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듀얼 초심자 틋녀
개념글 모음


지난주, 기념비적인 첫 듀얼을 보육원생 전원의 앞에서 화려하게 반칙패를 당한 나는.



"코우키는 듀얼 몬스터즈의 규칙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



듀얼 아카데미에서 매주 봉사활동을 나오는 사이레의 손에 이끌려 일대일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러니까..."

"틀려도 괜찮으니까 아는대로 말해봐."



이미 한 번 배신당한 이중인격 불가사리와의 추억은 강의가 계속 될수록 배신의 횟수를 늘려만 갔다.



"레벨 5이상의 몬스터는 릴리스를 해야 통상 소환할 수 있어."

"이건 일반 몬스터, 이건 효과 몬스터, 하늘색인 이건 의식 몬스터, 보라색은... 맞아 융합, 흰색은 싱크로, 검은색은 엑시즈, 파란색은 링크. 의식이랑은 달라."

"융합 몬스터는 소환 한 턴에 공격을 못한다니? 그런 룰은 없어."

"이 곳은 엑스트라 몬스터 존. 엑스트라 덱에서 소환한 몬스터만 사용 할 수 있고, 한칸을 사용하면 더는 사용하지 못해."

"세트한 마법카드는 속공마법이 아니면 상대방 차례엔 발동할 수 없어. 대신 자신의 차례에 패에서 체인을 걸 수 있..."

"잠,잠깐 너무 빨라요!"



이중인격 불가사리... 넌 사기꾼이야...



"아차. 나 혼자 너무 신났네.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네... 지쳤어요..."



어린이 카드게임이라고 무시했던 듀얼은 생각보다 복잡한 게임이었다.


잠깐 내가 잘못 알고 있던 내용만 이야기 했을 뿐인데도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니까.



"그리고 이건 코우키양에게 주는 선물."



사이레가 내게 작지만 꽤 두께를 가진 책 한 권과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는 작은 상자 하나를 건내주었다.


상자안에는 무언가 가득 들었는지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묵직하게 들려왔다.



"책은 듀얼 몬스터즈 규칙서 최신판이야."

"그럼 이쪽은요?"

"열어봐. 히히."



딸각하는 소리와 함께 열린 상자안에는 주황빛 배경에 검은 글씨가 적힌 카드가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드래그마의 성녀 에클레시아]


노란색 머리카락과 옅은 보라빛 눈동자를 가진 소녀가 새하얀 갑옷을 입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카드.



"어때? 코우키랑 닮았지?"



여자아이가 되어버린 지금의 날 닮은 카드.



"말로만 듣는 건 지루하니까. 직접 카드를 쓰면서 수업을 해볼까해."

"제가 받아도 될까요...?"

"그럼! 대부분은 카드샵에서 파는 초심자용 묶음 카드라 부담가지지 않아도 돼."

"앞에 있는 다섯장은 아닌 것 같은 걸요."



에클레시아를 뒤로 비슷한 이름을 가진 카드가 4장 더 들어있었다.


그 뒤로는 카드 뭉치가 포장도 뜯기지 않은채 소중히 밀봉되어 있었으니까. 


앞에 다섯장은 사이레가 따로 넣어준 카드라는 것.



"코우키을 닮아서 주고 싶었어."

"그치만 카드는 비싼편이 아닌가요...?"



이 세상엔 전재산을 털어서 사야할 정도로 비싼 카드라던가, 전 세계에 단 네장뿐 환상의 카드가 존재하는 세상인 만큼 카드는 생각보다 귀중품에 가까웠기에.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은 버려진 카드를 줍거나 아카데미에서 헌 카드를 기부한 것을 받아 쓰는 편이었다.


그런 귀중품을 선뜻 넘겨준 것이다.



"직접 카드를 모으는 재미도 느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그렇군요..."

"조금 흑심을 말하자면 코우키가 언니라고 불러주지 않을까나~"



나에게 넘겨준 이유가 겨우 언니라고 불려보고 싶어서라니.


이상한 사람이야.



"...니."

"다시! 잘 못들었어! 다시 해줘!"



이상한 사람이지만 좋은 사람이야.



"사,사이레 언니..."

"헤헤."

"이런게 좋아요...?"

"언.니."

"...언니."

"응! 진짜 좋아!"



언니라고 불린 것이 그렇게 좋았을까.


두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짓는 사이레 언니가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야.


내 볼을 마구 만지던 사이레 언니는 돌아갈 시간이 되자, 아쉽다는 듯 보육원을 떠났다.


내용도 잘 모르는 유희왕 애니메이션에 빙의되고 처음으로 듀얼에 흥미가 생겼다.


그래. 현대인이 스마트폰이 없는 것이 이상한 것처럼.


유희왕의 세상에서 듀얼을 못한다는 건 이상한 것일테니까... 배워두는 것이 좋겠지.


나는 한참을 카드가 든 케이스를 만지작 거렸다.



==



참 이상한 세상이야.


겨우 내 카드뭉치가 생겼다는 이유로 [듀얼을 안하는 이상한 아이]에서 [듀얼을 배우기 쑥쓰러웠던 내성적인 아이]로 내 평가가 바뀌었으니까.


경찰들도 총이나 수갑이 아니라 카드를 손질하는 세상이니까... 그동안 내가 이상해,했겠지...



"누나도 드디어 덱이 생겼네? 다시 듀얼할까? 이번엔 반칙하면 안돼!"

"언니야도 이제 듀얼 해주는거야?"



아카데미에서 봉사활동을 나오지 않으면 듀얼 디스크를 사용한 듀얼을 할 수는 없지만 카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기에, 보육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놀이는 당연히 듀얼이었다.


그동안은 아이들을 대신해서 라이프 포인트를 계산해주는 정도 였지만.


그런 내게 카드가 생기자 새로운 상대가 생긴 어린 듀얼리스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난... 아직 규칙도 잘 몰라."

"괜찮아! 우리랑 같이 천천히 하자!"



특히 평소에도 나를 잘 따르던 어린아이들이 좋아했다.


아무래도 다른 형오빠들보다는 초보자이면서 계산을 할 줄 아는 내가 마음에 든 모양.



"칫. 지는 뭔데 새 카드를 받아?"



그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들도 있는 모양이었지만...



"나중에 듀얼로 뭉개줘야겠어."



푸훗... 카드게임에 미친 세상답게 귀여운... 아니지. 무서운 발상이었다.


다음주가 기다려진다.



***


현재 코우키의 덱리스트


몬스터 카드


사파이어 드래곤 ×2

신룡 라그나로크 ×2

라비 드래곤 ×2

돌도라 ×1

융합 주술봉인 생물 - 어둠 ×2

코도모 드래곤 ×2

드래곤의 제왕 ×2

랜서 드라고뉴트 ×2

엑스 드라고뉴트 ×2

카이저 글라이더 ×2

스트롱 윈드 드래곤 ×1

드래그마의 성녀 에클레시아 ×1

드래그마의 기사 플루르드리스 ×1

교도추기 테드라드래그마 ×1


마법 카드

드래곤을 부르는 피리 ×1

스탬핑 크러시 ×3

원위치 ×2

치환융합 ×2

돌진 ×2

은룡의 굉포 ×2


함정 카드

파괴륜 ×1

위협하는 포효 ×1

가드 블록 ×1

드래그마 퍼니시먼트 ×1

드래그마 인카운터 ×1


엑스트라 덱 5


융합 몬스터

용마인 킹드라군 ×3

F·G·D ×2



마스터 듀얼의 스타터덱 파워 오브 더 드래곤에 백룡을 라바드래곤으로 바꾸고 드래그마 카드 5장이 추가된 상태입니다.


백룡은 카사장님의 정실이니까.


처음부터 풀전개 듀얼을 하기엔 제가 듀얼근이 모잘라기에...


스타터 덱을 주었습니다.


저도 어린시절에 카사장님 스트럭쳐로 듀얼에 입문했었으니까요.


다음 룰미스를 할 생각에 두근두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