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과 강철, 그리고 체력으로 만드는 것.
그것은 무기라고 이름 붙여지는 날붙이였다.
내가 만드는 건 무기였다. 적들을 썰어넘기고 베고 망가뜨리는데에 최고의 효율을 발휘했다.
최근에 한 손님을 받았다. 얼굴이 반반한 여자 모험가였다.
"여기까지 찾아온 여자 모험가는 오랜만이군. 그래, 뭐가 문제지?"
여자 모험가의 낯빛이 어두웠다. 세계가 종말로 치닫고 있다. 이런 시대에 사연은 제각기이기 마련이다. 말하지 않는 손님 정도는 많이 봐왔다.
여자는 말없이 검집에서 칼을 꺼냈다. 바위라도 내리친 건지 칼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리 줘 보게. 내 한번 보지."
여자의 손끝이 떨렸다. 주지 않으려는 듯 세게 붙잡았다. 망설임이 느껴졌다.
"이 근처를 수소문해도 나만한 녀석은 찾지 못해. 믿고 맡기게. 실망스럽다면 대금은 안 받도록 하지."
여자는 그제야 무기에서 손을 뗐다. 손님이 소중히 여기는 무기다. 그 어떤 명검보다 소중한 것이었다.
"흐음..."
주도면밀하게 검의 상태를 관찰했다. 그럭저럭 쓸만한 검이다. 제국의 문양이 있는 걸로 보아 제국의 공방에서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이 정도라면 수리할 수 있겠군."
이곳의 철은 질이 좋다. 제국 공방에서 만드는 이 검에 쓰인 제국강철보다는 못하지만, 그럭저럭 견줄만 했다.
따앙-!
망치를 두드리고 용광로를 가열했다. 수많은 땀방울이 흐른 끝에 망가진 검이 옛 모습을 찾았다.
"다 됐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여자에게 검을 건넸다. 여자도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대금으로 6000씰을 지불했다. 적은 양이었지만 더 받지는 않았다. 미인의 미소를 본 것만으로 만족했다.
그 날 이후로 며칠이 더 지났다. 이곳 주변의 마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여자는 거의 매일 찾아왔다. 그때마다 검은 망가져 있었다.
아름다웠던 외모는 전투 속에서 사라졌다. 피와 전투는 사람을 망친다. 그녀도 그렇게 되어가고 있었다.
한달 가량이 되었을 때, 그녀가 눈보라를 뚫고 공방으로 걸어왔다. 처음 봤을 때와는 모습이 사뭇 달랐다.
어기적거리는 걸음걸이, 꾀죄죄한 몰골, 흉터와 고름으로 엉망이 된 얼굴.
그녀는 이번에도 내게 말없이 검을 건넸다.
"......"
나는 검을 건네받고 측은한 표정을 지었다. 검을 소중히 여기던 그녀의 손길이 사라졌다.
내게 검을 건넬 때 그 어떤 망설임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빨리 받지 않으면 집어던질 기세였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한 가지다. 나는 대장장이였다.
"어서 오게. 자네 무기를 손봐주지."
몬스터를 학살하고 전투와 피에 취한 전사의 검을 매만졌다. 검이 슬퍼하고 있었다. 주인의 광증을 무기가 걱정했다.
까앙-!
망치로 무기를 어르고 달랬다. 무기의 슬픔을 달래주었다. 우리의 역할은 이것이었다.
"여기 있네."
세계를 위해 자신마저 깎아가며 싸워가는 전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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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게. 자네 무기를 손봐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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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네크로맨서
알리샤
너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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