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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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자취방 바닥의 싱글 매트리스 위에서 깨어나 핸드폰을 살펴보던 김남붕은, 꽉찬 담배곽을 꺼내며, 자신이 이상해졌음을 깨달았다.

기억대로라면 그는 최근 군대에서 전역하고 한량처럼 지내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핸드폰 기록 속의 자신은 최근 2년간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페알바라면 고등학교 때 그만둔 것으로 기억하는데..'

통장 잔고가 든든한 것은 좋았지만, 1시간 내로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은 좋지 않았다.

김남붕은 재빨리 씻고, 입고, 카페의 주소를 검색하고, 늦지 않게 택시를 불러 카페로 향했다.

자신의 경력없는 고참 알바생이라는 기묘한 위치를 생각하느라 약간 긴장하던 김남붕에게 택시 운전사가 말을 걸었다.

"학생, 내가 이렇게 참견하는게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아들같아서 하는 말이야."

"예?"

"그, 젊은 총각이 그렇게 셔츠를 다 풀어해치고 다니면 안좋아"

"...예?"

"요즘 젊은이들이 개방적인게 나쁘다는게 아니라, 그냥 나도 그 나이대 아들이 있어서 그러는 거니까 너무 나쁘게 듣지 말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김남붕은 상황을 넘기는 법을 아는 사람이였기에 아무 말 없이 단추를 잠구어 올렸다.

어색한 발걸음을 움직여 카페에 들어간 김남붕은, 카운터에서 자신에게 인사하는 낮선 알바생에게 똑같이 인사를 하며, 키오스크를 만지작 거리며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다행히 김남붕이 아는 종류의 키오스크였기에, 약간 해매는 정도로 자신의 이름과 다른 직원들의 이름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같은 타임에 일하는 저 친구는.. 도예지인가.'

김남붕은 이 카페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었음으로,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보다도, 물건들의 위치나 음료의 비율 등, 알바를 하면서 알아야 하는 여러가지 사소하고 중요한 것들을 몰랐다.

'예전 알바의 경험을 살려서 최대한 빨리 익숙해지는 수 밖에..'

"남붕 오빠. 그래서 생각해보셨어요?"

김남붕이 마음을 다잡기 곤란하게, 도예지가 다가와 굉장히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