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아 ■바아아아알.... 개더워어어어...."


또 저 소리다, 벌써 2시간째라고.


"김독자..... 에어컨 못고쳐.....?"

"고장난걸 내가 어케 고치니....."


아직까진 괜찮겠지.... 라며 에어컨 고장낸걸 고치지 않은게, 이렇게 후회되긴 처음이다.


"흐에에에...."


....솔직히 저 정도면, 자기를 미소녀라고 부르는 것도 이해가 되는데....


덜컹

끼이익


뭐야 쟤 어디ㄱ-



***



"그래서.... 덥다고 백화점을 온 거라고?"

"ㅇ"


난 어쩌다 백화점에 끌려오게 돼버렸고,

계속 보면서 느낀 건, 절대 그냥 덥다고 나온 것이 아니다.


'왜 나온거지...'


라고 고민을 하던 나는, 지난주에 한 약속이 떠올랐다.



***



"형, 요즘 날씨 더운데 다같이 바닷가나 한번 가볼까요?"

"벌레야, 니가 드디어 쓸모 있는 말을 하는구나..."

"하도 너가 바다바다 노래를 불러서 하는 ㅁ-"

"닥쳐"



***



음, 이정도면 개연성은 충분하구먼.


"야, 근데 넌 왜 요즘 덥다는 말을 안하냐?"

"난 별로 안덥던데."

"뭔 ■소리야, 어제 27도였다고, 심지어 봄에"

"넌 진짜 더위를 못 느껴 봐서 그래"

"아오..."


이런 시시껄렁한 잡담을 하며, 백화점에서 뭘 살지 고민을 하고 있던 중,


"어? 독자씨?"


뒤를 돌아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여긴 왜 나오셨습니까?"

"한수영이 덥대."

"...그게 답니까?"

"어...."


솔직히 그럴려고 나온 것만은 아니긴 하다.


"우리 곧 바닷가 놀러가잖아, 그 김에 겸사겸사."

"아직도 에어컨 안 고치셨습니까? 제가 수리기사 부르라고 그렇게 말을..."

"아니... 그게...."


절대 귀찮아서라고 말 하면 안될 것 같다.


"독자씨~"


다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이현성의 뒤를 스윽 바라봤다.


"여기서 뭐해요?"

"저희 바닷가 놀러가기로 했죠? 그래서 수영복 좀 사게..."

"저희도 그래서 온 거긴 해요."


정희원이 말하자, 이현성도 다시 말을 시작했다.


"같은 목적인데, 같이 사러 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흠, 간만에 데이튼데. 

라는 내 생각을 눈빛에서 읽기라도 한 듯이 정희원이 다시 입을 뗐다.


"커플끼리 온 김에 따로따로 다니죠? 그리고 솔직히 입을거 스포하면 노잼이신거 알죠?"


다행히 이쪽은 눈치가 빠르구먼.


"야 김독자! 이리 와 봐!"

"전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이따봐요."


나는 그들을 뒤로 한 채, 우리 작가님을 향해 걸어갔다.

언뜻 뒤에서 혼나는 이현성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



"이 정도면 다 준비한거 아니야?"


평화롭게 카트를 밀며 말하는 한수영을 보니, 나오길 잘했다고도 느껴지고.

근데, 가장 중요한게 빠졌잖아.


"수영복 빼고 다 샀네."

"아, 아, 근데 수영복을 굳이 사야 할ㄲ-"

"이것들 다 안 사더라도 수영복은 무조건 사야된다."

"치"


솔직히 말하면, 한수영의 수영복을 무조건 보고 싶다.

지금 당장 유중혁한테 쳐맞아도, 그건 무조건 봐야 한다고.


그렇게 하염 없이 백화점에 가장 깊은 곳으로 걷다 보니, 우리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뭔 수영복이 제일 안쪽에 있냐, 뭔가 수상해 보이잖아"

"아무말이나 하면서 가기 싫다는 티 풍기지 마라."


끼익, 탁.


우리는 주위를 쳐다보며 수많은 수영복들을 쳐다봤다.


"사고 싶은거 있으면 골라와."

"알았어..."


뭐야, 왤케 힘이 없어.

설마 수영복 입기 싫어서 저러는거 아니겠지... 라 생각하며 나는 주위 수영복들을 둘러봤다.


흠... 무난무난한 전신? 아니야, 전신은 뭔가 답답해.

그래, 이게 낫겠다.

라고 생각하며 나는 반바지 수영복 한개를 들고 카운터 앞에 돌아왔다.


"한수영"

"!"

"뭐야, 왤케 놀라"

"아.. 아냐..."


말은 이렇게 하지만, 뒤에 숨겨놓은 비키니가 너무 잘 보인다.


"수영복은 다 골랐어?"

"어...어! 당연하지.."

"보여줘봐."

"아, 아니... 왜...?"

"보여줘야 내가 사지."

"아니 그냥 내가 따로 사갈ㄱ-"


방심한 틈을 타 뒤에 숨기고 있던 수영복을 낚아챘다.


"아이고~ 우리 작가님이 이런 걸 가지고 오시다니~"

"...."


실시간으로 빨개지는 한수영의 얼굴을 보니, 살아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금 이거 사주면, 다음에 이거 입고 바다 가는거야?"

"어... 그럴 테니까... 놀리지 마라...."


부들거리는 한수영의 모습은 너무 귀여웠고, 홀린 듯이 핸드폰을 올렸다.


"찍지마!"


라고 내벹고 도망치는 모습도 내겐 그저 귀엽다.


"둘이 참 잘 맞으시네요."


카운터 직원분도 웃음을 참지 못한 듯이 미소지은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뭘요~ 두 분 다 귀여우시네요. 김독자 씨 맞으시죠?"

"아, 네."

"이러면 안되는 거긴 한데, 직원 할인 50% 해드릴게요."

"진짜요?"

"대신... 다른 거 하나도 50%로 줄여드릴 테니까 한개 더 사실래요?"


여긴 앞으로 여름에 무조건 와야겠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장바구니를 들고 삐진 얼굴로 있는 한수영은 더더욱 귀여워 보였다.



***



"수리 다 끝났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에어컨도 다 수리했으니, 한동안은 뭐라 안하겠구먼.


덜컹

끼익


문을 나가는 수리기사님과, 그 문 밖에 지는 노을이 보였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른 그 순간을 깨트린건 다름 아닌 한수영이였다.

잠옷으로 갈아입은 한수영이 나를 쳐다보았고, 입을 열었다.


"너는 뭐 안해주냐?"

"어? 뭐?"

"그렇게 실컷 놀려놓고 그냥 빠져나갈 수 있다 생각해?"


아, 난 오늘 밤에 자기는 글렀구나.



***



소설 뉴비라 어색한 부분이나, 문제점이 있을수도 있어!

그래도 봐줘서 고맙고! 피드백도 많이많이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