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공작이었어!? 공작이 왜 그런 뒷골목에 직접...'


그렇게 생각하던 중 하녀들과 집사들의 총책임자로 보이는 노인이 앞으로 나와 새아버지와 새어머니를 반겼다.


"외출은 잘 하시고 오셨습니까 공작님?"


"그래. 저택에 다른 일은 없었나 집사장?"


"예. 그런데.... 저기 있는 꼬마와 여성은 누굽니까?"


그러고는 새아버지는 여기있는 모두에게 들으라는 것처럼 선언했다.


"여기 있는 아이는 이제부터 나와 내 아내의 아들이다. 그러니 나와 내 아내를 대하는 것처럼 극진히 대우해라!"


"?! 아들이라니요!? 가신들과 상의도 되지 않은 것을 멋대로 결정하시는 것입니까?"


집사장이 그렇게 말하자 대부분의 하인들과 시녀들, 그리고 사병들까지 동요한 듯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조용."


그 말 한마디에 다른 이들의 반발을 모두 일축시키고 새아버지는 계속 이야기했다.


"반론은 받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을 데려가서 깨끗이 씻기고 입혀서 나에게 데려오라."


"....알겠습니다 공작님."


집사장이 대답을 하며 고개를 숙였고 곧 하녀들에게 새아버지가 했는 명령을 이행하라했다.


"자 저흴 따라오세요....도련님."


"정성스럽게 씻겨드리겠습니다."


그리 말하고 시녀들은 나를 데리고 목욕탕으로 가 더러워졌는 내 몸을 깨끗이 씻겼다.


그렇게 몸과 얼굴을 씻고 난 이후, 거울을 보자 이전의 때는 모두 사라지고 맨들맨들하게 되었다.


그리고 뒤에서 시녀들이 서로 작게 속삭이며 대화하기 시작했다.


".... 씻기고 나니 엄청 귀여운 애네."


"그러게요. 공작님이 왜 데려오신지 알 거 같아요."


"에이 그래도 공작님이 아무나 데려오지 않겠죠. 보통 재능이 있거나 명령에 이행을 잘하는 사람만 데리고 오시니깐요."


'.....전부 다 들리는데...'


추운 길거리에 내앉아질 때부터 나는 어른들의 대화와 나에 대한 모욕을 계속해서 들었고 이 때문에 원치 않게 다른 이들의 대화가 더욱 쉽게 들렸다.


시녀들은 대화를 끝낸 뒤 옷을 환복하는 데 돕고, 확인해보니 남작가의 자제로서 살 때보다 더 비싸보이는 옷이었다.


"자, 그러면 도련님.... 공작님에게 가시죠."


그들은 나를 공작님이라 부르기 어색했는지 말을 잠시 끊고 다시 문장을 완성시켰다.


나는 그들의 뒤를 따라서 저택의 식사장에 다다랐다.


새아버지, 아니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또한 바로 옆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와서 자리에 앉거라 아들아."


"네.....아버지."


나는 조심스럽게 대답하고 자리에 앉았다.


"음식을 가져오거라."


"네 공작님."


아버지가 명령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몇 개는 생전 보지도 못했는 진귀한 음식들을 하인들이 날라서 테이블에 놓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 나는 이 광경에 침을 삼켰다.


그리고 어머니가 식사를 시작하면서 나에게도 권했다.


"식기 전에 어서 먹으렴."


그 말을 듣고 나는 내 앞에 놓여져 있는 스테이크를 예전 남작 시절의 기억을 삼아 조심스럽게 잘라 먹기 시작했다.


'.....맛있어.'


내가 며칠을 굶었으니 게걸스럽게 먹을 것이라 생각했던 하인들은 내가 예법을 지키며 먹는 것을 보고는 꽤나 놀란 눈치였다.


아버지나 어머니도 그 모습을 보고는 살짝 의외라는 눈치를 보였으나 이내 흐뭇해하는 눈빛을 보냈다.


"예법을 아주 잘 갖췄구나. 대견하군."


"감사합니다 아버지."


그렇게 평화로운 듯 하면서도 양부모와의 첫 식사에 살짝 부담스럽다고 느끼면서 식사를 계속할 때, 나는 슬쩍 내 본론을 꺼냈다.


"그래서.... 제게 무슨 재능이 있길래 두분께서 저를 거두셨는 건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 질문에 하인들과 시녀들이 웅성거렸고 아버지는 그들에게 전부 밖에 있으라 명령했다.


"다들 나가 있어라. 우리들만이 이야기하고 싶구나."


그 말에 하인들과 시녀들은 즉시 방에서 나갔고 나와 엄마,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만이 있었다.


".....내가 너에게 무재(武才)가 있다고 했었지."


".....네,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 때, 네가 몽둥이를 들고 잡배 녀석의 손만 정확하게 타격을 했더구나. 보통 네 나이라면 그 몽둥이를 들기도 힘들어 할 텐데 너는 쉽게 든 것도 모자라 하나의 신체부위만 정확하게 타격했지. 그것도 아무련 단련도 하지 않은 어린아이가."


그 말을 듣고는 왜 나에게 무재(武才)가 있다고 했는지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러면.... 마법의 재능은 무엇입니까?"


"그 부분은 내가 설명하마."


내 두 번째 질문에는 어머니가 대신 대답해주셨다.


"네 몸에서 피어나오던 푸른 기운을 기억하니?"


"네....."


그 때, 아버지의 수하들이 잡배들의 목을 날리고 잠시 투기가 사라졌을 때 내 몸에서 피어나오던 기운을 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지만.


"그게 마력이라는 거란다. 보통 마법 쪽에 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마력을 개화시키지도, 또 그것을 볼 수가 없단다. 보통 사람들이 보는 것은 마력을 이용하여 마법진을 형성해서 날리는 것이니. 게다가 첫 개화 때 그렇게까지 푸른 기운을 본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단다."


"그런가요...?"


"그리고 마력의 개화 조건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란다. 너는 어땠었니?"


"저는....."


나는 분명 그때 잡배들이 나를 더러운 해충이라 부르며 구타했을 당시, 그들의 말과 행동에 분노하였는데 그것이 마력을 개화시킬줄은 몰랐다.


나는 그때의 감정을 어머니에게 말했고 어머니는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하셨다.


"흠....감정을 통해 마력을 개화시키는 경우도 수가 적지는 않단다. 단, 그런 경우로 개화시킨 경우에는 대부분이 조절을 못하게 되어 자멸하는 경우도 허다하단다. 물론 우리 독자는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경우의 수를 듣고는 살짝 식겁했으나 뒤에 바로 나온 말에 나는 안심했다.


"그러면... 저는 뭘 하면 되나요?"


그 말에 아버지가 바로 답했다.


"이제부터 하루에 일정시간 동안 육체 단련과 더불어서 마력 조절 훈련, 그리고 교육을 듣거라. 그 외의 나머지 시간은 마음대로 해도 좋다."


"....교육은 교양에 관한 것입니까? 아니면 역사에 관련된 것입니까?"


"그것들도 포함해서 이 나라의 귀족과 파벌, 귀족원, 그리고 연합에 관련된 것들까지."


"알겠습니다 아버지.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조금은 가혹하다고 반발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구나. 힘들다면 언제든지 말하거라."


"....아닙니다. 기회를 드리셨으니 열심히 해야죠."


하데스는 올곧게 답하는 자신의 양아들에게 자랑스럽다는 눈빛을 보내면서도 가혹한 환경이 아이를 일찍 성숙하게 만들었기에 연민의 눈빛도 보냈다.


'..... 조금은 똑같은 나이대의 아이들처럼 행동해도 좋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하데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양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으나, 어른들의 계속된 구타로 무의식적으로 두려움이 각인된 상태였는 김독자는 손길을 피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양아들의 어른들을 향한 두려움도 차차 줄여나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 그리고.... 이수경이라고 했나?"


"예...옙 공작님."


아버지의 눈길은 그대로 엄마에게 향했고 그 직후 제안을 했다.


"그대에 대한 것은 다른 곳에서 익히 들었네. 영지민들에게 세금도 잘 걷지 않고 선정도 펼쳤다고 들었는데...사실인가?"


"예....그렇습니다."


"그러면 한동안 우리 영지에 있는 고아원을 한번 운영해 보겠나? 그대라면 잘 운영할 수 있을 텐데."


"저...저같은 사람에게 그것을 맡겨주셔도 되는지..."


"....자네의 아들이 우리에게 거둬질 때 자네도 함께 데리고 오는 것을 요청했는 것을 보면 아이에게 교육하는 것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네."


"가 - 감사합니다 공작님!"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하네. 아 그리고 독자는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 한동안은 휴식을 취해두거라.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수련을 하면 오히려 독이 될테니."


".....알겠습니다 아버지."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하데스는 하인들에게 김독자와 이수경을 방으로 안내하라 명하고 페르세포네와 단 둘 만이 남게 되었다.


"....후회하지는 않으실거죠?"


"....물론."


"그때.... 독자를 도와준 이유는 재능 때문만이 아니었죠?"


"....그걸 어떻게..."


"잊었어요? 당신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당신인걸요. 그래서... 진짜 이유가 뭐에요?"


"그저.... 도움이 필요해 보이길래..."


그때, 조각같이 작은 아이가.... 원래 같으면 뛰어놀며 행복해야 하는 아이가 몽둥이를 들고 잡배들을 상대로 자신의 어미를 지키려고 했으니.... 다른 사람들은 그저 그 아이를 세상에 분노하고 원망하며 저항하는 아이로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하데스의 눈에는 독자가 다르게 보였다.


그때 독자의 모습은 그의 눈에는 그저 세상에 분노하고 원망하는 아이가 아닌....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이로 보였었다.


그저.... 도와달라고... 부조리에 저항하고... 힘들게 살아가더라도.... 계속 살고 싶다고 온몸으로 표현하던 아이를 어찌 무시할 수 있었는가....


독자의 사정을 듣고 난 이후로 그가 독자를 향하는 바램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는 독자가 재능을 꽃피우지 않더라도... 행복하기를 원했다.


"그저 그뿐이네...."


하데스의 진심을 들은 페르세포네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하데스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당신은 누구보다 차가워 보이지만...실제로는 따듯한 사람이라는 걸요."


"....고맙소."


그렇게 잠시 자신의 집무실로 간 하데스는 자신의 집행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집행관, 거기에 있나?"


"예 공작님.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시켜주십시오."


"....정보 길드에 김독자의 친부에 대한 것을 모두 알려달라 의뢰해라.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파악한다면....바로 추적자들을 보내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집행관은 바로 사라졌고 하데스는 한가지 결심을 했다.


가혹한 환경에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던져두고 혼자 도망친 벌레만도 못한 자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고통을 주고 죽일 것이라고.


그렇게 누구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고... 또 누군가에는 결심을 하게 된 하루가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