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화

스카이림에 도착한 우리는 입항 후 며칠간은 도시에 머무르면서 이 지역의 대략적인 정세를 살피고자 했다.

우리는 먼저 솔리튜드 시내를 돌며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다 반란군의 수장이 제국군에 포획되는 바람에 내전이 더 빨리 끝날 수도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내전의 종식이 임박해진 가운데, 주된 목표였던 내전 참여 계획이 물거품이 돼버렸고,

내가 안전할 수 있는 장소도 더는 남지 않은 탓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 얼어붙은 땅에 한동안 머물러야 할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예전부터 이 땅에 관심이 있었던 셰자드는 본격적으로 이 땅을 돌아보기 위해 짐을 꾸려서 육로 원정에 나섰다.

정말이지, 여행이라는 것은 준비하는 것부터가 힘들다.

여기도 모험가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길드 같은 게 있으면 좋으련만, 모든 걸 우리가 직접 해야 하니,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여튼 우리는 정박지인 솔리튜드를 떠나, 스카이림 내륙의 중앙부인 화이트런 홀드를 향해 이동하려고 했다.

우리는 먼저 화이트런 홀드 방향으로 가는 마차를 구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때는 화이트런 홀드로 가는 마차는 단 한 대도 없었다.

어느 마부에게 물어보든,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레피카: 아니, 여기가 스카이림의 수도고, 화이트런은 중요한 무역거점이잖아? 근데 어째서 그쪽으로 가는 마차가 하나도 없다는 거야?

셰자드: 외지인들을 경계하는 거야. 나느 레드가드고, 여기서 노르드인은 아무도 없잖아? 무슨 일이 있을 지 모르니 꺼리는 거지. 게다가 사람 한둘이면 모르겠는데, 우린 지금 여러 명이잖아.

그래, 그녀 말이 맞다. 이곳 사람들은 외지인에게 친절하지 않다. 하긴, 이 혼란한 탐리엘에 시로딜 빼고 외지인을 반기는 곳이 어디있겠느냐만...

탈리에: 어쨌든 마차를 구할 수 없으면 그 먼 길을 도보로만 이동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는 거잖아?

셰자드: 아니. 한번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그녀는 지도를 펼치고는 말했다.

셰자드: 스카이림은 수많은 산이 있지만, 그만큼 여러 크고 작은 물길들이 있지. 여기 모탈은 솔리튜드와 물길로 연결되어 있으니, 일단 배를 타고 여기로 가보자고.

뭐?! 또 배를 타야 한다고?!

레피카: 뭐야? 그럼 진작 그랬으면 되는 거 아냐?

그러자 앨프윈이 끼어든다.

앨프윈: 거기는 수심이 얕아서 오션 세이버로는 접근조차 불가능해. 게다가 습지라 물길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현지인의 도움 없이는 갈 수 없어.

셰자드: 앨프윈 말이 맞아. 그리고 여기서 물길이 닿는 도시는 거기 뿐이라고 하니까 분명히 그리로 가는 사공들이 있을거야.

우리는 다시 솔리튜드 선착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정말 다행히도

그 곳에서 모탈로 향하는 뱃사공을 만나게 되어 바로 그곳으로 향할 수 있었다.

그런데...

모탈

레피카: 으으... 비 맞는 건 싫은데...

셰자드: 그만 투덜거려, 인마. 이게 눈이 아니라는 거에 감사하라고.

젠장. 반박할 수가 없다. 줄곧 서머셋에서만 살았던 내게는 여기서 만나는 모든 자연현상들 하나하나가 내 몸을 매섭게 괴롭힌다.

탈리에: 후훗, 난 이해한단다. 우리 꼬마 공주님은 따뜻~한 서머셋에서만 살았으니까.

그녀는 날 항상 어린애 취급한다. 물론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내가 1백살을 넘기려면 아직도 멀었고, 그녀는 이미 2백년을 넘게 살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엘프라도, 어지간한 마법의 힘이 아니고서는 저 나이에 저런 젊음을 가질 수 없다.

레피카: 칫, 할망구가...

탈리에는 그 말에 그저 웃으며 내 엉덩이를 가볍게 찰싹 때릴 뿐이다. 그녀는 진짜로 나를 자기 손녀뻘 정도로만 생각하는 모양이다.

여자라면 가장 듣기 싫어할 표현도 그저 '후훗' 하고 웃기만 하거나, 방금처럼 내 엉덩이를 가볍게 한 대 때리는 정도로 넘어간다.

하지만 나는 셰자드의 그 말 한 마디로 인해, 더 이상 그녀 앞에서 그 소리는 못하게 되었다.

셰자드: 너 탈리에 앞에서 또 그딴 식으로 말하면 확 그냥 윈드헬름 탈로스 신전 한복판에 버리고 간다?

탈리에: 우리 예쁜 꼬마 공주님에게 너무 그러지 마. 후후후...

그렇게 시답지 않은 잡담을 하다보니 어느새 비가 개고

그 습한 기운이 찬바람이 되어 우리 몸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마을로 들어가 주민들에게 화이트런으로 향하는 길을 알아 보았다.

그런데 마침, 스카이림 전역을 떠도는 행상인으로부터 화이트런으로 향하는 길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을 밖으로 나오자, 무성한 침엽수림과 새하얗게 쌓인 눈이 우리를 맞았다.

평생을 따뜻한 남쪽에서만 지냈던 내게는 너무나도 이국적이고도 경이로운 풍광이었다.

그렇게 스카이림의 자연환경이 주는 경이로움에 흠뻑 빠져있었던 것도 잠시,

저쪽에서...

트롤이 나타났다.

셰자드: 조심해! 놈이 우리에게 온다!

"크아아아아!!"

스카이림의 트롤은 정말이지 흉악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속도도 빠르고 힘도 엄청나다.

하지만 셰자드와 탈리에는 저 괴물에게 겁없이 맞서고 있다.

놈이 덩치가 큰 셰자드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탈리에가 재빠르게 접근해 놈의 살점을 마구 베어대고 셰자드는 놈의 공격을 빠르게 흘리면서 급소를 타격한다.

앨프윈은 강력한 장력의 석궁으로 고통을 준다.

그녀들의 칼부림을 보며 용기를 얻은 나도 놈에게 달려들어

셰자드와 탈리에의 동선을 살피며, 내 길다란 검신으로 몇 번이고 놈을 찔러댔다.

그리고 마침내

탈리에의 마지막 일격으로 놈의 숨이 끊어진다.

그 때 탈리에의 모습은 정말이지 아름다움마저 느껴질 만큼 대단했다.

셰자드: 후우.... 위험했어. 여기 트롤들은 생긴 것도 그렇고, 정말 '괴물'이 맞네.

탈리에: 하아... 하아... 아무리 베고 찔러도 끄떡도 안 하는 이 느낌... 오랜만이네.

그러다 셰자드가 나를 보더니 말한다.

셰자드: 너 이 새끼, 칼은 장식으로 들고 다니는 줄 알았더니만, 꽤 하네? 그래. 앞으로도 그렇게만 하면 돼.

그러면서 셰자드는 내 등을 두드려준다.

오랜만에 받아 본 칭찬의 한 마디...

그것도 마법이 아닌, 검술로 칭찬을 받는 것은 처음이어서 그 말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다.

그렇게 끝없이 펼쳐진 숲길을 지나고 있을 무렵,

각 지역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우리는 그 이정표를 살피며, 진로를 다시금 바로 잡으려 했다. 그런데 그 이정표 근처에 웬 오크가 한 명 서 있었다.

그 앞에는 그의 손에 희생당한 것으로 보이는 맹수 두 마리의 사체가 널부러져 있었고, 오크는 한숨을 쉬며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 호기심 많은 선장이 그 광경을 지나칠 리가 없었다.

셰자드: 이봐. 사냥감을 잡았으면 빨리 피 부터 뽑고 가죽을 벗겨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자 오크는 셰자드를 바라보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오크: 아니, 나는 '죽음'을 찾아 여기 나온 것이다.

죽음? 그럼 설마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위해 저것들과 싸운 거라고?

그 오크는 나이가 조금 들어 보이긴 했으나, 여전히 힘은 건재한 듯 보였다.

혼자서 저 무시무시한 맹수 두 마리를 상대해서 죽이는 정도라면, 그 기량은 여전히 살아 있을 터였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은 셰자드의 눈빛이 변한다.

셰자드: 아 그래? 그럼 내가 그 죽음을 선사해주지.

뭐...뭐라고...? 저 인간이 대체 뭐라는 거야?!

셰자드: 내 부하들 중에 당신과 같은 오크가 하나 있거든. 그 친구가 얘기해주더군. 그게 당신네 사람들의 방식이라고.

오크: 그래. 우린 더 늙고 나약해지기 전에 말라카스께서 계신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정말로 네가 그 죽음을 선사해 줄 수 있다는 건가?

셰자드는 크게 웃더니 목소리를 내리 깔고 말한다.

셰자드: 그 친구가 자기 죽을 때 되면 나더러 '그 역할'을 맡아달라고 해서 말이야. 오지게 힘들겠지만 해주겠다고 했었지.

오크: 그렇다면... 기대해 봐도 되겠나?

셰자드: 얼마든지.

오크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셰자드는 우리를 뒤로 물러서게 하고는 오크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듯 하더니

바로 싸움을 시작한다.

그 오크는 방패를 들고 있었기에, 셰자드 또한 방패를 들고 그에게 맞섰다.

그런데 대체 뭘 믿고 저렇게 싸우는걸까?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일텐데... 대체 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라고 생각한 순간, 셰자드가 오크를 압도하며

그 단단한 방패로 세차게 후려친 뒤에

순식간에 그 오크를

저세상으로 보내버렸다.

전투가 끝난 것을 확인한 우리는 곧바로 셰자드에게 달려갔다.

앨프윈: 선장, 괜찮아? 다친 덴 없어?

항상 냉정함을 잃지 않는 앨프윈의 목소리가 평소답지 않게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탈리에: 우리 아가는 셰자드랑 제일 오래 함께 했는데 여전히 걱정이 많네? 후훗... 귀여워라.

셰자드: 괜찮은 전사였어. 자, 이제 잠깐 이 자를 보내주도록 하자고.

셰자드는 그 오크를 위해 간단한 의식을 치뤄주고는, 그에게서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고, 오히려 저승길 노잣돈이라면서 금화 몇 닢을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스카이림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있는 산봉우리를 향해 나아갔다.

그 어마어마하게 험준한 산세가 자아내는 풍경은 빽빽한 숲에 이어 나에게 또 다른 경이로움을 선사했다.

레피카: 너무 무섭고 위압적인데... 또 아름답기도 하네...

탈리에: 그게 바로 이 땅의 매력이란다, 꼬마야. 

레피카: 내 이름은 '레피카'야.

내가 탈리에에게 쏘아 붙였지만, 탈리에는 또 가볍게 웃어 넘길 뿐이다.

그렇게 산길을 오르던 우리는

거대한 유적지처럼 보이는 곳을 마주하게 되었다.

셰자드: 이야... 이거 설마? 고대 노르드 유적 같은... 그런 건가?

탈리에: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마치 성채처럼 지어져 있는 그 석조 건축물은 난생 처음 보는 양식에, 거대한 규모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이렇게 높은 산에 이런 거대한 구조물을 조성했다는 것이 더 경이롭게 다가왔다.

지도를 확인해보았으나, 이곳은 오랫동안 방치된 유적지 중 하나인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지도대로라면,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는 하다.

셰자드: 후우... 많이 올라오기도 했고, 이제 해가 넘어가기 시작했으니 이쯤에서 쉬는 게 좋겠어. 천막을 펴자고.

그렇게 우리는 천막을 펴고

준비한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며 꿀맛같은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한 숨 돌린 지 얼마나 지났을까...

앨프윈의 낌새가 이상하다.

그리고 안 좋은 예감은 항상...

앨프윈: 셰자드. 나, 섹스하고 싶어.

셰자드: 그래, 어떻게 해줄까?

셰자드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바로 화답한다.

앨프윈: 저번에 앞으로 했으니까, 이번엔 뒤로 해줘.

아니, 대체 어떻게 된 성욕이냐고... 

근데... 지금 내가 보는 앞에서 한다고?! 그것도... ㄷ...뒤로 한다니, 설마?!

세상에...

나는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을 보고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민망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두 사람은

나의 존재 따윈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그 짓을 벌이고 있다...

탈리에: 후훗, 우리 귀염둥이... 뒤쪽도 꽤 하게 됐네? 후후훗...

앨프윈: 크윽... 말 걸지... 마....

심지어 탈리에는 그걸 기분좋게 구경하고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션 세이버의 여자들이 허구한 날 섹스를 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여자가 바로 저 2백년 묵은 다크엘프였다...

두 사람은 우리가 있는 앞에서 격렬하게 섹스했다.

그리고 꽤 빠르게 분위기가 무르익은 듯, 두 사람의 짐승같은 숨 소리가 더욱 거칠어졌다.

앨프윈: 하아...하아... 나...왔어... 그러니까... 사정해줘...

셰자드: 그래, 간다앗!

셰자드가 앨프윈의 그... ㄷ... 뒤에... 사정한 모양이다...

앨프윈: 하아...하아... 수고했어... 정말 좋아해, 셰자드.

앨프윈은 셰자드에게 사랑스럽게 입을 맞춘다.

셰자드: 헉...헉... 나도 네가 정말 좋아, 앨프윈. 얼른 옷 입어. 추우니까.

그리고 두 사람의 행위를 지켜보던 다크엘프가

셰자드를 지긋이 바라보기 시작한다.

셰자드는 그 눈빛을 읽었는지, 피식 웃더니

그녀의 옷을 벗기고는 바닥에 꿇어 앉혔다.

그리고 탈리에는

셰자드의 남근과 그 밑에 달린 육중한 불알까지 동시에 자극한다.

그러자 방금 한 차례 좆물을 쏟아낸 셰자드의 남근이 다시 팔팔해지며 순식간에 잔뜩 부어올랐다.

셰자드: 와 씨발... 후우...후우... 크으읏...

셰자드의 것이 잔뜩 발기되자, 탈리에는

그녀의 젖가슴을 사용해서 흥분을 더 끌어올리고 있었다.

탈리에: 후후후후... 오랜만이네... 이렇게 해주는 거...

탈리에는 가슴을 비빌 때마다 농밀하고 음탕한 신음소리를 내며 셰자드를 자극해댔다. 그런데

셰자드: 아우 씨발... 당신, 일어나!

탈리에가 일어서자 셰자드는

그 우뚝 선 남근을 탈리에의 것에 대차게 쑤셔 넣었다.

그리고 앨프윈 때보다도 훨씬 더 가열차고 맹렬한 기세로

그녀의 몸을 취했다.

그리고 셰자드는 일어 선 채로

탈리에의 몸 안에 대차게 사정했다.

셰자드: 헉... 헉... 후우우... 어우, 씨발... 그나마... 이성이 살아 있어서 다행이야. 하마터면 몇 시간이고 해댈 뻔했다구.

탈리에도 아주 만족스러운 듯하다.

탈리에: 그럼, 배로 돌아가면 다시...

아니 잠깐, 그거...

레피카: 멈춰! 그 대사 멈춰!

그렇게 나를 제외한 모두가 텐트 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가볍게(?) 즐기고 있었을 무렵...

저 멀리, 유적지 내부쪽에서...

사람의 것으로 들리는 소름끼치는 고함 소리와...

괴물이 울부짖는 소리가 뒤섞여 들려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갑자기 무슨 일인가 싶어서 쉬다 말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무기를 들고서 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세 명의 노르드인 전사들이 수많은 트롤들과 싸움을 벌이는 광경이었다.

한 여자는 긴 장대도끼를 들고 트롤의 머리통을 쪼개고 있었고

다른 한 여자는 한 손에 도끼, 한 손에 칼을 들고 트롤의 살점을 찢고 있었으며

또 한 명은 창을 휘루드며 트롤들의 급소를 찔러대고 있었다.

하지만 트롤의 수가 너무 많다.

이대로는 저 사람들이 저 흉측한 트롤들에게 찢겨 죽을 것이 뻔했다.

셰자드: 이런 세상에...

레피카: 어떻게 할 거야? 위험해 보이는데...

앨프윈: 선장, 명령을!

탈리에: 난 준비됐어!

그러자 셰자드는 진지한 표정과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했다.

셰자드: 그래, 선장으로서 명령한다. 저 사람들을 도우러 간다. 따라와!

그리하여 우리는

수많은 트롤들과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는 노르드인 전사들을 돕기 위해

고대의 노르드 유적지로 몸을 던졌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