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황홀경 2


예상외로 좋아하는 사람들 많아서 더 써봄

봐줘서 고마어


https://arca.live/b/regrets/103636597?category=소설&target=all&keyword=경&p=1

1편

  • - -


꿈은 허황된 것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것이다.

나는 내 인생이 비참했지만, 그를 만나고나서 더욱 비참해져만 갔다.


그 듬직한 몸뚱아리가 나를 지켜준 것을 그리워하고 있었고,

그 강인한 정신이, 무너지지 않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워 했었다.


나는 증오한다. 과거의 나에게, 

그리고 그리워한다. 과거의 나를, 


내 인생의 고통을 그에게 알려주었기에, 그는 더욱 나를 소중히 해주었고,

그리고 나는 그런 것에 더욱더 갈증을 느꼈다. 애정결핍이었으리라.

사랑의 갈증, 거대한 욕망, 나는 그 욕망을 거절하지 못하리라


번식에 대한 욕구가 갈증했다. 하지만 이미 비처녀인 나를, 너를 그렇게나 사랑해주었으니

나는 너에게 욕심을 냈던 것이다, 너가 나의 것이 되길 바란 것이다.

이제는 가진 것도 없는 나다. 이 몸뚱아리는 더 이상 아름다움을 가지지 않고,

얼굴은 반반하나, 폐인과 다름없다. 나는 너 없이 모든 것이 고통스러워한다.

살갖이 벗겨진 것만 같았다. 그저 서있기만 해도 고통스러웠고, 아주 작은 못에 밣혀도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러니, 속박하고, 구속하고, 내 마음대로 너를 조교하려 들었다.


일방적인 관계가 되고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사랑에 대한 욕구가 비틀린 것일까?

주인과 노예가 되고싶었던 걸까? 왜일까? 

너무나도 많은 이유, 그 이유에 들어가있는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다.


그러니 인정하고, 또 후회하고, 너를 사랑하고, 


나는 스스로 비웃었다.


여자의 마음이란 어쩜 이리 좆같단 말인가


  • - -


스스로 인형을 만드는 것을 요즘 삶의 낙으로 삼고있다.


그와 비슷한 거대한 인형을 만들고, 그 위에서 계속 올라타며, 스스로 체위를 바꾸고 자기위로를 한다. 마치 환상 속처럼

그가 나를 안았을 때의 느낌, 그가 나의 따뜻한 깊은 곳과 이어졌을 때의 감촉,

그 뜨거웠던 밤이, 이 차가운 털 인형만큼 애정을 식힌다.

그럼에도 좋았다. 스스로 미쳐버렸다고 해도 상관없으리라.

이제 그는  내 연인도, 애인도 아니다, 심지어 지인조차 아니다. 그와 나는 타인이다.

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에는 연인과 애인을 바라고, 그와 이어지길 바라고, 자궁은 그의 아이를 갈증한다. 


아 오늘 가임기였지, 자궁 속의 배란하는 것이 느껴버린 나는 오늘따라 엄청난 성욕을 느끼며 인형의 가랑이에 여자라면 아플 것만 같은 거대한 딜도를 붙였다.

그리고, 체위를 반복하며, 기쁘게 몸을 움직인다. 

그의 따뜻한 성기.. .하지만 딜도는 차가웠다. 그의 엄청난 정력, 하지만 딜도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무엇보다 따뜻한 어투와 말들이 없었다. 인형은 대답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갈구했다.

이 비참함을 즐기고있었다. 어째서? 

지금쯤 다른여자랑 떡치고있으려나? 질투보다 성욕이 더 앞세워졌다.

아니지, 그라면…지금 같이 누워만 있으려나? 눈치가 더딘 사람이니까..


눈치가 더뎌도, 눈치가 빠르고, 우둔한 것처럼 보여도, 엄청 아끼고..

세세하게 많은 기념일을 기억하고..


나는 잘 아는데..


나는 후붕, 너를 그리워하고 있다.

너가 좋아하는 것을 다 알고있어도,

너의 마음 만큼은 가질 수 없어도,

비참해도, 너의 앞에 서지 못해도,


난 아직 너에게 용서받고 싶었다.,


하지만 용서를 받으면, 지인이 되고싶고, 지인이 된다면 친구가 되고싶고, 친구가 된다면..다시 연인이 되고싶겠지,

그러니 너가 좋아하던 대로, 쿨한…아니 쿨한 척하는 여자가 될게..

너는 이 마음을 모르겠지만



  • - -


다시, 조깅하러 나왔다.

이 비참함을 해소시키러, 또는 그가 내 아파트의 앞에서 기다리고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를 품고, 나는 아파트를 나왔다.

상쾌한 공기, 그렇지 못한 나의 가슴,


나는 공원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 곳에는 후붕이 있었다. 너무나도 오랜만이었다, 8개월만인가?

인사를 건네고싶었다. 두근거렸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욱, 

이 사람이라면 나를 사랑해줄 수 있으리라. 


아니야, 너의 모습을 봐. 넌 외모도 몸도 안되잖아, 누가 이런 너를 사랑할까?


내 뇌가 몸에게 통보를 일렀다. 하지말라고, 가슴이 시키는대로 하지말라고,

그랬다간 정말 끝도 없이 추해질거라고


하지만 이 마음의 두근거림, 자궁의 열기, 유두가 딱딱해지는 감각.. 

나는 이 떨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웃고있는 후붕의 곁에 있는 여자,

단정한 머리카락, 노출없는 옷, 

청순한 여자였다. 분명 이 공원의 화원안에서도 독보적으로 예쁠 수 있을 꽃이리라.


후붕이는 노출 많은 옷을 좋아하는데,

후붕이는 밀당하는 게 좋을텐데..


말하지 못하는 본의를 꾹꾹 눌러담으며 나는 천천히 가까워졌다..


누구야? 아니야..나는 연인이 아니야..

옮아맬 자격도 말을 걸 용기도 없고, 그래서도 안돼..


그리고 나를 비교해보라. 화장도 안했다. 그가 좋아하는 노출이 많은 옷도, 아름다운 몸도 아니리라. 어딘가 아파보이는 여자일 것이 분명하다, 


근데도 왜 가슴을 떨릴까?

나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을까? 괜찮냐고 물어봐주지 않을까?

언제나 힘들때면 안아주면서 할 수 있다고 위로해주지 않을까?

왜 나는 헛된 기대를 바라고 있을까?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와 거대하게 보일정도로 가까워졌을 때


그리고, 그가 나를 쳐다봤다.

나는 놀라서 머리와 모자를 푹 눌러쓰며 모르는 척 했다.

그 눈동자, 분명 미약이었다.

발정하리라..고독함이 폭발해서 덮치고 싶다고 외친다.

그 눈빛, 아, 그리운 눈빛, 소중한 것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눈

아 오늘 가임기였다..지금 그를 강간한다면..만약 내 아이를 만든다면..

그는 이 아이를 절대 버리지 못하리라..확신했다.


무슨 소릴 하는거야? 그에겐 여자가 있잖아..


아니야, 그저.,.그저 친구일 뿐일거야.. 여자친구가 아닐거야..그러니까 괜찮지 않을까?

옛 정..그래 옛 정이 다 해결해줄거야.. 사랑하던 사이가 아니였던가?


언제나 그래듯이 안아주리라..


나는 다시 고개를 올리며 그를 쳐다봤다..

그는 모르는 여자와 함께 바다를 보고있었다.


그 순간, 나는 모든 마음이 깨져나갔다.

그럼 그렇지, 나같은 놈이 무슨 자격으로?

눈 마주쳤다고 두근거리고, 섹스하고 싶다고 생각해?진짜 몸파는 창년과 다를바가 없구나, 난


난 뒤돌아서서 다시 도망치듯 조깅하는 척 도망가려고 했다, 그리고


“….후붕 선배..”


“..응?”


“..저랑 사귀어주실래요?”


“….좋아..”


그리고 쪽, 소리가 났다.


난 심장이 덜컹 멈추는 듯 했다.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키스를 하고있으리라. 확신했다.

그걸 본다면 여자를 때려눕히고 죽일듯 덤벼드리라.


부글부글 살이 떨렸다, 그리고 내 거대한 본의, 질투가 계속 나에게 명령했다,


네 꺼잖아, 왜 빼앗겨?

언제나 그랬잖아, 돈도, 처녀도, 아버지에게 다 빼앗겼잖아, 네 사랑도 다른 여자한테 빼앗길거야?

넌 더 이상 빼앗기면 안돼, 도망칠거야? 여자한테 말해, 내 꺼라고, 내 남자라고!


하아..하아

숨이 거칠어 지기 시작한다.

그가 가장 싫어했던 내 모습,

그가 이별하게 만들었던 내 모습..


나는 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참았다.

입술을 꽉 물고, 화를 식혀낸다.

나는 더 이상 그의 여자가 아니다. 그도 나의 남자가 아니다.

더 좋은 이를 찾으라고 그가 말했지만 너가 나의 첫사랑이고 마지막 사랑이리라.

비처녀지만 내 마음 속 처녀는 너에게 주었고, 비처녀지만 내 아이는 너와 닮은 아이가 나왔으면 좋겠다. 


나는 결국 뒤돌고 보았다.

석양이지고, 태양이 저물고 있었다.

그 태양의 그림자에 여자와 남자가 얼굴과 입을 맞대고있었다.

한폭의 예술그림이었다. 그리고 내 마지막 희망이 부숴지는 날이었다.


나는 패배자가 된것만 같았다. 그가 행복한 모습을 보이면 나는 행복할 거라고 스스로 몇백번, 몇십만번을 되뇌였을 텐데, 왜 마음이 이렇게 찢어지듯 고통스러울까?

왜? 그건 알고있잖아, 너는 그 남자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행복해..?”


입술이 타고흐르는 피와 함께 나도 모르게 무의식으로 중얼거린 말에..


“..너랑 있을때 가장 행복한 것 같아..”


“....선배..고마워요..저도 선배랑 함께 있을때가 가장..”


행복해요


그 따뜻한 어투와 그 친절하고 상냥한 말이 

 것이 아닌  여자에게 가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