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ts #순애 #학원물 #승부욕 #라이트노벨 #19금 


취향에 맞으실 독자님 : 로판 주인공이 집착한다, 소꿉친구가 나의 주인님이 되었다를 재미있게 읽으신 분



제목 : 비타는 지지 않아!



프롤로그



‘반드시 너를 이긴다.’

 

처음부터 이 생각뿐이었다.


허나 이번도 마찬가지.


“승자, 칼라일-!”


또 한 번 비타는 패했다. 자신의 기숙사 대표로 당당히 나선 대장전에서.


안봐도 알 수 있으니까. 환호와 야유가 함께 섞인 상대측 응원석과 달리, 실망감으로 조용해진 제 뒤쪽의 응원석을.


해서 비타는 제 입술을 아주 세게 깨물었다.


‘방심을 했을 뿐이야.’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지. 비타 자신의 사전에 패배란 있을 수 없으므로. 하지만 이게 벌써 몇 번 연속의 패배인가.


‘아냐, 아니야.’ 


내가 질 리가 없잖아, 현실일 리가 없잖아.

믿어왔던 스스로의 재능이 범부일 리는 없다고. 비타는 계속 되뇌었지만.


몸은 말을 안 듣는다. 목검을 맞고 쓰러져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나름 힘조절을 했는데… 잘 되지는 않았군.”


들려오는 놈의 목소리. 비타는 이를 악 물었다.


‘…젠장, 저 자식.’ 


저런 여유를 부리다니. 

꼴에 운좋게 이겼다고 거들먹거려도 되는거야?


허나 패배자의 입장에선 반박할 말이 없으니까.


‘젠장, 젠장…’ 


비타는 그저 분했다.

 


***



비타 샤말은 지난 인생은 성공가도나 마찬가지.


“이번에도 비타가 1등이지? 학원 토너먼트말이야.”

“사기지, 솔직히. 괜히 레인디어가 우승을 계속하는 게 아니라니까?”


비타의 소속 기숙사는 사슴 문양의 레인디어. 그리고 작년의 평가에서 종합 1등을 거머쥐었다.


‘그래, 맞아! 나를 더욱 찬양하도록.’


실로 비타가 이리 말해도 모두가 공감을 할 터이니.


뛰어난 재능과 노력. 타고난 승부욕이 겹쳐졌다. 물론 그 셋중에서 가장 영향이 큰 것은 승부욕이라 할 수 있다.


[인정못해, 다시해-!]


어릴 적부터 비타는 지기를 엄청 싫어했는데 하다못해 가벼운 내기라도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었다. 항상 자신이 이긴 채로 모든 승부를 끝내야했다.


사실 그 승부욕은 상당 부분 비타의 어떤 동경에서 비롯됐는데- 


[귀여움의 결정체 비타.]


어릴적부터의 별명이다. 항상 귀여움과 관련된 비슷한 별명이 존재했다.


비타 샤말은 또래보다 체격이 작은 편이었고, 여자라고 착각을 할 정도로 귀엽게 생긴 외모는 스스로 아주 신경쓰는 콤플렉스와 같았다.


‘그러니 조그맣다고 얕보면 아주 콧대를 밟아주겠어-!’


해서 비타는 뭐랄까, 남성다움을 동경했다. 

당연히 남자다움이라면 남에게 지지 않는 자세. 물러서지를 않는 자세.


그 승부욕에서 파생된 끊이지 않는 향상심.

그 향상심이 바로 비타 샤말을 이 학원, 뛰어난 학생들이 모여드는 명문 엘리트 학원, 사립 레지나 아카데미로 이끌게 됐던 것이다.


그리고 비타는 여지껏 항상 1등을 차지했다. 그러니까, 얼웨이즈. 

분명 작년까지는.


“승자, 칼라일-!”

“승자, 칼라일-!”


한 전학생이 온 뒤로 비타는 1등을 빼앗겼다. 


수영, 검도, 구기종목, 필기.

모든 다양한 종목에서.


연신 패배를 거듭해 이제 1등이 아니라 ‘만년 2등인 비타’로 기억이 되버릴 판이니까.


기숙사와 역시 마찬가지. 


비타의 기숙사 레인디어가 1등의 자리를 내준 것은 이제는 꽤나 된 일이다. 물론 새로운 1등은 전학생이 속한 곳이었고.


항상 1등은 그 녀석, 그리고 2등은 자신.


‘제발, 그만-!’


그 수치심에 비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부들부들 몸을 떨어댔다.


그렇게 커진 열등감에 도화선이 되었던 사건 하나이 딱 한 달 전 발생.


[음, 미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비타는 오랜 짝사랑에게 매몰찬 거절을 당했다.


[내 취향은 조금 더 남자다운 사람에 가깝거든.]


그 잔인한 말은 비타의 오랜 콤플렉스와, 자존심을 동시에 건들었다!


쩌적-


당연히 비타의 마음은 갈라졌다, 후에 짝사랑이 말한 상대가 다름이 아닌 전학생, 칼라일 슐츠임을 알고는 분해서 잠도 못 이뤘지.


‘…젠장, 그 자식. 잘도 나의 에밀리를.’


녀석이 분명히 잘난 놈임은 비타도 물론 인정한다. 


쓸 데 없이 그놈의 상판떼기는 조금 생기긴 했으니까. 아, 키도.


하지만 겨우 그 정도로? 이 비타를 제치고? (비타의 성격은 낙천적이고, 자존심이 상당히 센 편이다.) 


그러니 이후 그의 안에서 짝사랑 상대 에밀리가 불쌍한 한명의 피해자로, 그러니까 칼라일에 의해 가스라이팅을 당한 순수한 어린 양으로 둔갑한 것은 금방.


-야, 붙자-!


해서 그러고 만 것이다.


여기를 가도 칼라일, 저기를 가도 칼라일.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내가, 왜…?

-한판 뜨자고, 나랑!


귀찮아하던 녀석이 결국 성화에 못 이겨 둘간의 결투를 수락, 그 날짜가 일주 후. 정말 까놓고 말해서 맞짱이라는 것이다.


‘…이번만큼은 이긴다.’ 


폐관수련을 거듭하며, 비타는 상대에게 이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승부의 묘약’이라는 것도 아주 우연히 구했지.


[믿으세요, 저를. 정말 잘 찾아오신 거에요.]


그렇게 말하며 웃는 여인은 확실히 신비해보였었다. 점성술사라 했었나? 신뢰감은 별로 없었지만.


‘…이런 미신에 기댈 정도로 추해졌구나. 비타.’


하지만 정말 간절해서. 어떤 식으로든 그 놈을 한 번은 이겨야겠어서.

비타는 바로 그 날밤, 약의 복용을 결심했다.


효과가 없어도 그만, 만약 있다면 이득이니까.


‘그래도 이왕이면 효과가 있는 쪽이면 좋겠는데…’


반드시, 이번엔. 

놈을을 이기고 말 거니까.


‘반드시 이번엔 너를…!’


그리고 약을 먹었더니. 질끈 눈감고 먹었더니 이상한 감각이 느껴진다.


‘아아…’ 


설마.

이 서늘하고도 묵직한, 낯선 상체의 감각은 신비한 약의 작용일까? 


‘정말 효과가 있었다고…?’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이내 궁금해 눈을 뜨고 실체를 확인한 비타는 그만 할 말을 잃었다.


“…뭐야? 이거.”


뭔가 없던 게 생겼는데?

잘못본 건가 의심했다. 사고로 그대로 정지한다.


이건, 그러니까…


일이 잘못되도 정말 한참 잘못된 느낌이라. 

머리가 멍해진 비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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