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음유시인이 등장했네~ 


길 잃은 자, 마음 길도 잃지 말라. 

삶 홀로 간다지만, 삶 여럿 동행하니. 

외롭다 말고, 일단 불러보세. 

반갑소, 반갑소! 

소인, 에피카라 하오! 


여기들 다들 모여보시오! 이야기 시작하겠소! 

입장료? 그대들의 박수가 입장료라오! 


다들 누구에게든 '세상의 주인공' 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하지. 

하지만 그거 아시오? 

그럼 누가 주인공이란 말이오? 

내 삶의 주인공은 그 자신뿐. 도대체 

누가 주인공이란 말이오? 

남이 내 삶의 주인공은 될 수 없소.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 속의 주인공인 것이지. 


이 에피카는 셀 수 없는 세월을 방랑하면서, 

이야기를 모으고, 짓고, 퍼뜨리는 음유시인이라오! 


하지만, 미사여구를 허황되게 쓰며 거짓을 말하지는 않소! 

거짓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보다, 

진실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훨씬 값어치 있으니까! 


역시 제일은 해피 엔딩 아니겠소?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가 됐소! 

내 그대의 이야기를 노래해도 되겠소? 

이야기를 따라서!

그대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