르겠구나."


 기대가 무색하게도, 나 또한 그다지 할 말이 없었다.


 "그대···. 허, 정녕 그대마저도 모른다면, 우린 도대체 어찌 하란건가···? 이대로 이런 외딴 산속에서 허무하게 죽을 순 없지 않는가!"


 물론, 나도 우리가 조난당했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회귀한 지도 어언 일주일.

 지난 회차의 승리가 문제였던 것인지, 혹은 그 외의 요소가 개입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회귀에는 두가지 이변이 일어났다.


 "이런 약해빠진 몸으로 날짐승 하나 사냥할 순 있겠나? 어찌된 영문인지 의태도 풀리지 않아, 본래의 육신도 아닌 한낱 인간의 몸으로 말이다!"


 첫째는 사흉들과 나의 육신이 약체화되어, 신장이 줄어들고 힘의 대다수를 잃어버렸다는 것.


 "게다가 이곳이 조선 반도의 어디, 어느 시점인지도 모를 판인데, 그리 쉬고들 있어서야 되겠느냐!"


 그리고 둘째는 기존의 회귀 시점이 아닌, 외딴 곳으로 떨어져버렸다는 것.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아니한 것이 없었으나.

 지난 회차의 후유증도 남았고, 현 상황에 대한 조사를 이어나가기엔 너무나 피로했던 탓에.

 지금은 단지, 조금 쉬다는 생각이 싶었다.

 겸사겸사 궁기 녀석도 골려주고.


 "그래서, 그게 내 알 바인가? 어차피 난 육신을 되살리기 전까진 영체(靈體) 신세를 면하지 못 한다는 걸. 궁기, 그대도 알고 있지 않나? 그리도 허기를 버틸 수 없겠다면, 그대 스스로 갈구해 나가도록."

 "그으윽. 그대, 그대가 감히 나를 희롱하다니! 오냐! 오늘 수장이고 뭐고, 계급장 때고 함 붙자꾸나!"


 도발이 너무 심했나.

 고상하게 생긴 호랑이 귀 미소녀가 내게 달려들었다.

 궁기가 짧은 팔로 나를 붙잡고선 미친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물리적인 타격으로는 나를 이기기 어려우니, 정신적인 충격이라도 줄 모양이려나 보다.

 허나 반쯤 실체가 있더라도, 역시 영체는 영체. 제 딴에는 있는 힘껏 흔든 것일 테지만, 그다지 크게 흔들리지도 않았다.

 결국 먼저 나가떨어진 것은 궁기였다.


 "헤엑. 헥. 그, 그래서. 정녕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더냐?"


 장난이 길었다. 궁기도 슬슬 한계였을테지.

 슬슬 말해줘야겠다 싶어서, 사뭇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농이다. 농. 이거 원, 장난 한 번을 못 치겠군. 마침 해줄 얘기도 있는 참이니, 다들 잠시 멈춰 보거라."


 사실 조사는 이미 한참 전에 끝났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휴식을 이어나가기 위해 말하지 않았을 뿐.

 아까부터 졸곧 보았던 커다란 소나무에 기대어,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먼저 우리의 육신에 일어난 변화에 대해선, 나 또한 별로 아는 것이 없다네. 미안하게 됐군."


 정황상 그를 이긴 것이 원인인 듯 했으나, 이미 회귀까지 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당에 자세히 알아볼 방법이 없었다.

 물론, 심각한 사항이긴 했다. 나와 사흉들의 키가 4척(약 120CM) 남짓까지 줄어들 정도로, 약체화의 정도가 심했으니.

 그러나 이에 관심은 있는 것인지, 혼돈은 여전히 시큰둥한 얼굴로 갸웃거리고 있었다.


 "···어, 고작 그거 하나 말하려고 불러세운 게요? 그럼 소인은 조금 더 놀다 와도 되겠소?"

 "혼돈, 말은 끝까지 듣고 가거라. 아직 안 끝났으니."

 "쩝, 아쉽구려··· 방금 막 사슴을 보았나 싶었소만. 간만의 고기는 물 넘어간 게로군."


 어찌할 도리가 없음을 알아서 일까.

 이내 혼돈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바닥에 눌러앉았다.

 그런데 이번엔 다른 녀석이 문제였다.


 "혼돈, 기다려. 갔다 올게."


 도올이 별안간 눈을 빛내며, 말 한 마디만을 남기고선 곧바로 뛰쳐나갔다.

 곧 몇 리 밖에서 흰색 점박이 꼬리가 넝실거리는 것이 보였다. 설표 한 마리가 산맥을 노닐었다.

 ···원래 저러던 녀석이니, 그려려니 해야겠지. 
 
 도올을 이해하는 것은 이미 진작에 포기했기에, 이젠 별 생각도 안 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너희에게라도 말해줘야겠지. 하여, 이곳이 어디냐 하면···."

 "그래. 드디어 알려줄 마음이 생긴 게냐? 어서 말하거라!"

 "···주변에 널린 게 까마득한 바위산 뿐인데, 당연히 설악산이나 금강산, 혹은 백두산이겠지. 보면 모르겠느냐?"


 이 정도로 거대한 산맥이면 아마 저 셋 중 하나일 것이다.

 한반도에 아무리 산이 많아도, 이토록 커다란 산맥은 종류가 적다. 그리고 태백산맥이나 함경산맥의 큰 산이라 함은, 보통 저 셋이렸다.


 "어··· 그럼 이 큰 나무들은 다 어찌된 일이오?"

 "그거야··· 너네가 작아졌으니, 역으로 전보다 크게 보이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보다 더 중요한 얘기가 있으니, 이번에야말로 집중해서 듣거라."


 이런 시답잖은 얘기보다 지금 당장 해야할 말이 있었다.


 "무엇인가? 그 얘기라 함은."

 "···아무래도 조난을 당한 것 같다네. 벌써 일주일째 같은 곳을 맴돌고 있지 않나."


 조난 당한 게 확실했다.

 지금 뒤에 있는 소나무만 이미 일주일 넘게 보고 있었다. 얼마나 오래 보았으면, 그새 정들 기세였다.

 물론, 이번 회차도 여유 시간은 아직 한참이나 남아있다. 변수가 생긴 탓에 확신할 수는 없으나, 힘을 되찾을 시간 정도는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정체되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휴식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깎아내리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녀석을 이긴다는 허황된 꿈을 이루기 위해선,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어떻게든 조난 상황에서 벗어나야만 하겠지.


 "흠··· 조난이라. 그래, 그렇지! 내게 좋은 수가 있으니, 어서들 와보거라!"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걸까. 조난 선언으로부터 몇 분 뒤, 궁기가 혼돈과 도철을 불러모았다.

 그새를 못 참고 잠에 들었던 도철이 둘의 손아귀에 잡혀 끌려갔다.

 이어, 둘은 의논하고 도철은 기겁하는 양상이 반복됐고.

 그 행태를 유심히 지켜보며 다시 휴식하기를 몇 십분.
 
 다시 보았을 때, 녀석들은 꽤나 우스꽝스러운 형상을 취하고 있었다.


 "···도철아. 자세가 흐트러졌구나! 어서 일어서지 못할 게냐!"

 "으윽··· 그, 그치만. 힘들어 죽겠어요···. 그냥 이참에 몇 달 더 쉬면 되지, 제, 제가 왜 여러분의 발판이 되어야 하냐고요!!!"

 "어허! 도철, 소인도 굳은 의지로 궁기를 받치고 있는 터인데, 어찌 그대가 쉴 수 있겠소? 어서 퍼뜩 일어나시오!"

 "조금만, 조금만 더 높여보거라! 곧 가지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위에서부터.

 굵은 소나무 가지. 

 궁기.
 혼돈.
 도철 순으로, 녀석들은 하나의 사다리가 되어, 나무에 오르고자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궁기의 손이 가지에 닿은 그 순간.


 "드디어 닿았도다! 으음? 어째서 균형이···?"

 "모, 몰라요. 전 이제 한계라고요!"


 졸곧 최하층에서 착취받아온 도철이 기어코 탈주를 선언했다. 

 도철이 빠져나오기가 무섭게 혼돈이 넘어졌다. 곧이어 그 위로 궁기가 안락하게 착지하여, 누구 하나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으나.


 "궁기··· 소, 소인의 육신이 눌리고 있소. 어서 비켜주시게나."

 "그으윽. 드디어 가지에 닿았거늘, 그새를 못 참고 포기한 게냐···. 아, 혼돈. 그대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군. 어쩐지 고통이 느껴지지 않더라니."

 "말할 시간에 얼른 비키기나 하시오! 아파 죽을것 같소···."

 "아, 알겠네. 얼른 자리를 피하겠노라."


 혼돈이 궁기의 아래에 깔린,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

 ···참으로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광경이었다.

 나무에 오르려던, 차라리 나에게 부탁할 것이지 굳이 힘을 빼서야 되겠나.

 어찌된 영문인지 궁금하여, 궁기에게 물음을 청했다.


 "궁기, 그대는 어째서 나무에 오르고자 하였는가?"

 "주변이 온통 커다란 지물 투성이니, 아예 높은 곳에서 마을이라도 찾아보고자 했것만··· 도철 녀석 때문에 마음대로 되지도 않는구나."


 생각보다 훨씬 간단하게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런 건 그냥 내게 부탁하면 되지 않나?"


 아무리 힘을 잃었더라도 어느 정도의 능력은 사용할 수 있을 터였다.

 적당히 도술을 쓰면 충분하겠지.

 축지법이라던가, 순간이동이라던가, 그도 아니라면 그냥 나무를 바닥 삼아 걸어 올라도 될텐데.

 사흉 중 가장 영특한 녀석인 궁기가 이 지경이 된 것을 보면, 약체화의 강도가 여간 심한 것이 아니렸다.


 "그, 그랬느냐···? 그럼, 어서 올라보거라. 가까운 마을이라도 들려봐야 하지 않겠느냐."


 확실히 그럴듯한 이유긴 했다. 마을의 이름이라도 알아낸다면, 이곳이 어디인지는 충분히 알고도 남을 터.

 그때부턴 다시 매 회차의 고행을 이어나가면 될 일이었다.

 의문도 해결되었으니, 곧바로 나무를 오르기 위한 채비를 하였다.


 "그럼 올라 보겠노라."


 나, 사월의 능력은 다양하다. 최종보스의 육신에 일백 회차의 깨달음이 더해지니, 게임 속 모든 능력을 쓸 수 있었다.

 허나, 그 중 저승사자의 능력은 회귀 초반엔 거의 쓸 수 없다. 따라서 사용할 것은 가장 기초적인 도술.
 
 벽타기.

 끌어올린 기의 오행(五行)에 따라 다른 물체를 타고 오를 수 있는 도술.

 즉, 이번엔 나무(木). 목 속성 기를 사용하면 된다.

 가볍게 영체의 기를 순환시키며, 빨아들인 주변의 천지영기 중 목의 것만을 발바닥에 몰아넣었다.

 준비도 끝났으니, 이젠 달려야 할 때.


 -타다다닥 탓!


 순식간에 15척은 될 법한 소나무를 걸어 올랐다.

 이리 쉬운 것을, 어찌 그 고생을 하고 있었을까.

 상쾌한 바람이 연신 몸을 휘젓고 나갔다.

 높은 곳에 올라서 그런가, 공기가 맑았다.

 정상에 올라 풍경을 만끽하고 있으니, 곧 아래에서 혼돈의 외침이 들려왔다.


 "─나으리! 주변에 마을은 보이시오?"


 안 그래도, 지금 막 둘러볼 참이었다.


 "으음, 사람의 흔적이라 할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데···. 오, 저기 뭔가가 있군."


 말 그대로, 5리(약 2KM) 정도 떨어져 보이는 동굴 앞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불을 피운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 같으니, 어서 가보면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볼 것도 다 보았으니, 실체화를 풀고 지상으로 추락했다.

 어차피 영체여서 고통도 없고, 괜히 영기를 낭비하는 것 보다는 이 편이 더 낫다.


 "···치사하구나."

 "뭐라고? 궁기, 그대 방금 뭔가 말하지 않았느냐?"

 "아, 아니노라. 그건 그렇고, 무언가 발견하긴 했나?"

 "동쪽으로 오리 정도 떨어진 동굴에서 사람의 흔적을 보았다. 어서 그쪽으로 가보자꾸나."


 당장의 목적지도 정했겠다. 곧바로 사흉 녀석들을 데리고 동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서 사슴의 사체에 머리를 쳐박고 있던 도올도 마저 주워갔다.


 "퉤. 맛 없어··· 사월. 저거 좀 구워줘."

 "···됐으니까 얼른 따라오기나 하거라."


 그렇게 행군하기를 다시 한 시진.


 마침내 도착한 동굴 앞에서 보게 된 것은 이미 다 타버린 모닥불과 정체모를 화승총.

 그리고 오래전 기억이 맞다면, 아마 '텐트'라고 부르던 현대의 기물이 그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오오. 나으리! 여기 오묘한 재질로 만들어진 천막이 있소!"

 "어째서 이게 여기에···? 아니 그보다도, 여기 머물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이냐. 어서 찾아보거라!"


 가벼운 이변이라고 생각한 것이, 알고보니 꽤나 큰 것이었다.

 단순한 좌표나 시간의 오차가 아니었다.

 애초에 시대부터가 다르다. 한낱 게임 속 과거라고 생각했는데, 현대의 물건이 튀어나올 순 없는 법이니.

 그러니 우선 이 물건들의 주인을 찾아보아야겠지. 그래야 뭘 묻던가 할테니.


 분주하게 사방을 살피던 그때.

 동굴 안쪽에서 한 쌍의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꺄악! 승철씨! 뒤, 뒤에···!"

 "다희씨! 제 뒤에 붙으세요! 크윽, 이 새끼들이 감히···!"


 소리로 봐선 전투라도 치르는 모양이다.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 꽤나 격한 어조의 목소리였다.


 "어서 가보자꾸나. 이러다 얘기를 듣기도 전에 죽어버릴 듯 하니."


 결정은 빨랐다. 사흉 녀석들과 나는 재빨르게 목적지를 재설정했다.

 우린 서둘러 동굴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흐에엑. 가, 같이가요!"


 적은 체력탓에 따라오다가 뒤쳐진 도철은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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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허접한 사흉들 소개회차!


사흉들 캐릭터 컨셉은 각각 게임이나 애니 캐릭터 2~3개 섞어서 만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