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guitar/104556679


어제 올렸던 봇치 자작페달의 전체적인 제작기랑 사운드 데모임


시작




원래 처음에는 봇치가 애니판에서 비중있게 사용했던 보스 블루스 드라이버를 복각하려고 했었음


그래서 이 친구의 회로도를 인터넷에서 열심히 찾아봤는데


아주 시발이더라


이제 간단한 회로도만 간신히 읽는정도에 이쪽이랑은 평생 연이 없었던 나에게 이정도 난이도는 너무 간거같아서


다른 페달이 없을까를 찾아봄


봇치애니 12화에 보면 블루스 드라이버 우측에 검정색 페달이 하나 있는데


나무위키에서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저 페달이 프로코 랫이라 하길래


쟤를 카피해보려 마찬가지로 회로도를 찾아봄


다행히도 얘는 블루스 드라이버보다는 회로도가 훨씬 간단하길래


이정도면 가능하겠다싶어서 도전 시작


kiCAD 프로그램으로 적당히 회로도를 보고 따라그려주고 (나도 그 부품이 무슨 역할을 하고 저 부품이 왜 저기 실장돼야 하는지 잘 모름. 그냥 보고 따라그린거)


kiCAD에 같이 내장된 PCB 레이아웃 작성 기능으로 어떻게 회로도를 잘 그려줌


이걸 거버 확장자 파일로 뽑아서 JLCPCB라는 회사한테 갖다주고 결제하면 얘들이 알아서 그 파일대로 PCB 보드를 만들어준다.


최소 주문수량이 5개라는게 조금 맘에 안들었는데 난 가입자 프로모션 받아서 배송비포함 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받음. (배송은 제일 저렴한걸로 해서 받는데까지 시간은 좀 걸림)


아무튼 대략 2주 좀 안되게 기다리면 이렇게 내가 주문한 기판이 실제로 도착을 함.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엘레파츠에서 미리 사놨던 부품들을 표면에 납땜해서 실장해줌



대부분 부품을 엘레파츠라는 곳에서 주문했는데, 거기서 안파는 단종/NOS 부품들은 페달파츠에서 주문했음.


얘를 들면 저기 기판 중간쯤에 1N914라는 다이오드는 지금 단종되어서 대체 부품말고는 신품을 구할수가 없다더라고? 그래서 페달파츠에서 주문했고



특히 가장 메인이 되는 LM308N 칩은 80년대-90년대 초 빈티지 랫에 들어가던 칩인데 2000년대 중반 이후로 단종되어서 지금은 이베이에서 칩당 적게는 몇천원에서 많게는 몇만원까지 받을정도로 구하기가 까다로움.



나도 처음엔 이베이를 쭉 뒤져봤었는데 전혀 상상도 못한 페달파츠에서 LM308N을 팔길래 그냥 그걸 그대로 주문해서 받았음. 칩당 6600원이니 얘도 저렴하진 않더라. 아마 이번 빌드에 사용된 소자중엔 가장 압도적으로 비쌀듯.


전위차계도 마저 연결해주고 풋스위치랑 배터리 스냅 등등 연결해서 사운드 테스트를 쭉 해봤는데 소리는 아주 잘 났음. 심지어 좋았다.


당시 임시 테스트로 짧게 찍어본 사운드 데모


테스트 도중에 알게됐는데 원래 필터 노브가 노브를 올릴수록 고음역이 깎이는 방식으로 작동해야되는데 그냥 일반 톤노브처럼 올릴수록 고음역이 늘어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찐빠가 났더라.


전위차계 다리 바꿔달면 해결될거라 생각했는데 아니길래 그냥 80년대 초에 톤 노브 달린 톤 랫이라는 친구도 있긴 하니 그거 복각이라 우기기로 함.




내부가 완료되었으니 이제 외부 디자인을 고안해봤는데


내가 처음에 대충 계획했던 디자인은 위랑 같음.


근데 보다시피 난 저런데 실장될 정도 퀄리티로 그림은 못그리니 아는 그림쟁이 친구한테 밥 두끼를 사주고 저 구도대로 그림을 그려달라 요청함


그리고 그렇게 받은 일러스트. 역시 이래서 아웃소싱을 돌리는가 싶더라


케이스는 페달파츠에서 팔던 하몬드 1590BB 케이스 클론을 사용.


우선 위치를 잘 잡아주고서 드릴로 구멍을 뚫어준 다음 거길 스탭드릴로 살살 확장해줬는데 이게 출력이 강한 드릴이 아니다보니(이마트에서 산 5만원짜리 블랙데커 저가형 전동드릴임) 완력으로 눌러가면서 뚫어주기가 참 힘들었음.


우선 흰색 락카로 밑색을 깔아주고 상단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준 다음 전부 검정색으로 락카를 다시 뿌려줬음.


굳이 이렇게 번거롭게 락카를 두번 뿌린건 일러스트 도장할때 쓸 물전사지가 흰 부분이 투명하게 나오는 제품이라 접착면 부분이 최대한 흰색이어야 원본 색에 가깝게 나오기 때문임.


전사지를 붙이고 위쪽을 투명색 락카로 한번 더 덮어줬음.


대충 12시간정도 지나 케이스 위에 뿌린 투명락카가 다 굳었길래 미리 완성해놓은 내장을 케이스에 채워넣어줌.


그리고 커스텀 느낌도 살짝 나게 케이스에 네임펜으로 이것저것 새겨줬음.


마지막으로 노브까지 꽂아서 완성.


여러모로 찐빠가 나긴 했지만 완성품을 보니 뿌듯함.


정식으로 다시 찍어본 사운드 데모.


이건 랫 계통 페달 사면 꼭 쳐보고싶었던 곡인데, 제프 벡의 Cause We've Ended As Lover라는 곡임. 전부 카피는 못했고 앞부분만 짧게 쳐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