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스에 온지 1년하고 211일째


오랜만에 수인마을에 들린 나는 디아나에게 정말 뒤지기 직전까지 악기바리를 당했다


식사의 마무리로 차 한잔 주겠다고하면서 두손가락으로 거대한 항아리를 들고오는걸 보고선 

겁에 질려 디아나 촌장집에서 도망나왔다


도망친곳에 낙원...은 아니였고 엘리아스의 모든 수인아이들이 다 집합한거처럼 정말 많이 있었다


그 귀여운 녀석들은 무슨 전쟁놀이를 하는거마냥 두 팀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수인들 치고는 그리고 애들 놀이치고는 꽤 본격적으로 하는건지 나무창과 목검같은 무기와 함께 헬멧까지 어디서 색칠해와서는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전열을 짜고 있었다


제법이다 

그래도 칼라 깔맞춤하고 진형도 잡으니 진짜 전쟁하는거 같다

마음속으로 수인 어린이들의 놀이 퀄리티에 대하여 제법 고평가를 내리던 때였다


"앗 교주님이다!"


백군 중 한녀석이 저 멀리에 있던 나를 알아보았다


"교주님!! 여기는 무슨일로 왔어요?"

"교주님도 전쟁놀이 좋아하는건가??"

"디아나 촌장님에게 말하면 안돼여~"


이놈저놈 할거없이 다 달라붙는 녀석들

예상대로 전쟁놀이를 준비하고 있었나보다

그런데 디아나가 금지를 시켯다고??


"왜 디아나 촌장이 금지시킨거야?"

"전쟁놀이는 너무 위험하다고 촌장님이 금지시켯단 말이에요~"


으음... 충분히 있을법한 일이다

우리도 어린시절 조금 위험한 물건가지고 놀면 다친다고 금지시켯던일이 비일비재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렇게 제한을 두는것은 오히려 더 하고싶게 만든다는 사실은 디아나가 인지못했던걸까??

제발 이르지 마세요~~ 라고 간곡하게 요청하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웃음을 멈출수가 없었다


"크하하하 원래 안걸리면 되는거야 난 못본거다~"


통쾌하게 웃으며 교주로서 허락을 했다 

뭐 애들 놀이 좀 과격하게한다고 엘리아스에서 별 일 있겠는가?


"엣-! 정말이죠 교주님?"

"약속하신거에요???"

"그래!"


허락을 할 자격이 없던 나에게 허락을 받자 모두들 신이 나서는 [교주님이 허락하셨어!!] 라고 외치며

다시 진열을 가다듬었다


몇분이 지나 완전히 진열을 가다듬은 두 팀

애들 놀이치고는 제법 비장하다


삐이이익-!!!!

무언가 호루라기 부는소리같은게 들리자 일제히 서로에게 돌격한다


와아아아아----!!!! 


그 광경을 본 나는... 


아 씨발....씨발.... 씨발!!!!


더이상의 표현을 하고 싶지않다 

이 좆같은 기억을 지우고 싶다

병신같은 엘리아스에서 탈출하고 싶다

그냥...다 싫어...집에 가고싶어...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온다... 우웁...씹....


견디지 못하고 구토를 하고 있던 나의 등을 누군가가 두드려준다

디아나 촌장이다

설상가상이란 이런것일까?? 엘리아스에서 최초로 좆된느낌이다


 디아나 촌장이 실눈을 뜰랑말랑하며 입을 열었다


"교주님... 수인은 이런종족입니다..."

"우웁..."


남은거까지 깔끔히 게워냇다


"교주님... 피하시면 안됩니다... 이게 우리 엘리아스 수인들의 본질입니다"


그만... 그만해...


"손가락 몇개 눈알 한두개정도 날라가도 3일만 누워있으면 원상복구 된답니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도 잔인해질수 있는겁니다"


나는 그만하라는 신호로 치맛자락을 잡았다 하지만 깔끔하게 내 신호를 무시한 디아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특히 아이들은 브레이크가 없지요 자신이 아픈거는 알지만 남이 아픈거는 모른답니다 그래서 저는 옳바르게 자라지 못한 수인이 될거같은 걱정에 금지시킨거구요... 후후... 이제 좀 아시겠나요?"


어지럽다... 그냥 꿈이였음 좋겠다

이 상황 자체가 그냥 악몽이라 악령(유령을 말함) 씹새끼들이 그냥 놀릴라고 장난치는거였으면 좋겠다

그냥... 그랫으면 좋겠다...

어지럽다...


그 이후로는 기억이 나지않는다

그냥 눈떠보니 디아나가 50인용 국그릇에 스프를 잔뜩 끓여와선 이거먹고 빨리 기운차리라고 한 것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