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https://arca.live/b/strange2/104207164

-3부-


정상적인 관점으로 읽기에는 남자의 생각이 다소 이해가 안되게 신경쓰면서 글 써봤어요

하슬 썰은 기회가 되면 풀어볼게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요 쓸모도 없고 어떻게 다뤄드려야 할지도 모르겠고 진짜 이래도 되는걸까 싶고.."


무슨 말을 할지 몰라서 가만히 무릎 꿇고 머리 숙여서 듣고 있는 나하고 소파에 앉아있는 서현님


하지만 내 마음은 이런 상황에 좀 더 익숙하고 오히려 죄책감만 들어간다

비록 인간적인 대우는 못받지만 아무렴 어떤가? 그녀의 지배하에 있지만 난 지금 그녀의 곁에 돌고 있고, 쓸모도 없는 날 어떻게든 써주시려고 고민중이시지 않는가?


나같은걸 내쫒지 않고 일단 두시는 점에서 그녀에 대한 나의 충성심은 더욱 높아진다


지금 이런 상황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걸 해보자는 마음에 서현씨의 발을 주물러본다.

한참을 가만히 보고 있더니 내게 질문을 해오신다


"절 위해 이런 모욕적인 하대를 당하고 계시는건데 보통 정상적인 사람이면 이런 상황에 화를 낼법도 한데 현석씨는 왜 오히려 더 복종하시는건지 모르겠어요 정말 이런게 좋으세요?"


"잘 모르겠어요 단지 버려지고 싶지 않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자 회피책이다

저 한마디를 뱉기까지 얼마나 많은 침묵 속에서 겨우 답을 내린 것인가


나의 세상은 점점 그녀에게만 국한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의 일보다는 그녀의 감정, 기분 같은 것들이 나의 주요 관심사다


"절 버려주시지만 않는다면 모든지 할 수 있을거 같아요 지금처럼 바닥이라도 닦을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하고 또.. "

조급해진다 더 이상의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나와 그녀의 관계에 좋을게 없다

정돈되지 않는 생각과 말들이 계속 쏟아져 나온다.

그저 버려지고 싶지 않다

그녀의 관심사에 내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감정이 변질되버린 내 최후는 어떻게 될까 이젠 좀 무서워진다


난 어디까지 추락하게 될까?

대등한 관계는 내겐 사치다

노예라도 되고 싶다 그러면 내게 관심을 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점점 커진다


"완전히 제 노예라도 되고싶어서 안달나셨네요 이게 그렇게 좋으세요? 돈도 벌어서 바치고 제 하인처럼 항상 제 앞에 무릎 꿇고 발이나 마사지 해주면서 바닥이나 핥고 있다니 꼴불견이네요. "

"이젠 궁금해졌어요 당신은 제게 버려지지 않기 위해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건지.. 우선 휴대폰 주세요 잠금 풀고"


한 2~3분 그녀를 마주치지 못하고 바닥을 응시하고 있으니 그녀가 말한다

"다리좀 피고 싶은데 엎드려 보세요"

엎드리면서 무릎꿇고 있던 다리가 풀리면서 다리가 저려온다

"제 앞에서 그렇게 편하게 있고 싶은거에요? 무릎 떼세요 ㅎㅎ"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명령한다. 하지만 망가질대로 망가진 나는 반문할 틈도 없이 그저 명령하면 따르는게 전부였다

내가 바닥에서 무릎을 떼자 내 등에 두 다리를 올려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이따금씩 그녀는 메신저 앱의 비밀번호 등을 물어보는거 말고는 내게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난 밑에서 엎드린 체 그녀의 다리를 받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체력이 떨어지다보니 몸이 점점 떨려온다

요령 피운답시고 무릎을 바닥에 5초 10초씩 잠깐 데고 다시 펴본다

"뭐하는거에요? 몸이 흔들리고 등이 점점 내려가잖아요 똑바로 받치세요"

"자기 자신도 감당 못하는 주제에 누가 누굴 감당하겠다는건지.."

혼잣말 하는 그녀

그 말이 내 가슴을 찌른다. 슬프기도 하고 왜 이러고 있는걸까 의문도 든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힘을 빼면 난 그녀에게 버림받을 것이다 그것은 싫다

그녀의 발은 엄청 무겁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무게는 점점 늘어나는 기분이다.

발도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데 내가 만약 의자였더라면 어땠을까

평소에 운동을 안한 날 탓하며 후회한다


갑자기 목에서 강한 힘이 느껴지더니 땅바닥에 쳐 박힌다

몹시 당황스럽다

"발받치는게 이렇게 부실해서 차라리 바닥에 두는게 편하겠어요 그쵸?"

편하다.. 일단 얼굴이랑 몸이 갑자기 엎어져서 아팠지만 엎드리고 있는 것보다 몸이 덜 힘들다

"죄송합니다" 

사과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외의 선택지는 보이질 않는다

"죄송하면 다에요? "

그 한 마디에 조건반사적으로 다시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 있는 나였다

"어머, 이젠 개기시는 건가요? 좋네요 어디까지 할 수 있으신지 보고 싶네요"


반박할 수 없었다. 발 받침대의 쓸모를 난 지금 억지로 주장하는 꼴이다 참..우습다 

갑자기 그녀가 등에서 발을 내리고는 엎드리고 있는 내 몸 밑에 둔다


"한심한 우리 발 받침대님의 배가 제 발에 닿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알겠죠?"


순간 이해가 안됐지만 알겠다고 대답한다

일단 대답하고 그 후에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스럽다


분명히 그녀가 내 몸에 다리를 올리면서 내 팔로 지탱하는 무게가 줄었음에도 더 힘들게 느껴진다 왜일까?

동기가 없어서 그런건가? 하지만 난 발받침대로서의 쓸모를 증명해야 한다


"원래 도구는 주인이 써줘야 의미가 있는거에요 지금은 그저 안쓰고 방치하고 있을 뿐이고"


정곡을 찌른다 뇌정지 당한 기분


"하지만 또 모르죠 그러고 있다 보면 제가 발받침대를 쓸지 안쓸지는 제게 달려있지만 당신에게도 달려있네요? 어 지금 힘들다고 자세 비틀고 난리나셨네요? 근데 왜 무릎은 땅에 못대고 있는거에요? 힘들면 그냥 그만두고 쉬면 되잖아요? 차마 그러진 못하겠어요?"


차라리 발을 올려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가 발받침대로서 기능을 다 하다가 쓰러져서 못한게 될텐데 지금 이 상태로는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


숨도 거칠어지고 팔 다리가 저려온다

그녀의 발이랑 발목정도말고는 시선이 보이지 않지만.. 아마 내 모습을 위에서 주시하고 있겠지

"혹시.. 제 등에 발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절 사용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그럼 더 힘드시잖아요 ㅎㅎ 친히 제가 배려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정말 올려드려요? 음..  그치만 싫네요 간절해 보이지가 않아요"


"여태 제 앞에 가만히 무릎 꿇고 침묵하고 계실 때는 얼마나 편하셨을까? 난 당신을 이렇게 다루면서도 수많은 고민들이 거쳐가는데 당신은 그저 입만 다물고 있고..그쵸?"


다소 억울하다 나도 아무생각은 안하던게 아닌데

"아무 말이든 지껄여보세요 제 마음에만 든다면 제가 친히 당신 등에 발을 올려줄게요 어때요? 제게 엄청 고맙죠?"


팔 다리가 저려온다

그녀는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엎드리고 있는 내 손등을 한쪽씩 밟는다

"아아아악"


"어머 애기들이 신는 찍찍이 신발인가? 왜 이러지? 발 받침대가 흔들리길래 고정좀 시켜 보려는건데? 그나저나 왜 말이 없을까? 부탁해보세요 당신의 그 꼴사나운 등에 내 다리를 올려달라고 부탁을 해야 내가 들어줄지 말지 생각을 해보죠 ㅎㅎ 자 어서 해봐요"


상냥하게 말하는 그녀와 뒷꿈치로 바닥에 비비는 내 손등과 손가락들.. 골절되는 기분이 든다

여태까지 당해온 비인격적인 행위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엎드린 체로 발받침대로 쓰이는 것도 그렇다. 

손가락이 부서지는듯한 이 끔찍한 고통에 팔다리가 저려도 바닥에 무릎을 대지못하는 내 모습이 더 끔찍하다.


필사적으로 빈다 제발 발받침대로 써달라고

"몸 편할 때는 아무말도 못하시더니 어디 급한 불이라도 끄고 싶으신가봐요? 하지만 어쩌죠? 전 아직 소파에 앉고 싶지 않아요 이를 어쩌지?"


발로 지긋이 내 손을 비트는 그녀

고통에 신음내면서도 무릎을 땅에 대지 못하는 나

슬슬 한계다

갑자기 내 목에 엄청난 무게가 느껴진다

하마터면 무너질뻔했다

"소파에 앉아서 다리를 올리자니 귀찮고~ 이게 최선인거 같아요 어때요? 발받침대 대신에 의자로 쓰이는 기분은?"


"좋..좋습니다 "

숨을 몰아시며 온몸이 흔들리는 나

그러자 그녀는 내 손에 발을 올리고는 엉덩이를 잠시 뗀다 잠깐 서있더니 말 없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 틈에 난 무릎을 땅에 대고 휴식을 취한다

그녀가 내 눈에 보이지 않자 본능적으로 나도 모르게 바닥에 무릎을 댄다


또각또각

알 수 없는 소리에 무릎을 다시 떼고 엎드린다

그리고는 아까와 같은 자세로 엎드리고 있는 내 목덜미에 걸터안고는 내 손 위에 뾰족한 하이힐 뒷굽을 올려둔다

엉덩이를 살짝만 들어도 손등에 엄청난 고통이 느껴진다

"힘드시면 말하세요 알겠죠? 제가 친히 엉덩이 잠깐 떼줄게요 좋으시죠?"


힘겹게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는 한심한 내모습


그렇게 몇 시간이고 끝나지 않는 고문속에 그녀는 내 핸드폰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점점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없음을.. 더 고통스러워지는 날들이 날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난 스스로 묶여있다 

아니 이렇게라도 있고 싶다


앞으로의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