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아무도 없는 학생회실.


파스텔은 신문을 펼쳐서 열심히 읽는 척을 했다.


나는야 똑똑한 필기수석 파스텔~


신문도 잘 읽죠~


『...』


악마님의 시선이 느껴졌다.


찌릿찌릿.


찌릿찌릿찌릿.


허억.


신문부에 압력을 넣어서 학생회 자금을 횡령한 뉴스를 덮은 걸 책망하는 눈빛.


우와와앗!


파스텔은 과장되게 팔을 휘두르며 놀라는 시늉을 했다. 그러고는 신문을 쫙 펼쳐서 악마님에게 보여주었다.


"봐요봐요! 요즘 신문부 최고 인기작! 무려 연재 소설!"


완전 전문적이야. 이게 바로 제대로 된 신문부지.


신문부가 하는 사회 비판 기사를 모두 내려버린 파스텔은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맞아. 학생에게 필요한 신문부는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 밝은 이야기야.


학생회장 파스텔은 뿌듯해졌다.


『그런 것 치곤 너도 딱히 읽어보지도 않은 것 같더만. 신문 방향이나 제대로 하고 말하도록.』


허억.


당연한 소리지만 너무 가혹해.


인생 너무 바빠 파스텔은 이런 소설을 읽을 틈이 없는걸.


괜히 뻘쭘해진 파스텔은 슬쩍 소설의 저자를 보았다.


필명이 낙비라니.


거꾸로 하면 비락.


으잉.


완전 바보같아.


"아하하하! 악마님. 이거 봐봐요. 완전 바보같아."


어떤 음료수가 떠오르는 필명이다. 무려 글자수도 같다.


글자수까지 같다니!


세상에.


세상에세상에.


마치 다른 필명으로 낙낙비비를 쓸 것 같은 작명센스.


『흠. 최근에 서고에서 본 필명과 비슷하군. 낙낙비비였나. 아마 아카데미 교수 중 하나가 필명을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허억.


진짜였어.


똑같은 글자를 반복하는 바보바보 작가.


완전 바보바보바보.


사람 아닌듯.


어라. 똑같은 글자 반복...?


무수한 친구친구들을 떠올린 파스텔이 식은땀을 흘렸다.


으아아아.


필기수석 파스텔이 바보바보라니.


심지어 사람 아닌 것 까지 같아.


사람 아니야 파스텔...


사람 아니야 바보 파스텔.


바보 사람 아니야 파스텔.


으잉.



바보 아니야 파스텔...?


그래!


파스텔은 바보가 아니었어.


응응. 필기수석 파스텔이 바보일리가 없어. 


완전 똑똑한 파스텔이 고개를 끄덕였다.





***


대충 끄적인 정신면역 일상? 팬픽.


오늘은 파스텔 러브 크래프트 후작님을 못봐서 슬퍼... 분명 연재 예약도 걸려 있었는데.


낙비는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