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우편함에 날아온 메일.

'누렁소와 검은소 중에서 어느쪽이 일을 잘할까요?'라는 제목의 메일은 평소라면 무시했겠지만, 그날은 어째서인지 끌리는 감이 있었다.

메일을 열자 짧은 로딩 후 나타나는 이미지.

다시 한번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제목 아래에 있는건 예상했던 소가 아닌, 두 여성의 그림이었다.

한명은 구리빛 피부와 금발의 머리카락, 그리고 다른 한쪽은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

둘 사이의 공통점이라면 머리보다 커다란 가슴. 그리고 소의 뿔과 꼬리를 가졌다는 점일까?

도대체 이게 뭐지?

일순간 예상했던 장면과는 다른 화면에 잠시 멈칫했으나. 나는 곧 그것이 바로 그들이 말한 '소'의 정체라는걸 깨달을 수 있었다.

좀 더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보자 나는 또다른 말을 찾을 수 있었다.


문제)누렁 젖소와 검은 젖소 중에서 어느쪽이 일을 더 잘할까요?

누렁소는 늘 활발해요! 특유의 피부와 금발이 어우러져 나타나는 건강한 외모가 매력이죠.

그녀의 성감대는 바로 스치기만 해도 가버리는 유두에요! 조금만 만져줘도 흥분해버리는 초 에로한 가축!


반면, 검은 젖소는 겉보기에는 차갑지만 부끄럼이 많은 젖소랍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었으니...그건 바로 다른 젖소들에 비해서 특히나 커다란 클리토스! 몰론 그 크기만큼 몇배는 민감하죠.


자, 두 젖소들 중에서 누가 더 일을 잘할까요?


생각보다 짧은 설명. 아니, 설명이라기 보다는 무슨 야겜 캐릭터 같은 소개에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넌센스인가?'


허나, 그렇게 고민하기도 잠시. 내가 내린 결론은 바로 이 문제가 애초에 아무래도 좋은 문제라는 것.

결국 내가 끌리는 대로 왼쪽의 그림을 클릭했고.


선택이 끝나자 화면 위로 나타나는 로딩 표시. 로딩이 끝나자 나타난건 내가 선택한 캐릭터의 사진과 함께 덧붙혀진 누군가의 말이었다.


'당신은 누렁소를 선택했군요!'

'하지만 이 문제의 답은 알아보기 전까지는 제대로 낼 수 없겠죠?'

'자, 과연 누렁소가 정말로 일을 더 잘할지 직접 알아보도록 해요!'


마지막 글자를 읽음과 동시에 빛나기 시작하는 모니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과 함께,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내 몸은 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그렇게 나는 정신을 잃었고...


"으음...여긴 어디...어? 어, 어어...?!"

일어나려던 순간 가슴에서부터 느껴지는 무게감에 일순간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몸.

그러나 예상했던 고통과는 달리 둔부로부터 느껴지는 푹신한 무언가에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이거 설마...?"


앞뒤로 시선을 내려다자 아래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를 가리는 커다란 가슴.

그와 마찬가지로 존재감을 과시하듯 흔들리는 엉덩이, 그리고 꼬리뼈로부터 튀어나온 꼬리.

손을 내려 만져봐도 사라진 내 주니어와, 머리로부터 만져지는 뿔.

허리까지 내려온 연한 금발과, 도저히 내것이라 볼 수 없는 구리빛 피부까지.


나는 정말로 누렁소가 되어있었다.


"거, 거짓말이지...?"


현실을 부정하려던 내 앞에 떠오른 하나의 창.


[문제) 누렁소와 검은소 중에서 어느쪽이 일을 더 잘할까요?

누렁소를 선택한 당신! 과연 일을 더 잘하는건 누렁소가 맞을까요?

이걸 알아보기 위해서는 직접 체험해 보는 수밖에 없겠죠?


이제부터 당신과 검은소 두분은 매일 우유를 생산하게 될거에요!

먼저 할당량을 달성하는 쪽이 승리!]


절망적인 상황과는 다르게 계속해서 글을 읽어 내려가는 내 눈동자.


그리고 그 시야가 향한 맨 끝에는...


[그리고 패배한 쪽은 영원히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답니다?]


나와 마찬가지로 당황한 듯,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검은소가 있었다.


[우유 할당량(0/600kg)]





누렁소와 검은소 동화 보다가 19금 버젼이 떠올라서 써봤음.

나는 썩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