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감밀

 

아침에 잠에서 깨니 낯익은 천장이 보였다. 몸을 일으켜 커튼을 열었다. 상쾌한 아침 햇살에 얼굴을 찡그린다.

한번 시트를 들어 그 냄새를 들이마셨다. 너무 사랑하는 사람의 냄새다.

자른 식빵을 토스터에 구워 잼을 바르고 커피와 함께 먹는다.

집을 나서자 휘파람새가 울고 있다.

무엇 하나 변하지 않은 일상의 한 장면. 하지만 내 발걸음은 마치 처음 방문한 여행지처럼 가볍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선하다.

전철에 오르자 나는 들떠서 갑자기 긴장감을 느꼈다.

한 역에 도착할 때마다 다음 역을 확인한다.

마음속으로 손가락을 꼽아가며 카호를 만나는 것을 기대한다.

그리고 드디어 그 때가 온다.

천천히 속도를 줄이는 전철안에서, 플랫폼에 기다리는고 있는 카호가 보였다.

카호는 부끄러운 듯이 살짝 고개를 숙이고 전철에 올라탔다.

“……안녕.”

나는 마치 사귀기 시작했을 때처럼 긴장하며 말을 걸었이다.

카호는 고개를 들어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응……. 안녕.”

그리고 우리는 조금 어색하게 오늘 강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대화는 때때로 끊기고 정적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가끔 카호의 얼굴을 넋을 잃고 봐서 그녀가 부끄러워 한 적도 몇 번 있었다.

전철에서 내려 역에서 나오면서 나는 카호의 손을 잡았다.

카호는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부드럽게 손을 맞잡아 주었다.

그리고 대학으로 향하는 언덕길을 손을 잡고 걸었다.

사귄 지 벌써 10년이나 되었다. 그런 우리가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손을 잡고 걸었다. 그녀의 손은 매우 따뜻했다.

 

“그래서 어땠어? 내가 돌아간 다음에.”

“별 일 없었어요.”

방과 후의 UMA연구회. 여전히 동아리방에는 아토우 선배와 나밖에 없다.

“별 일 없었다 라니. 그러면 헛수고한 거잖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의 표정에는 재미를 본 남자의 여유가 있었다.

솔직히 아토우 선배와의 관계에도 뭔가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딱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때’는 격렬한 질투심에 휩싸여 있었지만,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저 선배 중 한 명일 뿐이다.

‘그때’와 ‘ 외의 일상’은 저승과 이승처럼 확실하게 동떨어진 세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정말 별 일 없었어요.”

어젯밤, 할 일을 마친 아토우 선배가 돌아간 후, 나는 한결같이 카호를 껴안고 있었다 종종 머리를 쓰다듬고, 그 가녀린 등을 어루만졌다.

카호는 내 품에서 이따금 작게 사과의 말을 내뱉었다.

그때마다 카호는 아무것도 마음에 걸리는 일은 없었다고 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나는 카호를 그녀의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이것이 어젯밤에 있었던 모든 일이다.

솔직히 선배에게 안긴 직후의 그녀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몇 번이고 밀어 넘어뜨릴 뻔 했다. 하지만 그러면 짐승처럼 그녀를 범할 것 같아서 자제했다.

나는 어디까지나 상냥하고, 부드럽게 그녀를 사랑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럼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어? 너는 만족하지 못한거야?”

“그런 건 아니에요.”

내 머리에 드리워진 안개 같은 뿌연 것은 완전히 맑게 개어 있었다.

“감사합니다.”

나는 아토우 선배에게 고개를 숙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상의 적임자를 찾아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새삼스럽게 고맙다니 낯간지러워.”

그렇게 말하고 그는 쑥스러운 듯이 볼을 긁적였다.

“그래도 전화는 내가 생각해도 재치가 있었지?”

“……네. 도움이 되었어요.”

“뭐, 치구사를 위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너희가 부탁한 것이었어도 완전히 단둘이 바람피우는 것처럼 하는 것은 나도 꺼림칙했거든. 그러고 보니 그 일에 대해 카호 쨩도 알고 있는 거야?”

“아니요. 말 안 했어요.”

“그런가. 그럼 뭐 우리 둘만의 비밀로 해두면 되지 않을까. 부끄러워할 뿐이고. 모르는 게 약이야.”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조금 찜찜함을 느꼈다. 그녀에게 비밀을 갖는 것에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확실히 아토우 선배의 말대로, 그렇게 바보같이 정직하게 말해도 누구도 이득을 보지 못한다.

이대로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두기로 한다.

아토우 선배가 등에 체중을 싣자 파이프 의자를 삐걱거린다. 그 소리는 어젯밤 침대 스프링 소리와 매우 흡사해 내 맥박이 순간적으로 뛰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네. 내가 카호 쨩이랑 섹스 했다니.”

아토우 선배의 그 말에 다른 의도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게 내뱉어진 “카호와 섹스”라는 말에 나는 심한 질투를 느꼈다.

하지만 가까스로 그것을 꾹 억눌렀다.

“카호 쨩을 소중히 여기라고? 이런걸로 헤어지기라도 하면 나도 뒷맛이 안 좋으니까.”

“괜찮아요. 제가 말하기도 뭐하지만, 오늘 아침부터 러브러브에요.”

그렇게 즉답하는 사이에도 나는 카호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날 밤. 카호를 집으로 불렀다.

그녀를 침대에 눕힐 때에는 왠지 평소보다 더 긴장했다. 마치 처음처럼 어색하게 카호의 옷을 벗겨간다. 카호도 긴장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껴안고, 그리고 연결됐다.

어젯밤은 그 기세와 흥분에 휩싸여 그녀를 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나는 그녀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열심히 사랑했다.

정성스럽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카호의 목소리는 애처로워서 나의 욕정을 더욱 부추긴다.

내가 아무리 필사적으로 허리를 흔들어도 어젯밤 아토우 선배에게 안겼 있을을 때처럼 격렬한 교성은 들리지 않았다.

그 패배감이 역으로 나를 흥분시킨다.

음경은 단단해지고 피스톤의 속도도 빨라진다.

“으응, 으응, 앗, 아아……. 치-군…………. 치-군………!”

카호는 그런 나의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주었다.

애틋한 듯이 나를 몇 번이고 부르며 내 목을 꼭 껴안았다.

“사랑해……. 사랑해……!”

나는 카호를 바라보며 그렇게 몇 번이고 사랑을 속삭였다

카호도 그런 나의 구애에 가만히 눈을 마주보며 회답한다.

“응……. 나도 정말 좋아해…………. 치-군을 사랑해.”

그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분명한 안심이 담겨 있었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 안심.

나는 결국 카호를 아토우 선배처럼 가게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넘치는 사랑으로 서로 끌어안은 채로 마칠 수 있었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정을 마치고 성욕이 사라져도 그녀에 대한 사랑은 아무것도 변하는 일은 없었다.

우리는 호흡도 안정되기 전에 땀에 흠뻑 젖은 채 서로를 껴안았다.

“……아침부터 계속 카호 생각만 했어.”

“……정말?”

“정말이야. 카호에게 미움받지 않을까 하고. 카호를 좋아하고 좋아해서 견딜 수 없게 되버렸어.”

카호는 내 품에서 얼굴이 풀어졌다.

“에헤헤. 기뻐. 나도 조금 불안했어. 치-군에게 미움받는 것은 아닐까 하고. 하지만 손을 잡고 걸어 주었고, 지금도 너무 행복해…….”

“조금 창피하긴 했지만.”

이렇게 과장되게 애정표현을 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나는 말했다.

“카호를 향한 애정의 둑이 넘친 것 같아. 카호가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어.”

카호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였지만 그 표정은 행복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런 일을 부탁을 한 것은 카호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믿어 준거야?”

그렇게 묻자 카호는 이마를 내 가슴에 가볍게 댔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이야. 처음에는 잘 이해할 수 없었어. 하지만 이렇게 치-군이 열심히 사랑해주니까…….”

나는 그녀의 턱을 잡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말없이 키스 했다.

카호는 몇 번이나 부드럽게 입술을 맞추며 카호가 조금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있잖아, 키스만은 절대 안 했어.”

그리고 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다

“키스는 치-군하고만 이라고, 절대로 그렇게 결심했으니까.”

내가 짊어지고 있던 아토우 선배에 대한 패배감이나 열등감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카호의 입술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아는 사람은 나뿐이다.

그 감사한 마음을 담아 몇 번이고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카호도 거기에 화답하듯 내 입술을 부드럽게 빨아 주었다.

이상하게도 우리의 사랑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이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런 괴로운 일을 몇 번이나 할 필요는 없다.

카호를 이 팔에서 한시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렇게 바라고 있을 텐데,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새로운 갈망이 싹트기 시작하고 있었다.

 

“뭐? 주말에 나랑 놀고 싶다고? 카호 쨩이랑 셋이서?”

동아리방에서 아토우 선배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희 둘이서 데이트해도 되잖아?”

“뭐어……. 그렇긴한데요. 그러니까, 아토우 선배 차 있잖아요. 드라이브 시켜주세요.”

그렇게 말하는 내 얼굴을 그는 가만히 바라본다. 나는 죄의식에 눈을 돌리고 말았다.

“너 말야, 또 카호 쨩을 나한테 안기게 하려는 거지?”

“벼, 벼벼벼, 별로 그런 건 아닌데요…….”

“거짓말 하지 마. 얼굴에 다 티난다.”

나는 나도 모르게 손바닥으로 뺨을 확인했다.

아토우 선배는 쓴웃음을 짓는다.

“그런 플레이, 너무 빠지면 안 좋다고 생각해.”

“……알고 있어요.”

“카호 쨩에겐 승낙 받았어?”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건……. 아직이요.”

“그럼 안 되잖아.”

사실 요즘 나와 카호의 사이는 아주 좋았다.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생긋생긋하고, 최근에는 캠퍼스 안에서도 손을 잡고 걷게 되었다.

주변 친구들은 갑자기 거리감이 줄어든 우리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기도 하고 놀리기도 했다.

둘만 있을 때는 더 노골적으로 애정행각을 벌이게 되었다.

섹스하지 않을 때에도 스킨십이 잦아지고, 어깨를 맞대고 앉으면 반드시 사랑의 말을 주고받는다.

물론 그런 하루하루는 나에게는 행복 그 자체였다.

하지만 한 번 목구멍을 태워버린 그 업화의 맛을 잊을 수 없다.

카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다시 그 답답함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카호는 제가 설득할 테니까요.”

“나는 괜찮지만, 불장난도 적당히 해. 너희 같은 착실한 커플이 그런 것에 빠지면 제일 위험하니까.”

아토우 선배는 그렇게 조언해 주었다.

 

카호에게 두 번째 “네토라세 플레이”를 떠보는 것은 지극히 어려웠다.

그것도 그렇다.

이미 나의 고민은 해소되었다.

더 이상 그녀를 번거롭게 할 의미가 없다.

그래서 나는 방향을 조금 바꿔 그녀를 설득하기로 했다.

“요즘 카호가 너무 예뻐 보여.”

그런 속이 빤히 보이는 말을 시도 때도 없이 하기로 한 것이다.

결코 거짓말도 빈말도 아니다.

아토우 선배와의 플레이 이후, 나는 카호의 사랑스러움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지금까지 의식하지 못했던 귀 모양이나 점의 위치까지 모든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카호도 이렇게 직설적이고 세세한 부분까지 칭찬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부끄러워하면서도 기뻐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조심스럽게 말을 덧붙여 나간다.

“역시 그런 것을 해보길 잘했어”

직접적으로 ‘아토우 선배에게 안겨서 다행이야.’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런 말을 들으면 카호도 처음엔 복잡해 보였지만, 점점 나에게 칭찬받는 기쁨이 더 크게 느껴지는 쪽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애정이 가득한 밤일 후, 남들이 보면 속이 쓰릴 정도로 달콤한 말을 속삭이는 도중에 슬쩍 섞는다.

“또 그런 것을 해봐도 괜찮겠는데.”

“또 네토라세 플레이를 하고 싶다.”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우리에게도 메리트가 있다는 듯이 넌지시 비치는 것 같은 말을 한다

“으, 으~응……. 어떨까나…….”

카호도 처음에는 그렇게 곤란한 느낌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몇 번인가 그런 대화를 거듭하면서 그녀도 익숙해졌는지 가벼운 말투로 대응하게 되었다.

“그런 말 하면서. 또 이상한 일을 하게 할 생각이지?”

내 팔을 베고 누워 사랑이 넘치는 섹스의 여운 속에서 장난치듯 웃었다.

그쯤부터 나도 조금씩 기어를 한 단계 올린다.

“이상한 일이 아니잖아. 그 덕분에 카호와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으니까.”

조금 진지하게 그렇게 말한다.

카호와의 사랑이 깊어진 것은 그 덕분이라고 아주 살짝 강조한다. 카레에 넣는 숨은 맛처럼.

그렇게 하자 서서히 카호에게도 변화가 찾아온다. 그 건에 대해 조금씩 긍정적까지는 아니어도, 전적으로 부정하고 혐오만을 드러내진 않게 되었다.

내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어 준 것이다.

조금은 그녀를 속이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길게 보면 이 또한 우리 둘을 위한 일이라고 나는 확신했다.

왜냐하면 그 하룻밤을 이겨낸 우리는 지금 이렇게 행복하니까.

어쨌든 적당한 때를 봐서 나는 카호에게 어떤 제안을 했다.

또 아토우 선배에게 안겨달라는 직접적인 부탁은 하지 않는다.

“이번에 아토우 선배의 차에 태워달라고 해서 드라이브 가지 않을래?”

물론 아토우 선배의 승낙은 먼저 받아놓았다.

카호는 별다른 경계심을 갖지 않고 고개를 끄덕었다.

평소 데이트와는 조금 다른, 취향을 들인 여흥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어느 주말. ‘그날 밤’으로부터 정확히 한 달이 지나려고 할 때였다.

“오늘 잘 부탁드려요.”

카호가 아토우 선배에게 살짝 고개를 숙인다. 구름 한 점 없는 기분 좋은 쾌청한 날씨에 상쾌한 바람이 부는 한낮이었다. 오늘도 카호는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원피스를 입고 있고, 그것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그래, 나야말로 데이트를 방해해서 미안하네.”

“방해라뇨. 선배가 차를 내어주는 친절에 어리광 부려서 미안해요.”

카호와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아토우 선배는 거리낌없이 내 어깨를 툭 쳤다.

“치구사가 얼른 면허를 따면 나 같은 것에 기대지 않고 렌트카로 카호 쨩을 데리고 드라이브를 갈 수 있을텐데.”

라고 말하며 호쾌하게 웃는다.

“그날 밤” 직후에는 카호는 물론 아토우 선배도 조금 어색해했다. 얼굴을 마주쳐도 거의 말을 않했는데, 지금은 제법 예전처럼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말을 주고받고 있다.

어쨌든 우리를 태운 4WD는 바다가 보이는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달렸다.

당연히 나와 카호가 뒷좌석에 탔다.

카호는 멀리서 반짝이는 해수면을 눈을 가늘게 뜨고 그 아름다운 광경을 만끽하는 듯했다.

“올 여름에는 숙박하는 일정으로 멀리 바다에 가볼까?”

“응. 너무 좋아.”

남의 차를 타고 데이트 계획을 짜며 들떠있는 우리는 훌륭한 바보 커플였을도 모른다.

아토우 선배도 못 견디겠다는 듯이 입을 삐죽거렸다.

“야야. 내 차에서 너무 꽁냥대지 마.”

“딱히 꽁냥댄 것은 아닌데요.”

“룸미러로 보인다고. 서로 꽉 깍지끼고 있는 너희 손이 말이야.”

그 지적에 카호는 일순 손을 떼려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손을 놓지 않았다.

그게 기뻤는지 카호는 수줍어하면서도 손을 다시 맞잡았다.

“그런데 아토우 선배는 이제 졸업논문 같은 것 있지 않아요? 이번 여름에 놀고 있을 여유가 있어요?”

“바보.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냐? 그런 것 쯤은 금방 해치워버린다고.”

확실히 아토우 선배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빈틈없다. 이 사람이 학업이든 뭐든 큰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때문에 나도 안심하고 카호를 맡긴 부분도 있다.

그리고 다시 맡기려고 한다.

아직 태양은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서쪽으로 기울기까지는 아직 몇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그러던 차에 아토우 선배가 서서히 분위기의 상태를 바꾸기 시작한다.

“카호 쨩도 말이야, 치구사만 챙기지 말고 나도 신경 써줘”

카호는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난처한 듯이 웃는다.

“우리도 하룻밤이긴 하지만 꽁냥꽁냥했던 사이잖아?”

그 말에 카호가 긴장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잡은 손이 긴장하고 땀이 난다.

나는 괜찮아. 신경쓰지 않아 라고 말하는 듯이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그러자 카호도 안심한 모습을 보인다.

카호로서는 갑작스러운 성희롱 같은 말이지만, 나와 아토우 선배는 사전에 협의를 마친 상태이기도 했다.

“슬슬 치구사도 또 카호 쨩을 내게 안기게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야?”

사전 협의는 마쳤지만 긴장은 된다.

“그게……. 어떨까요?”

미적지근한 대답.

예전의 카호였다면 여기서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씩 나는 카호에게 각인을 계속 해왔다.

“네토라세 플레이”는 우리에게도 유익하다고.

그리고 그 효능을 나에게서의 사랑이라는 형태로 실제로 계속 발휘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나는 지극정성스럽게, 그리고 때로는 열정적으로 카호를 계속 사랑해왔다. 딱히 계산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저 카호가 사랑스러웠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네토라세 플레이”를 한 결과라고 조심스럽게 어필해 왔다. 그것은 마치 서브리미널 효과처럼 그녀에게 침투해 있었다.

여기서 아토우 선배가 더욱 공세에 나선다.

“사실은 나한테 다시 안겨보고 싶다고 생각했던거지?”

차 안에 잠시 정적이 찾아왔다

카호가 긴장한 것이 손바닥을 타고 전해진다.

그 이상으로 나는 긴장하고 있다.

나는 카호의 표정을 차마 볼 수 없었다.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일종의 내기였다. 여기서 카호가 분명한 거절을 표하면, 나는 더는 이 플레이서 완전히 손을 떼려고 했다.

아무리 도핑처럼 애정이 깊어지는 플레이라고 해도, 진심으로 싫어하는 그녀에게 억지로 어울려 달라면서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카호의 저항은 생각보다 경미했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내 손가락을 가볍게 꼬집을 뿐이었다.

조심스럽게 그녀의 옆모습을 들여다보니 입술을 삐죽 내밀고 나를 곁눈질로 째려보고 있었지만, 그 시선은 어디까지나 부드럽기만 했다.

아무래도 지난 한 달간 쌓아온 나의 공들인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일생일대의 결의와 각오를 품었던 “네토라세 플레이”에 카호는 그렇게까지 심리적 저항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이쯤 되자 카호도 이 드라이브의 진의를 깨달은 것 같다.

“카호 쨩은 어땠어? 그 뒤로 치구사가 차갑게 굴진 않았어?”

“아니요……. 굉장히 상냥했는데요…….”

아토우 선배에게서도 언질을 받는다

“그래. 다행이네. 나도 당사자니까 꽤나 걱정했거든. 나 때문에 둘이 사이가 틀어지면 어쩌나 싶었지. 하지만 치구사 말대로 더 러브러브 해진 것 같아 보여서 다행이야.”

여기서 ‘덕분에’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카호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연상의 여유인지 아토우 선배가 가벼운 말투로 연거푸 떠들어댄다.

“신기한 일이야. 다른 남자와의 경험이 연인 사이의 특효약이 될 수 있다니.”

차 안에서 말하는 사람은 아토우 선배뿐이었다. 우리는 그저 손을 잡고 조용히 있었다.

“어때, 카호 쨩. 치구사도 이렇게 말하는데, 다시 특효약에 손 대보는 것은.”

나는 애매하게 대답했을 뿐이지만, 적극적으로 또 플레이 하기를 바라고 있는 모양이 되고 있다. 아니, 실제로 바라고 있긴 하지만.

이 부분은 아토우 선배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내가 카호에게 분명하게 요구한 것이 아니라는 변명을 준비해준 것이다. 어디까지나 주도권을 쥐고 강하게 밀어붙인 것은 아토우 선배라는 구도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최후에는 카호의 정조관념이 승리했다.

그녀는 나에게서 용기를 나눠 받으려는 듯이 내 손을 꼭 잡고 입을 열었다.

“……저기……. 저는, 역시 그런 것은 이제…….”

나는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녀의 그 말을 듣고 안도했고 기쁨을 느꼈다.

“그렇구나.”

아토우 선배도 섣불리 물고 늘어지지 않고 그 한 마디로 대화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차는 말없는 우리를 바다 바로 옆에서 계속 실어 나르고 있었다.

아주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나로서는 상쾌한 기분으로 가슴이 후련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자신의 제멋대로인 욕정으로 카호를 다른 남자에게 안기게 하다니, 그런 일을 반복해도 되는 것일까.

하지만 카호가 단호하게 거절한다면 이 일은 끝이다.

나도 이제 그 밤의 일은 환상이었다고 포기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였다.

차가 바다가 보이는 도로를 벗어나 비포장의 숲길로 들어섰다.

후미진 곳까지 들어가자 아토우 선배가 내게 말을 걸었다.

“치구사. 카호 쨩과 둘이서 잠깐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 성색은 선배로서 후배를 타이르는 것이었다.

평소처럼 후배를 생각하는 그의 목소리였다.

나와 카호는 서로 마주보며 무슨 일인가 하는 아이컨택을 나누면서도 나는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계속 앉아있던 몸으로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바로 아토우 선배도 차에서 내리고서 나에게 슬쩍 귓속말을 해 왔다.

“지금부터 카호 쨩을 설득해 줄게. 너도 이대로 그만두려는 것은 아니겠지?”

그렇게 말하고 그는 나와 자리를 바꿔 뒷좌석에 앉았다.

나는 이미 포기하려던 참이어서 이제 충분하다고 아토우 선배에게 전하려 했지만, 그것을 듣지도 않고 서둘러 차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는 조금은 오지랖이 넓은 편이라 그런 부분이 나와 버렸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이 플레이도, 그리고 오늘의 드라이브도 내가 부탁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이제 괜찮아요.’라고 간단히 말할 수 없다.

인적 없는 숲길에 나 혼자 남겨진다.

나는 아토우 선배의 설득이 끝날 때까지 멍하니 차에 등을 기대고 기다렸다.

그런 것으로 이제 카호의 마음이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호는 얌전하고 소극적이지만, 의외로 완고한 면이 있다. 그저 밀어붙이는것에 약한 연약한 여자가 아니다. 안된다는 것을 고집부리면 역효과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비교적 아무 걱정 없이 고요한 숲이 가끔씩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설득도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거고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좀처럼 아토우 선배 나오지 않는다.

이상하게 여긴 나는 슬쩍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아토우 선배가 손짓발짓하며 무언가를 열심히 전하고 있었다.

나는 엉거주춤하게 뒷좌석 문에 귀를 대고 안쪽의 대화를 엿들었다.

“그러니까, 치구사도 고민하고 있는 거라고.”

“하아…….”

“권태기라고 알아? 그런 건 어느 커플에게나 있는 법이지.”

“하아…….”

아토우 선배의 열변을 카호는 왠지 모르게 적당히 흘려듣는 듯 했다.

하지만 어떤 한 마디로 그런 카호도 태도가 바뀐다.

“남자는 매일 건강식만 먹으면 안 된다고. 지겨워지니까.”

“……!”

카호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지난 한 달 동안 카호에게서 느낀 것이지만, 이번 일을 통해 카호는 내가 지겨워하는 것에는 위기감을 느낀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고뇌를 듣고 그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말은 마법의 힘을 갖게 된다.

“치구사가 지겨워할지도 모른다고?

카호는 그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내가 거듭해서 각인한 “네토라세 플레이”의 유익성 같은 것보다도 그 말이 그녀의 가슴에 더 와 닿았다.

“나도 선배로서 두 사람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

나는 아주 조금 아토우 선배의 태도에 위화감을 느꼈다.

카호를 설득하는 자세가 이상하게 열심인 것 같다.

첫 플레이 때는 어딘가 드라이하기까지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태평하게 아토우 선배를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그치?”

카호는 완전히 그의 입담에 빠져버린 것 같다.

“……선배에게 치-군이 그런 상담을 받은 적이 있나요?”

자신없어진 것처럼 그렇게 묻는다.

“그런 상담?”

카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진다.

“…………저를 지겨워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요…….”

그런 사실은 전혀 없다.

하지만 아토우 선배는 얼버무린다.

“그야, 뭐라고 했었더라……. 비슷한 말은 들었을지도 모르겠네.”

확실히 오늘 일은 조금 협력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사전에 미리 이야기 했었다.

하지만 이 것은 좀 억지가 아닐까?

차 문을 열고 이제 괜찮으니 돌아가자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그때였다.

“치구사도 카호 쨩과의 일을 생각해서 그런 거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아토우 선배는 카호의 허벅지에 손을 얹었다.

카호의 몸을 만지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내 가슴은 마치 첫사랑 앓는 것처럼 죄어왔다.

새콤달콤한 것 같기도 하고, 숨 막히는 것 같기도 한.

어쨌든 조금 억지스러운 아토우 선배에 대한 불만보다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가 이겨 버린 것이다.

어디까지나 타이르는 듯한 말투의 아토우 선배에게 카호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어……. 저기……. 여기서……라는 말인가요?”

“괜찮아. 절대 누가 올 일 없고, 치구사가 망 보고 있으니까.”

어느새 나는 망을 보는 역할을 맡게 된 것 같다.

“……저기, 치-군과 잠깐 이야기하게 해 주세요.”

“아아, 물론. 그렇게 해.”

곧이어 카호가 차에서 내렸다.

나와 마주한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손을 쭈뼛거리고 있다.

그 모습에서 셋이서 드라이브라고 한 시점에서 카호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던 것은 아닐까. 그녀는 온화하지만 결코 둔감하지 않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나, 조금 화 났어…….”

“……미안해.”

나는 솔직하게 사과했다.

카호는 하아 하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체념에 찬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치-군의 부탁이라면 거절할 수 없겠지어. 안 되겠네. 나는…….”

나는 점점 더 깊이 고개를 숙인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해서 미안해……!”

그런 내 뺨에 그녀가 손바닥을 살짝 갖다댄다.

“……나를 싫어하게 된 것은 아니지?”

그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들자, 카호의 미소는 조금 불안을 띠고 있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고요한 숲길에서 목청껏 즉답했다.

“……앞으로도 계속……그게, 사이좋게 지내줄거지?”

“그럴거야! 카호가 싫어할 정도로 사랑해 줄거야!”

나의 필사적인 대답에 카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쿡쿡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우리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살며시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있었다.

“나는 말이야, 치-군과 쭉 아무런 풍파가 일지 않는 평온한 일상이 계속 계속될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조용히 듣는다.

“그런데도 치-군은 이상한 놀이에 빠져 버린다니까. 깜짝 놀랐어.”

미안한 마음에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정말 미안해.”

한심한 나에게 카호는 마치 성모처럼 미소를 지어준다.

“괜찮아. 나는 치-군을 믿으니까.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아니.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사랑해줄거라고 믿으니까.”

“약속할게.”

나는 마음속 깊이 맹세했다.

카호도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우리는 살며시 입술을 포갰다.

그리고 서로 아쉬운 듯 손을 떼고 카호는 차에 탔다.

“……그럼.”

차창에서 아토우 선배가 얼굴을 내밀고 우리를 놀린다.

“언제까지 꽁냥대며 기다리게 하는거야. 정말이지. 이래서 바보 커플은.”

그 나름대로 지금의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일부러 장난스럽게 배려해 준 것 같다.

카호는 차 문이 닫힐 때까지 나와 시선을 맞추고 있었다.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살짝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내가 손을 흔들어 답할 겨를도 없이, 쾅 소리를 내며 문이 닫힌다.

숲길에는 또 나 혼자만 남겨졌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와 가끔 이름 모를 새소리만이 나를 감싼다.

카호와의 거리는 불과 2, 3미터인데도 마치 먼 곳에서 장거리 연애를 하는 것 같은 불안함을 느낀다.

차의 문을 열면 그곳에 카호가 있다. 문고리에 팔을 뻗으면 언제든지 닿는다.

하지만 내가 그것을 여는 일은 결코 없다.

나는 너저분하게 억지부리고 있지만, 결국은 그저 매료되어 있을 뿐이다.

카호가.

가장 사랑하는 그녀가.

다른 남자에게 안기는 모습을.

침을 삼키며 주위를 둘러본다. 사람이 올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나는 허리를 숙여 비포장 길을 살금살금 걸어가 뒷좌석 문에 귀를 붙였다.

물론 망을 보는 역할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 안의 상황을 엿보지 않는다면 여기까지 온 의미도 없게 된다.

“여전히 허벅지가 매끈매끈하네.”

“오늘 속옷, 핑크색이 귀여워. 이따가 치구사에게 보여줄 생각이었다던가?”

아토우 선배의 목소리만 들린다.

그의 성희롱하는 듯한 어투는 분명히 의도적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카호의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카호의 대답은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전과는 달리 생생한 대화가 들리는 것에 현장감은 훨씬 컸다.

이전에는 핸드폰을 통해서였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귀로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매우 큰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여기는 숨은 명당이라서, 사람이 정말 안 와.”

아토우 선배의 목소리와 동시에 두 사람 몫의 옷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두 사람이 옷을 벗고 서로 피부를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목이 메인다.

그렇다 치더라도 아토우 선배는 역시 이런 일에 익숙한 것 같다. 이런 스팟까지 알고 있었을 줄이야.

“역시 크네. 카호 쨩.”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카호의 가슴에 대한 것이다.

지금 속옷차림인가? 아니면 속옷도 벗겨진 것일까. 상황을 알 수 없다는 것도 흥분을 부추긴다.

“봐, 들어올리는데 이렇게 무거워.”

“싫어…….”

가능한 목소리를 억누르려 했을 카호의 부끄러워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젖꼭지가 약했지.”

“……으응.”

엉거주춤한 자세를 한 채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있다. 혈액이 힘차게 온몸에 보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몸이 뜨겁다.

“차에서 한 적 없어?”

“……치-군은 면허가 없어서…….”

나와의 경험이 없다. 마찬가지로 자신에게는 경험에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카호의 그런 갸륵한 점이 사랑스럽다.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지?”

“……잘 모르겠어요.”

“밖에서 치구사가 엿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싫어…….”

“거짓말이야. 아니 진짜로. 자 봐봐. 아무도 없으니까.”

재촉받은 카호가 조심조심 밖을 살피는 모습이 뇌리에 떠오른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는 내 모습은 그녀의 눈에 띄지 않아서 분명 그녀는 조금 안심했을 것이다.

“거봐? 제대로 망봐주고 있으니까.”

“……어쩐지, 괜히 치-군에게 미안한 것 같아요…….”

“괜찮아. 그 녀석이 바란 일이니까.”

확실히 아토우 선배의 말 대로다. 모두 내가 바란 일. 그런데 사타구니는 짜증날 정도로 발기가 가라앉지 않는다.

그것은 카호의 젖꼭지를 만지작거리는 아토우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봐봐, 내 것 이렇게 뵈어버렸어.”

“……모, 몰라요.”

“어때, 한 달 만에 보는 내 페니스. 그리웠어?”

“……벼, 별로…….”

아토우 선배는 여전히 장난치는 듯한 말투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 대화 중에 갑자기 달콤한 숨소리가 울린다.

“……앗, 응…….”

“젖꼭지 만져셔서 기분 좋았어? 팬티 위에서도 클리토리스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발기하고 있어.”

“……싫어.”

“부드럽게 만져줄게.”

“…………으응……으응…….”

“팬티가 젖었네. 손 넣을게.”

아토우 선배의 굵은 손가락이 카호의 팬티 속으로 파고들어 음부에 닿는다.

“야앗……아아…….”

“흠뻑 젖었잖아.”

“……아니에요…….”

질척질척하고 물소리가 들려온다.

“자, 다리 더 벌려봐.”

그런 말을 들어도 카호는 힘을 빼지 않고 다리를 좁히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카호 쨩도 내거 만져봐.”

“……그치만.”

“그 정도는 괜찮잖아?”

카호의 손이 아토우 선배의 남근에 닿았을까. 어떻게 된 거지 그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몸을 일으킬 것도 없이 알 수 있었다.

“아아, 좋아……. 카호 쨩의 손가락 엄청 가늘고 매끈매끈해……. 그대로 문질러 봐.”

카호가 다른 남자의 발기한 성기를 만지고 있다. 나는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치구사 것도 그렇게 상냥하게 만져줘?”

“…………부끄러워요.”

“괜찮아. 진짜 기분 좋아. 봐봐, 쿠퍼액이 나오고 있지?”

어느새 두 사람 몫의 물소리가 겹쳐서 울려 퍼진다.

“카호 쨩, 팬티 벗을까?”

바스락바스락 잡음이 들린다. 카호가 허리를 띄우고 아토우 선배가 팬티를 벗겼을 것이다. 아마 그 동안에도 카호는 바지런하게 아토우 선배의 남근을 쥐고 있음이 틀림없다.

두 사람이 노출된 성기를 문지르는 소리가 겹친다.

찌걱찌걱. 찌걱찌걱.

아토우 선배가 카호의 젖고 클리토리스가 발기한 음부를 어루만진다.

그리고 카호도 그 답례라도 하는 것처럼 아토우 선배의 남성기를 문지른다.

“치구사와 비교하면 어때?”

아토우 선배는 끈질기게 카호에게 나와의 차이를 말하게 하고 있었다.

처음엔 말없이 무시하던 카호도 결국은 포기하고 입을 연다.

“……굉장히 굵어요…….”

“치구사의 것보다 굵어?”

“………………네.”

마지못해 그렇게 인정한다.

그 순간 나는 몸서리칠 정도로 황홀함을 느꼈다 어찌할 수 없는 패배에 치를 떨면서도 동시에 왠지 모르게 내 몸과 마음은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저번에 이것을 넣었을 때 어땠어?”

아토우 선배의 성색에서 장난기가 옅어지고, 차분하게 캐묻는 듯이 되어간다.

“……숨이 막혔어요.”

“그게 다야?”

“……………………그게 다예요.”

카호의 대답에는 시간이 걸렸다.

“그럼 다시 이것을 넣어볼까? 이미 둘 다 준비는 되었고.”

“………저어…….”

“응?”

“……이런 밖에서 하는 것은 처음이라 정말 부끄러워요…….”

“괜찮다니까. 치구사가 잘 지키고 있으니까.”

“그건 그것대로 신경 쓰여서 어쩔 줄 모르겠어요…….”

아토우 선배는 카호의 약한 소리를 웃어넘겼다.

“그렇게나 치구사가 신경 쓰인다면 창밖을 안 보도록 하면 돼. 어쩌면 밖에서 우리 모습을 엿보고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아토우 선배는 “콘돔콘돔.”이라고 말하며 콘돔을 찾는 듯했다.

그동안 카호가 어디를 바라보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나를 찾아 창밖으로 시선을 보내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는 듯이 눈을 감고 있었던 것일까.

“자, 카호 쨩. 오늘은 카호 쨩이 콘돔 끼워줘봐.”

카호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지만, 아토우 선배의 말을 묵묵히 받아들인 것 같았다.

“음……왠지…………잘 안되요.”

“긴장하고 있어? 손이 떨리네.”

“하고 있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치구사에게 해주거나 하지 않아?

“……안해요. 치-군은 항상 스스로 해요.”

“착실한 커플이네. 그래도 카호 쨩도 후학을 위해 연습을 해두는 것이 좋을 거야. 콘돔 착용은 두 사람에게 중요한 일이니까.”

“그야 뭐……. 그렇긴 하지만…….”

하지만 좀처럼 진척되는 모양이 아니다.

“어려워?”

“……선배의 것이 너무 굵어요.”

카호는 불만을 토로하듯 말한다

“하지만 굵은 것이 싫지는 않잖아?”

“………….”

카호는 말이 없었다.

“저번에 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아 보였으니까.”

그 말에도 역시 카호는 대답하지 않는다.

“에잇…………좋아, 에잇…………하아.”

“수고했어. 제대로 했잖아.”

“별로 기쁘지 않아요.”

여기까지 오자 왠지 두 사람의 관계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느꼈다.

원래 아토우 선배와 카호는 나름대로 가까운 지인이었다. 어쨌든 내가 신세를 지고 있는 선배와 나의 여자친구였으니까.

카호의 반쯤 농담같은 험담은 그 거리감이 조금 줄어드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은 마치 친구처럼 친근하게 말하고 있다는 식으로도 받아들여졌다.

나의 가슴이 옥죄어온다.

“그럼 오늘은 위에 올라타 달라고 해볼까.”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몰래 들여다보고 말았다.

아토우 선배 위에 올라타려는 카호. 하반신만 벗고 상의를 그대로 입고 있다.

“위에서 허리 놀리는 거 잘해?”

카호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에 비해서는 고분고분하게 위에 올라타고 있잖아.”

“……아토우 선배에게 마음대로 당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말하면서 카호가 아토우 선배의 남근을 살짝 고정한다.

카호가 타인의 남성기를 만지는 것을 직접 보고 있으니 속이 쓰리다.

생각해보면 아토우 선배의 발기한 성기를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원래는 검은색이었을 콘돔이 거의 투명하게 보일 정도로 늘어나 있었다. 그것은 그의 남근이 평균 이상의 굵기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 사내다움은 보기만 해도 분명히 내 것보다 한참은 더 컸다.

그 끝단을 가볍게 쥐고, 그리고 카호는 그 끝단을 자신의 음열에 대고 있다. 자세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카호 쪽에서 능동적으로 결합을 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분했다.

카호가 서서히 허리를 내린다.

“……으응.”

늠름한 귀두가 연인의 음순을 밀어젖혀 간다.

카호가 지금 의식을 밖으로 향한다면 내가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들켜 버릴 것이다. 그래도 나는 눈을 뗄 수 없었다.

“야앗………아아…….”

그렇게 웅장한 육창이 거짓말처럼 카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여전히 빡빡하네. 카호 쨩의 안.”

“……싫어…….”

카호의 질내를 칭찬하는 아토우 선배의 입가는 느슨해져 있었다.

“움직여도 돼?”

카호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왜? 벌써 이렇게 질척질척한데”

잠깐 망설인 끝에 카호가 말했다

“……소리,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잘 들어보니 카호의 숨결은 이미 얕아져 있었다.

“……하아, 하아…….”

결합한 것만으로도 그녀의 관자놀이에서 땀이 흘러내리고 있다.

“밖의 치구사에게 들릴 정도로 헐떡거릴 것 같아?”

유쾌하다는 듯이 묻는 아토우 선배.

카호의 호흡은 여전히 거칠다. 삽입한 것만으로도 느끼고 있는 것이 전해져 온다.

“사실은 허리를 흔들고 싶은 거지? 카호의 야한 즙이 허벅지에 흐르고 있어.”

카호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카호는 고개를 숙이고 숨을 가뻐하면서 작은 소리를 낸다.

“……부탁이니까…………. 부끄러운 말, 하지 마세요…….”

“괜히 젖어버리니까?”

“……정말…….”

카호는 어이없다고 표명했지만, 거기에는 진심으로 초조하거나 화가 났다는 것은 느낄 수 없었다.

“카호 쨩, 체중 전부 안 실었지? 끝까지 안 들어갔어.”

“……그치만…….”

“자, 이리 와.”

아토우 선배가 카호의 허리에 두 손을 얹고 꾹 하고 힘을 준 것 같다.

카호의 허리가 아래로 끌어당겨져 두 사람의 하복부가 완전히 결합한다.

“앗……으응…….”

“전부 들어갔네?”

“………야, 아아…….”

“뭐가 들어갔는지 말해봐.”

“……싫어. ……부끄러워요.”

“허리 흔들거야?”

카호는 지금 그것 만큼은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페, 페니스…….”

숨을 끊어질 것처럼 그렇게 말한다.

그런 약해진 사냥감을 앞에 두고 아토우 선배는 요구를 더해간다.

“자지라고 말해봐.”

“……그런. …………싫어, 요.”

“그럼 마음껏 허리 흔든다? 큰 소리를 치구사에게 들리게 하는 쪽이 부끄럽지 않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설적인 말을 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이 이겼는지, 카호는 좀처럼 요구대로 말을 잘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거기서 아토우 선배가 딱 한 번 가볍게 카호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아앙!”

“봐, 그 야한 목소리, 밖으로 새어 나갈지도 몰라?”

카호는 마침내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체념하는 듯이 말한다.

“뭐가 들어갔어?”

“……자, 자지……요.”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볼까?”

“……으으.”

카호는 치욕으로 눈가에 눈물까지 글썽였다.

하지만 아토 선배는 그런 그녀를 사정없이 몰아붙인다.

두 번, 세 번, 카호를 허리로 밀어올렸다.

“앗, 아앙!”

“빨리 안하면 치구사에게 들릴텐데?”

“하아, 하아…………. 말할……말할테니까…………. 잠깐만요…….”

“누구의 무엇이, 누구의 어디에 들어갔어?”

“…………아토우 선배의 자지가……. 저의……그……보지에……들어왔어요.”

“안쪽 끝까지 들어갔어?”

카호는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치구사는 여기까지 안 들어가지?”

“……시, 싫어요…….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또 야한 소리 내게 할거야.”

하지만 카호는 완강했다.

“그래도……그런 말은 하지 않아요……. 치-군과 비교하는 그런 말은…….하고 싶지 않으니까…….”

나는 카호가 완강히 양보하지 않은 배려가 너무 기뻤다. 가슴이 따뜻해졌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말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이고, 아토우 선배의 성기가 더 깊숙하게 닿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았다.

그럼에도 나는 카호의 마음이 기뻤던 것이다.

아토우 선배도 감탄한듯 미소 지었다.

“카호 쨩은 정말 좋은 여자야. 아끼는 후배에게 이렇게 좋은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은 나도 기뻐.”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의 셔츠를 걷어올렸다 연분홍색 브래지어와 그 안에 감싸여 있는 풍만한 가슴골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기 위해 등에 손을 뻗는다.

하지만 카호가 두 손으로 아토우 선배의 가슴팍을 민다. 그것은 확고한 거절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브래지어 벗기 싫어?”

“……역시 밖에서 알몸으로는…….”

카호의 성격을 생각하면 당연한 거부반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와 사람들 앞에서 손을 잡는 것조차 부끄러워 했으니까.

“알았어 알았어. 하지만 그런 수줍음이 많은 점도 모습도 귀여워.”

아토우 선배는 그렇게 말하면서 두 손으로 그녀의 두 손을 잡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런 카호 쨩이 더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그렇게 말하자마자 그 중후한 허리로 카호를 들어올린다.

“앗, 응.”

카호의 입에서 새된 소리가 흘러나온다.

그것을 즐기듯이 아토우 선배는 계속해서 허리를 밀어올린다.

“앗, 앗, 앗, 앗, 앗.”

카호는 버티지 못하고 교성을 흘린다.

“야앗, 앗, 잠, 깐……. 밖에, 치-군이………….”

“괜찮아, 괜찮아. 차 근처에 없다니까.”

내 코끝은 유리창에 닿을 정도로 가깝다. 당연히 카호의 사랑스러운 헐떡임도 선명하게 귀에 닿는다.

“앗, 앗, 앗, 안돼……. 굵어…….”

“뭐가?”

“아앗…….”

“아까처럼 말해 봐. 그렇지 않으면 더 격렬하게 움직일 거야.”

차는 충분히 요란하게 꿀렁꿀렁 위아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옆에서 보면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카호는 내가 헐떡이는 소리를 듣게 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앗, 이잇, 앗하아……. 자지, 선배의 커다란 자지가, 아잇♡ 안쪽까지 닿아서……. 앗앗앗앗.”

“안쪽까지 닿아서 어때?”

“시, 러……. 말하게 하지……마세요……. 앗앗앗…….”

“말하지 않으면……이렇게.”

그 순간, 카호의 몸이 유난히 크게 위아래로 흔들렸다. 브래지어에 감싸인 가슴이 출렁출렁 흔들리고, 차의 서스펜션이 튕기듯 위아래로 움직인다.

“앗, 앗, 앗, 앗, 앗♡”

“자, 말 안 하면, 치구사에게 그 귀여운 목소리, 들릴거야.”

“자, 잠깐……. 잠깐……. 기분 좋아……. 기분 좋으니까……♡ 아토우 선배의 자지, 기분 좋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용서해……주세요…….”

카호가 그렇게 말하자 아토우 선배는 만족스러운 듯이 허리놀림을 멈췄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격렬하게 숨이 흐트러진 카호. 그런 그녀와 문득 시선이 마주치고 만다.

그녀는 얼굴을 사과처럼 붉게 물들이고 엄청난 기세로 얼굴을 반대 방향으로 돌려 버렸다. 나도 죄책감에 반사적으로 등을 돌린다.

내가 훔쳐보고 있던 것이 들통났다.

그래서인지 카호의 소리를 죽이려는 것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완고해진다.

“으응, 으응, 으응, 으응, 으응…….”

그럼에도 대범한 강직에 깊은 곳까지 꿰뚫리며 정수리까지 저려오는 쾌락을 받으면 참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앗, 앗, 앗, 앗, 앗 ♡”

카호는 자신이 그런 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아픈 것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나와버리는 교성은 너무도 달콤하다.

“이잇, 이잇, 이잇♡ 가요, 가요……. 가버려요…….”

나는 그 목소리를 등 뒤로 들으며 지퍼에서 발기한 성기를 꺼내서 문질렀다.

“그럼 또 같이 갈까?”

아토우 선배가 그렇게 제안한다.

나도 경험해보지 못한 카호와 동시 절정. 그것을 그는 아주 쉽게 달성한다.

“야앗, 앗♡ 안돼, 치-군, 보고……있으니까…….”

“좋잖아. 우리의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 주자고.”

“싫어, 싫어, 사이좋지 않아……. 치-군을 가장 좋아하니까……. 안돼…….”

“그럼 키스 해도 돼?”

“절대로 안돼!”

카호의 대답은 신속했고, 철벽의 의지를 느꼈다.

“칫. 그럼 같이 가자.”

뒤에서 들려오는 차의 흔들리는 소리가 더욱 격렬해진다.

나는 망 보는 것도 완전히 잊고, 대면좌위로 쾌락에 빠진 카호의 목소리로 완전히 자위에 빠져 있었다.
 

 


“앗, 앗, 아앙, 아앗♡ 가요, 가요, 가요가요가욧♡”

“나도 쌀게…….”

“안돼, 안돼, 같이는……안돼.”

“봐, 바로 저기 치구사가 있어. 하하.”

“짓궂, 어……. 앗앗앗♡ 치-군, 미안, 해……. 아아아앗♡♡♡”

“으윽, 조임 굉장한데……. 아아 나온다…….”

내가 사정하는 것과 동시에 차의 흔들림이 잦아들었다. 나는 야외에서 븃븃하고 기세 좋게 사정하면서 카호의 흐트러진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