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레드, 멀린, 모르가나등 이번 에피에선 아서왕 전설 모티브가 많았는데 관련 tmi 몇개 남겨둠.


1. 아서왕 전설에서 멀린은 몬머스의 제프리가 쓴 '브리타니아 열왕사'에서 첫 등장했는데 페그오를 통해서 잘 알려진거지만 멀린은 순수 인간이 아니고 악마(인큐버스)와 아름다운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마였음. 근데 중세 전설속 『악마』들은 신화적으로 기독교 이전 『옛 신』들을 상징함. 때문에 멀린은 브리타니아(영국)의 옛 신들의 피를 이어받은 반신으로 생각해도 됨. 참고로 켈트 전설에서 브리튼의 옛 신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짐승이나 요정으로 몰락했다는 걸로 끝이 남. 요정이 나라를 건국했고 타락하면 악마가 된다는 카사의 설정은 아마 이걸 반영한걸로 보임.


2. 모드레드가 배신 안 하는 걸로 나오는데 이건 고증오류는 아니고 초기 원전 참고일 가능성이 높음. 사실 모드레드는 초기 웨일스어 사료에선 역모는 커녕 배신도 안함. 오히려 아서 왕과 함께 전장에서 싸우다 전사한 충성스러운 전사로 언급되고 무력까지 뛰어나다는 식으로 찬사를 받음. 모드레드가 배신자가 된건 약 11세기 프랑스어로 기록되면서 부터인데 이때부터 음유시인과 극작가들이 아서왕 전설을 체계화 시키면서 랜슬롯, 갤러해드, 퍼시발등의 기사가 추가되고 기존 원전에 있던 가웨인, 케이등은 공적을 빼앗기고 성격도 부정적으로 묘사되는데 모드레드 역시 이런 흐름과 함께 명확한 악역이 필요해지면서 배신자로 변질되었음.


3. 황금 가지는 겨우살이를 뜻함. 인도유럽어족 계통의 신화에서 참나무는 최고 신을 상징하는 신성한 나무이자 세계수를 상징하기에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참나무(최고 신)의 영엄한 힘을 물려받았다고 여겼음. 때문에 겨우살이는 오래전부터 아서왕 전설의 기원중 하나인 켈트의 드루이드들이 주술용 약재로 사용했음.


그런데 겨우살이는 긍정적인 면과 동시에 신의 죽음을 상징하는데 이건 북유럽 신화의 미스틸테인과 발두르 전설을 보면 알수 있음. 고대엔 신과 왕을 동일시 했기 때문에 신의 죽음은 곧 왕의 죽음이었음. 그리고 고대인들은 연관성을 가진 대상은 서로 연결된다 믿었음. (누군가의 머리카락을 갖고 있으면 그 사람과 정신적으로 연결되어있다거나 내가 아픈 부위를 거기에 해당하는 동물의 내장을 먹으면 그 부분이 낫는다고 믿는 식으로) 그래서 왕이 죽거나 노쇠하면 그 왕국 더 나아가 왕국의 땅 혹은 그 세계도 힘을 잃고 죽는다고 믿었음. 이걸 막는 방법은 오직 노쇠하거나 죽어가는 왕을 대신해 활력 넘치는 새로운 도전자가 물려받는거임. 그 방법은 보통 젊은 도전자가 늙은 왕을 죽이는 거고. 이게 동명의 인류학-신화학 저서 '황금가지'의 주제임.


마지막은 좀 두루뭉실하긴 한데 『마왕을 죽이기 위해 생겨나는 대적자가 새로운 마왕이 된다』는 구조는 분명 금태가 황금가지를 읽고 참고한게 분명함. 특히나 이번 에피소드에서 노골적으로 황금 가지란 단어를 강조하거나 황금가지는 인간의 소원을 담았다 같은식으로 표현한걸 보면 빼박인거 같음.


4. 막판에 『악마에 소원을 빌어서 얻은 6발의 반드시 맞는 마탄과 주인의 심장을 노리는 마지막 1발의 흉탄』을 얻었단 설정은 독일의 민담 '마탄의 사수'가 모티브임. 참고로 민담은 베드엔딩으로 끝나지만 이걸 각색한 오페라에선 주인공 '막스'가 악마와 계약하게 속였던 '카스파'는 마지막 흉탄의 궤적에 대신 서있어서 자기가 대신 심장을 맞고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