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거둬준 아가씨가 죽었다.


남편이란 새낀 자기보다 훨씬 높은 계급이었던 아가씨와 결혼했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난봉꾼 질이나 하고 다녔다.


그러다가 아가씨가 죽었다.

저 개새끼가 아가씨를 저택 창문에 밀었다.


우발적인지 계획적인지 모른다.


세간에는 그냥 사고사로 처리됐지만 나는 안다.


아내를 잃어 슬프다는 새끼가 그날밤에 어디서 굴러먹었는지 모를 년을 불렀다는 걸.

이 새끼가 아가씨를 죽였다는 걸.


그래서 난 빌고 또 빌었다.


아가씨를 살려주세요.

그리고 저 개새끼를 제손으로 죽이게 해주세요.


신께선 들어주셨다.


그리고 난 그 개새끼가 옆에서 끼고 놀던 여자가 되었다.

그것도 아주 옛날로.

아직 아가씨가 살아있는 시절로.


얼굴이 이쁘긴 참 예쁘다.

이러니 그 개새끼가 달라붙었겠지.


그렇게 순조롭게 계획은 진행되었다.


그 개새끼에게 사랑을 속삭이다가 죽였다.


그리고 아가씨께 돌아가 고백했다.

난 당신이 거둬준 그 사람이라고, 내가 그 개새끼를 죽였다고.


아가씨는 믿어주셨다.

그런데...


"넌 뭐야 이 여우년야?"


아. 이런.

과거로 돌아가기 전의 나는 버젓히 살아 있었네?