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루트는 D엔딩 루트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혹시라도 엔딩을 목표로 이 연재를 따라가시던 분이 있다면, 이번 편은 참조하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해당 연재는 가능한 많은 이벤트를 보기 위해 총 3회차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현재는 아직 1회차를 달리고 있습니다.



문 밖으로 나오자 앨리스가 반겨주었다.



책장이 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자신을 자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건 그녀의 탓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애초에 이전까지는 들어갈 수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뒤에 이어진 말에는 분노를 참기 위해 이를 악물어야만 했다.

책을 모두 모으기 위해서는 그녀 또한 죽여야만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말할 수가 있는 것일까.



도저히 현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기에

다시 한 번 안쪽의 방으로 들어가 보았지만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현재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근거 없는 도피를 하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성삼

피로해진 정신을 잠시 누그러뜨리기 위해

우선 리프와 신데렐라 처치 이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기로 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예상과 한참 벗어난 대답이었다.

신데렐라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분명 그녀와 함께 쓰러뜨렸을 터인데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곧장 로스트 엠파이어로 향해

직접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는 

분명 죽었을 터였던

.....이즈와



로스트 엠파이어를 다스리는

잿빛의 여왕

'신데렐라'가 그곳에 있었다.



더욱이 그녀는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다.



'마치' 



'그 모든 것이 달콤한 꿈에 불과했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기억이 생생한데도 말이다.



신데렐라를 다시금 쓰러뜨린 후에도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분명 죽였을 터인데도

리프는 여전히 신데렐라 토벌 성공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금 로스트 엠파이어로 돌아가자



......다시 멀쩡한 모습으로

신데렐라가 옥좌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진정 불사신인 것일까.



이젠 움직임도 익숙해져서 

이전보다 훨씬 간단하게 제압해낼 수가 있었지만.



정작 돌아온 것은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허무감 밖에 없었다.



이대로면 아무도 구할 수가 없다.



이대로면 홀로 남겨져 버린다.



찾아야만 한다.



방법을 



'모두를 죽이지 않고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찾고 



또 찾았다.



그리고 그 도중에 만난 것은



이젠 끈질기다고 말하기도 힘든 수준의

숙적 '헬카이저'



앞선 두번의 패배로

몸이 썩어가고 있음에도 



끝까지 생을 갈구하는 그 모습은 

확실히 놀라운 것이었지만



잔느를 한 번 불태워 죽였던 녀석을 



용서할 수는 없었다.



한 때 로스트 엠파이어를 불태워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악룡은



이렇게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완전히 소멸해 버렸다.



더러운 늪의 위쪽에 있는 입구와

그를 가로막고 있는 하얀 안개


이외의 장소는 전부 찾아본 지금

남은 희망이라고는 이곳 뿐이었다.


안개를 지나려고 하자 덮쳐온 것은



'힘차게 교미를 부르짖는 남자 사티로스'



리프의 폭탄 발언은 그렇다 치고



반응을 보아

미란다나 도로시 스승님과는 구면인 듯했다.


스승님을 보자마자 더욱더 발정하며

성관계를 외치는 사티로스였지만



도로시는 자신에게는 그가 있다면서

그것을 바로 거절해 버렸다.


솔직히 엄청 기뻤다.


이런 말을 듣게 해준 것만큼은 

감사할 법 했지만



여성진들이 워낙 질색하기도 했고



엘마의 망상대로

범해지는 미래는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빠르게 정리하기로 했다.



죽기 전까지 발정을 멈추지 않았던 마수는 



숨이 끊어지고 나서야

원초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었다.



사티로스가 막고 있던 곳을 지나 



도착한 곳은

새까만 어둠으로 가득찬 장소



리프가 이 앞은 위험하다고 경고해주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앞쪽에서 만난 버섯 에린의 말에 따르면

이 길을 따라가면 흑의 재판의 거처가 나오는 모양이었다.


미란다에게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에린은 먼저 이 앞으로 간 기사가 걱정되는 듯 했는데

어차피 가는 도중이었으니

도중에 확인해보기로 했다.



이 걱정 많은 버섯의 마지막 충고를 끝까지 듣고는



이제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더욱이 어두워진 공간'



그것 자체는 괜찮았지만

역시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건지

입구를 지나자마자 

거대한 드래곤 한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목격할 수가 있었다.


마희를 쓰러뜨릴 정도로 강해진 지금이 아니었다면

여기서 돌아가야 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 문제될 것은 없었기에 

망설임 없이 계속해서 앞으로 향했고



중턱 쯤에서 에린이 말했던 기사로 추정되는 인물을 

마주칠 수가 있었다.



어째선지 성직자를 강하게 경계하는 듯한 

기사 오엔티우스



그의 말에 따르면

흑의 재판은

마희가 나타나기 전에 

세상의 패권을 잡고 있던 집단이었으며



그는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흑의 재판에 입단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했다.



그리고 '흑의 재판장 바포메트'

흑의 재판의 수장은 이 앞에 있는 듯 했다.



오엔티우스를 뒤로 하고 먼저 나아가자

또 다시 하얀 안개가 그를 반겨주었다.



이번에 그를 가로막은 것은

입구에서 이미 모습을 보였던

새까만 용



왠지 기분 나쁜 분위기의 이 흑룡은



미란다의 말에 의하면 흑의 재판이 애완동물로 기르고 있는 존재인 것 같았다.



이만한 존재를 사육하고 있다니 



흑의 재판은 생각보다 더 강력한 조직인 듯 했다.



흑룡을 토벌하는 데 성공하자 

오엔티우스는 저것이 '칼라미르'라는 용이라고 말하며

그것을 쓰러뜨린 그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지는 말에 따르면

칼라미르는 헬카이저와 함께 과거 로스트 엠파이어를 덮친 적이 있는 쌍룡으로



로스트 엠파이어의 기사였던 그에게는

여러가지로 복잡한 심정이 느껴지는 존재인 것 같았다.



어찌됐든 이번 일로 흑의 재판이 되겠다는 마음을 더욱 명확히 굳인 남자는

자신의 뜻을 되새기며 다시금 그보다 먼저 앞으로 가버렸다.



드디어 도착한 흑의 재판소



그곳에 도달하자마자 처음 목격한 것은



바포메트로 추정되는 뿔이 달린 악마 여인에게

공격 받고 있는

오엔티우스의 모습이었다.


정황을 보아하니 

기사는 흑의 재판의 일원이 되고자 하였으나

죄악이 발목을 잡혀 

역으로 분노를 사버린 모양이었다.



그녀의 압도적인 힘에 

기사는 상대가 되지 못했고

그 어떤 것도 이루지 못한 채

순식간에 몸이 터져 죽어 버리고 말았다.



순번이 완전히 끝난 것을 확인하고

이번에는 그가 바포메트의 앞에 섰다.



곧바로 그의 영혼을 측정하는 그녀였으나



곧바로 기겁하는 것이

아무래도 불합격인 것 같았다.



오엔티우스 때와 마찬가지로 그를 죽이기 위해 덤벼오는 바포메트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결코 이런 곳에서 얌전히 죽어줄 수는 없었다.



본격적인 전투 개시 전에 



바포메트가 리프에게 반응을 보여왔다.


그녀가 리프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과



허둥지둥거리는 리프의 모습을 보아하니

무언가 사정이 있는 듯 했다.



지인이라고 해서 봐줄 생각은 없어 보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상한 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도로시가  

'바포메트'라는 이름 자체에 의문을 

보인 것이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바포메트는 본래 안식일에서 이름을 잃고 떠돌고 있었던 악마

'레오나르도'의 이름으로 

다른 이가 함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레오나르도는 눈 앞의 산양의 악마에게

이름을 빼앗긴 것이다.



진실을 알게 된 도로시는 

친구의 복수를 위해 결의를 불태웠다.


이후에도 짧은 시간 내에 

묘한 진실이 계속 밝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직 어린 소녀인 엘마의 영혼이 더럽다는 것'



'빅토리아가 누군가에게 만들어졌다라는 것'



'눈앞의 바포메트가 악마가 아니라는 것' 



'잔느가 마녀라는 것'



'흑의 재판의 수장인 그녀가

빨간 망토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 등'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가볍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도 끼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정신이 혼란스러워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전투 전이었던 만큼 

억지로라도 정신을 다 잡고

싸움에 의식을 집중했다.


싸움 내내 그들을 비웃으며 여유를 보이던 바포메트였으나



생각보다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었다.



조금 이상할 정도로 말이다.



역시나 이걸로 끝이 아니라는 것인지



자신을 위대한 대악마라고 말하며



이번엔 모습을 바꿔 2차전을 걸어왔다.


1차전에 비해 압도적인 강함을 보여주는 흑의 재판의 수장이었지만



격렬한 싸움 끝에 



무사히 그 숨통을 끊어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곳에서도 흑막에 대한 것은 아무 것도 알아낼 수가 없었다.


모두를 구할 방법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이제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해야만 했던 것일까?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아무 것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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