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pixiv.net/artworks/118048596


["자 이쪽, 그래! 나 보고! 자, 하나, 둘, 셋-!"]



꿈이란건 달콤한 것이다.

실재하지 않는걸 상상속에서 이뤄주고, 존재하지 않는걸 기억속에 심어주는 미지한 것.


그녀는 그런 꿈이 좋았다. 적어도 자신이 살아있는 한, 모든 근심걱정에서 잠깐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니까.


그녀는 순간 눈을 떠 앞을 바라보았다. 아직까지 꿈속인 듯 했지만... 너무나도 생생했다.


창밖으로 비치는 울창한 수풀과 눈부시게 내리쬐는 햇빛.

빛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가벼운 바람.


그리고...


"푸리나, 푸리나? 앞을 봐야지. 여행자가 기다리잖아?"


"어? 어-"


거울속의 나.


아니, '포칼로스'.


그녀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녀는 언제나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푸리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또 다른생각 하고있었지? 무슨 생각을 그리 깊게 했을까?"


"아, 아무것도 아니- 우왓!"


그녀의 얼굴이 점점 푸리나에게로 가까워졌다. 

조금만 더 가까워지면 입술이 닿을정도로, 무서운 기세로 푸리나의 얼굴을 향해 자신의 얼굴을 맞댄다.


"잠깐, 거기! 셔터 잘못 누를뻔했잖아! 원위치, 원위치!"


여행자의 외침에 포칼로스는 그제야 행동을 멈춘다. 푸리나는 어느새 얼굴이 새빨개진 채 그녀의 두 눈동자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알겠어. 자, 이렇게 하면 될까?"


"좋아! 이대로 찍는다!"


삑-


타이머가 울린다. 앞으로 두번 울리면 사진이 찍힐것이다.


푸리나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신기하다고 느꼈다. 스스로도 이것이 꿈이라고는 깨닫고 있었지만-


삑-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좀 더 같이 있고 싶었다. 좀 더 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삑-


이것으로 마지막이다. 3초란 시간이 이토록 짧았던적이 있을까.

하루하루가, 매일이 괴로웠던 그녀에게 있어 이 감각은... 너무나도 오랜만에 느껴본듯했다.


찰칵-


소리와 함께 푸리나는 꿈에서 깼다. 이윽고 주변을 살피고 자신의 손과 머리도 천천히 어루만진다.


"...꿈이었구나."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았을텐데.


문득 그런생각이 들기에 푸리나는 현실을 직시하려 두 눈을 움직였다. 그러다 자신의 침대 옆 책상에서, 못보던 물건을 보게되었다.


"이건... 사진?"


꿈속에서 본 물건과는 다른, 자신의 얼굴만 나와있는 사진.


아침에 급하게 집을 나올 때 서랍을 뒤지다 아무렇게나 놔둔 나의 사진.


푸리나는 사진을 바라보며 고요한 그리움에 잠겼다. 


꿈이 사실이었다면, 이것이 전부 환상이 아니었다면.


그러다 문득 사진 속의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녀의 얼굴은 활짝 웃고있었다. 어딘가... 외로운 기색은 있어보였지만.


푸리나는 자신의 사진에 찍힌 표정처럼 표정을 짓다가, 이내 책상 위에 사진을 반듯이 올려놓았다.


"할 수 있어. 나라면."


조그마한 다짐이 그녀의 방 안에 울려퍼졌다. 오늘도 다시..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