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저주에 걸린 몸이다.


 몸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얼굴에만 저주가 걸린 듯 했다.


 내가 만나는 여자들은 어딘가 이상했다. 그들은 나에게 접근을 하더니, 점점 내게 집착성을 보였다.


 별 볼 일 없는 내게 왜 이렇게 이끌리나 싶어서, 얼굴을 싸매고 다녀보았다. 아마도 그들은 내 자체가 아니라 내 얼굴만을 탐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때부터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혹여나 내 얼굴에 걸려있는 저주 같은 것을 해주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해주에 대해선 진전이 없었고, 날이 갈 수록 저주는 심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마법의 존재를 알게되었다. 혹여나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내 저주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거나, 해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기대를 한 번 걸어보고 있었다.


 그렇게 마법을 다루는 자들의 최고봉, 마녀를 찾으러 나는 무작정 여행을 시작했다.


 눈만 노출되게 얼굴을 목도리와 두건으로 가리고, 로브로 뒷머리와 윗머리를 가렸다.


 솔직히 말해서 눈도 걱정스럽다.


 그래도 저주는 풀어야지 하면서, 나는 약간의 돈을 챙기고 여행을 떠났다.


 먹을 것을 사면 항상 골목길 같은 곳에서 떼웠다.


 그러다가 재의 마녀가 마침 내가 거주하고 있는 마을에 왔다고 했다.


 챙이 달린 모자와 후줄근한 로브. 저 사람이 재의 마녀일라나.


 나는 길거리를 노닐고 있는 마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저기..."


 "무슨 일이시죠?"


 나는 마지막 실낯같은 희망을 잡고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나는 그녀에게 내가 소지하고 있던 돈을 전부 주었다. 현재 나로서의 최대한의 대가지불이었다.


 그녀는 내 사정을 듣고 은발을 손으로 베베 꼬며 고민을 했고, 그리곤 흔쾌히 나를 돕겠다고 했다.


 나는 나를 도우려는 그녀를 외진 골목길로 인도했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내 얼굴을 볼까봐.


 그녀는 자신을 일레이나라고 소개했다. 그러고선 그녀는 내 얼굴을 공개하길 바랐다.


 나는 내 얼굴을 감싸던 목도리와 두건을 살포시 벗었다.


 그녀의 눈은 조금 놀란듯 커졌다.


 마녀라면 저주에 내성이 있을 줄 알았다. 나는 그녀가 마녀인 것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고 있었다.


 내 얼굴은 모든 여자가 이끌린다.


 그러고 슬프게도. 내 앞에 있는 일레이나도 여자였다.


.

.

.


 "곤란해요. 곤란하답니다?"


  그녀가 내 얼굴을 잡고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야기 했다. 나를 시야에서 놓치기 싫은 듯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재의 마녀 일레이나. 그녀는 나에게 무한에 가까운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이전 나를 범하려 했던 여타 여성들과 별반 다름 없는 눈길로 나를 끈적하게 바라본다.


 "저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 당신도 저를 좋아하나요?"


 그리고 이전과 다르지 않게 내가 그녀를 좋아한다고 착각을 한다.


 "마녀님. 마녀님은 지금 저주에 걸려있는 거예요. 제발 정신을..."


 "제가요? 하! 그럴 리가요. 저는 마녀랍니다?"


 내 눈 앞에 있는 마녀조차 저주에 걸려들었다. 내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조차 나에게 광적인 애정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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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짧고 스토리가 영 별로네. 비루한 작가라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